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반포580돌기념 소리·울림 展

 

김동석 展

 

천지인(天, 地, 人)_108x108cm, 3pcs_캔버스, 한지에 먹_2024

 

 

G&J갤러리

(인사아트센터 3층)

 

2026. 10. 7(수) ▶ 2026. 10. 12(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3층 | T.02-737-0040

 

www.blog.naver.com/gj-gallery

 

 

일곱개의 별_40x40x40cm, 7pcs_큐브, 한지에 먹, 한글Lightings_2024

 

 

소리·울림 展

 

언어는 소통의 수단이자, 표현의 도구이며, 회화의 재료다.

이번 기획한 작품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활용한 회화 작품으로 자음의 닿소리와 모음의 홀소리를 ‘소리’라 칭하고, ‘울림’은 자모의 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울림을 형성해 가는 염원을 담아 “소리-울림”이라는 주제로 기획, 제작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 실용성, 독창성, 창의성과 더불어 음악과 철학의 원리까지 담고 있는 한국어를 한지와 먹을 사용해 작가만의 독창적 조형언어로 재해석하여 한글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한글의 우수성을 극찬한 오세영 시인은 “아아, 훈민정음”에서 “언어는 원래 신령스러워 언어가 아니고선 신을 부를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영원을 알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생명을 감동시킬 수 없나니 태초에 이 세상도 말씀으로 지으심을 입었다 하나니라. 좌우상하를 마음대로 배열하여 천지간 막힘이 없고 자모를 결합시켜 매 음절 하나하나로 우주를 만드는 아아, 우리의 훈민정음. 그대, 하늘을 부르면 하늘이 되고, 땅을 부르면 땅이,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되는 아아, 신령스러운 우리의 한국어, 우리의 훈민정음.”(중략)이라 노래했고, 미국의 메릴랜드대학 언어학 교수 로버트 램지는 “한글은 세계의 알파벳이고,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없으며, 한글 발명은 어느 문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위대한 성취이자 기념비적인 사건이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리고 영국의 역사가 존맨은 “한글은 모든 문자의 꿈” 이라고도 표현하였으며, 한글의 중요성과 우수성을 일찍 인식한 선각자 주시경 선생은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나라가 내리면 말도 내린다.”고 표현할 만큼 한글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렇듯 인류가 꿈꾸는 문자의 이상을 담은 한글, 누구나 쉽고 평등하게 쓸 수 있는 문자, 함께 더불어 나누는 문자, 한글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 한글을 어떻게 조합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머물고 싶은 곳_80.3x80.3cm_캔버스, 한지에 먹_2024

 

 

우리는 언어를 통해 감정과 의사를 표현하며 타인과 소통한다. 따라서 언어는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소리-울림> 展에서 언어-한글은 김동석 작가의 화제가 되어작가와관람객을 매개한다. 자음과 모음으로 해체된 한글은 동양적 재료와 방식으로 화면에 그려진 후 다양한 색과 조형적 요소를 입고 전시장에 펼쳐진다. 작가가 펼쳐내는 문자는 한눈에 알아볼 수 없는 기호가 되어 작가와 관객 사이에서 미끄러진다. 작가는 본인이 펼쳐낸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통해 관람객들이 스스로의 언어를 찾고, 주변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조합하며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나누기를 권한다. 김동석 작가가 풀어놓은 문자의 웅성거림은 관람객의 발견과 소통에 의해 언어 이상의 울림이 되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이렇듯 오랜 기간 동안 치밀하게 기획하고 준비한 김동석 작가의 개인전은 그래서 더욱 돋보이며, 미술관계자와 대중들의 많은 호응을 받는 전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작가노트

 

 

사랑 그대로의 사랑_80.3x80.3cm_캔버스, 한지에 먹_2024

 

 

소리에서 울림으로

 

심지언 월간미술 편집장

 

환갑을 맞은 작가가 신인처럼 낯선 재료 앞에 섰다. 그리고 그는 두렵지만 설레었다고 고백한다. 이 솔직함이 작가 김동석을 특별하게 만든다. 그는 완성된 거장의 이미지를 연기하지 않고 대신 여전히 실험하고, 실패하고, 배우는 과정을 기꺼이 보여주고 있다. 김동석에게 30년이란 시간은 하나의 우주를 정교하게 직조한 뒤, 다시 그 세계를 스스로 전복시키는 파괴와 생성의 변증법적 과정이었다.

 

김동석의 작업 세계는 언제나 ‘기원’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왔다. 1996년 첫 개인전에서 그는 자음과 모음을 해체하고 재결합하며, 문자 이전의 문자, 언어 이전의 구조를 탐색했다. 이후 ‘어머니’, ‘씨앗’이라는 생명의 은유에서 시작해 ‘우공이산(愚公移山)’, ‘석과불식(碩果不食)’, ‘일수사견(一水四見)’과 같은 동양적 사유의 개념들로 확장된 그의 작업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시간을 견디는 방식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다. 이 주제들은 회화와 설치, 평면과 공간을 넘나들며 30여 년간 반복과 변주를 거듭해 왔고, 그 긴 여정 끝에서 작가는 다시 자신이 출발했던 자리, 즉 한글로 돌아왔다.

