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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배 展
덩어리

강변테크노마트 8층 D55호
2026. 10. 19(월) ▶ 2026. 11. 7(토)
서울특별시 광진구 광나루로56길 85, 8층 D55호
www.instagram.com/d55_technomart

살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몸을 바라본다. 내가 아닌 사람의 몸을 보고 있으면 내가 평소에 몸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몸을 볼 때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형태인지, 성별인지, 아니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이미지인지.
우리는 몸을 볼 때 자연스럽게 어떤 기준을 가지고 보는 것 같다. 여성의 몸, 남성의 몸, 아름다운 몸, 그렇지 않은 몸. 그냥 살을 보고 싶다. 말랑하고, 뭉쳐 있고, 눌리고, 늘어나는 것. 피부 아래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 그런 감각을 생각하다 보면 몸의 형태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그림을 그릴 때도 형태를 알아보는 것보다 물성을 느끼는 데 집중해 본다. 내가 본 몸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바라보면서 느꼈던 감각을 화면 위에 만들어 본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형태가 나온다. 그게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어쩌면 그런 상태가 내가 찾고 있는 것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덩어리라는 말이 좋다. 덩어리는 무엇일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고, 꼭 어떤 형태를 가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몸일 수도 있고 살일 수도 있고, 그냥 물질일 수도 있다. 이름을 붙이기 전의 상태. 내가 알고 있던 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상태.
아직은 이 감각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계속 바라보고 그려보려고 한다. 이번 전시 《덩어리》는 그런 시도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몸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느껴지는 것을 그리는 일. 그렇게 화면 위에 생겨난 덩어리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몸을 보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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