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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칸나 展
몸털실 몸털선

Gallery IHeng
2026. 10. 17(토) ▶ 2026. 11. 14(토)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68 제림빌딩 지하1층 | T.02-517-7012
www.instagram.com/soundartkorea_iheng

왕칸나가 혼종과 그로테스크의 미감으로 집요하게 그리는 몸들은, 그것을 거북하게 여기도록 만든 정상성의 윤곽을 드러낸다. 왕칸나의 회화에서 몸을 덮고 가두는 것은 모두 머리카락이다. 머리 위의 털은 가꾸어야 할 것이고 몸의 털은 없애야 할 것이라는 구분이 여기서 흐려진다. 같은 털이 길이와 자리에 따라 장식도 되고 굴레도 된다.
작가는 유약으로 도자에 털을 새긴다. 광택이 도는 검정, 얼룩이 앉은 청록, 흘러내리다 굳은 갈색, 유약을 입히지 않은 듯 마른 상아색을 쓰고, 표면에 가는 결을 새긴 뒤 유약을 올리기도 한다. 윤이 나는 머리카락과 거친 체모, 젖은 털과 마른 털이 그렇게 구워진다. 선반 위에서 키메라는 손에 쥘 수 있는 크기가 된다. 손바닥만 한 도자 수십 점이 웅크리고, 앉고, 젖을 먹이고, 잠든다. 크림색 소조들은 사람의 얼굴에 토끼의 귀 같은 날개를 달고 스핑크스의 자세로 앉아 있다. 숫양의 뿔 문양을 닮은 곡선은 웅크린 동물로도 보인다. 작가는 이 도자들에 ‘쿄오코르’와 ‘쉬르닥’ 같은 유목 살림의 이름을 붙이고, 부조와 작은 탁자의 형태를 준다.
천의 가장자리에는 전통 문양이 띠를 이루고, 한가운데에는 하나의 형상이 가죽처럼 펼쳐져 있다. 작가는 전통 문양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자신의 관점에서 변형해 한 땀씩 놓았다. 네 귀퉁이로 사슴뿔이 뻗고, 몸통 자리에는 갈비뼈를 닮은 곡선이 겹겹이 휘며, 붉은 꽃잎 같은 형태가 위아래에서 마주 본다. 관객은 그 천 위에 누울 수 있다. 벽 앞에서 키메라를 바라보던 사람이, 전시의 끝에서는 그 몸의 문양 위에 제 몸을 눕힌다. 같은 형상이 벽에서는 거리를 두게 하고 바닥에서는 몸을 받아 준다. 달라진 것은 형상이 아니라 그것과 만나는 방식이다. 불편함은 그림 안에만 있지 않다.
-글: 양지윤



스핑크스, 2022_mixed media on paper_40x7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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