 

 

행복은 늘 우리곁에 있어 내가 모르고 있을 뿐_90x90cm_혼합재료_2022

 

 

우공이 산을 옮기듯, 묵묵히 걸어온 변화의 길

우직한 지속성과 파격적인 변화의 공존은 김동석의 예술적 궤적을 관통하는 양가적 태도이다. 그는 현실의 풍랑 앞에서도 ‘남들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일지라도 묵묵히 행하면 결국 산을 옮길 수 있다’는 우공이산의 정신을 작업의 근간으로 삼았다. 초기 작업에서 보여준 아이소핑크와 흙, 석영 알갱이 등을 활용한 두터운 마티에르 실험이나 실제 씨앗 오브제를 캔버스에 병치하며 생명의 운동성을 극대화했던 과정은, 모두 작가 고유의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조형적 투쟁이었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적 뚝심은 하남의 마을회관 1층, 경로당 어르신들의 일상적인 참견과 사람 냄새가 뒤섞인 작업실 환경 속에서 더욱 견고해졌다. 《소리·울림》 전에서 선보인 급진적인 변화는 과거와의 단절이라기 보다, 30여 년간 축적된 작가의 작업 세계가 자연스럽게 도달한 심화된 사유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신작에서 가장 도발적인 지점은 수십 년간 손에 익었던 아크릴과 혼합 매체를 과감히 포기하고,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적인 재료의 물성으로의 회귀이다. 이는 대학 시절 첫 동양화 수업에서 마주했던 먹향과 백색 한지의 오묘한 깊이에 대한 근원적인 갈망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잘 길들여진 서예적 필법의 유려함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대신 싸리비를 묶어 스스로 만든 거친 붓을 들고, 넓은 마당에 펼쳐진 한지 위에서 온몸의 기운을 모아 단숨에 획을 긋는 일필휘지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여기서 뿜어나오는 거친 터치와 먹의 농담은 작위적인 기교가 걷힌 자리에 남겨진 날 것 그대로의 생명력이며, 비워냄으로써 오히려 꽉 찬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양적 미학의 현대적 변용이다.

 

한지와 먹, 낯선 익숙함으로의 회기

작가에게 한지와 먹은 30년 만에 다시 조우한 ‘낯선 익숙함’이다. 서양화가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온 그에게 전통재료는 다루기 까다로운 대상인 동시에 창작의 원초적 유희를 일깨우는 해방의 통로가 되었다. 한지의 백색은 서양의 화이트가 지닌 차가운 속성과 달리 빛을 머금고 스며드는 온기를 지니며, 먹의 검정은 아크릴의 평면적 어둠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한한 깊이감을 생성한다. 이렇듯 작가는 먹물의 농담과 붓질의 강약에 따라 발생하는 우연적인 번짐, 파장과 더불어 재료가 지닌 본연의 생명력을 화면 위에 자유롭게 방류한다. 따라서 재료의 전환은 양식의 변화를 넘어 작가 자신의 내면을 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투사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

 

 

어머니의 땅_120x180cm_Mixed Media_1997

 

 

해체된 한글, 관람객의 발견으로 완성되는 울림

김동석은 언어를 다시 작업의 중심으로 가져왔다. 언어는 그에게 소통의 수단이자 표현의 도구이며, 동시에 물질적인 회화의 재료다. 특히 한글은 그가 평생 붙들어온 조형적·사유적 자산으로, 이번 전시에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기호학적으로 해체하여 그 심리적·우주적 파장을 시각화했다. 자음 14자와 모음 10자, 총 24자로 이루어진 한글은 11,172개의 조합 가능성을 품은 체계적이면서도 유연한 문자 구조를 지닌다. 작가는 이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의 ‘확정’이 아닌 ‘열림’으로 제시한다. 첫 개인전(1996년)에서 자음과 모음의 결합을 뒤집어 자신만의 문자 체계를 구축했다면, 《소리·울림》에서 그는 그 조합의 완결을 관람자에게 맡긴다. 이제 문자의 주도권은 작가에게서 관객으로 이동하고, 의미는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다.

 

전시장에 펼쳐진 자음과 모음은 더 이상 즉각적으로 읽히는 문자가 아니다. 한지 위에 먹과 채색으로 구현된 자모들은 동양적 재료가 지닌 깊은 호흡을 머금은 채, 기호와 이미지 사이 어딘가에 머문다. 이는 이응노의 문자 추상이 보여주었던 단조로운 조형미와도 닿아 있으면서, 동시에 언어가 지니는 심리적·정서적 파동에 더욱 밀착해 있다. 김동석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읽는가’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마주하는가’이다. 정보 전달의 기능을 벗어난 언어는 관람자의 경험과 기억, 심리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울림을 만들어낸다.

 

《소리·울림》이라는 제목은 명확하다. 자음의 닿소리와 모음의 홀소리가 만나 울림을 만든다. 하지만 이 울림은 단순히 청각적 현상이 아니다. 그건 관계의 은유다. 작가와 관객, 언어와 의미,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회화와 설치. 이 모든 것이 부딪히고 섞이며 예상치 못한 울림을 만든다. 김동석이 전시장에 펼쳐놓은 자음과 모음은 악보 같다. 그 자체로는 소리가 아니지만, 누군가 읽고 조합하면 소리가 된다. 그리고 그 소리는 관객마다 다르다. 같은 악보로 다른 연주가 나오는 것처럼, 같은 전시를 봐도 각자 다른 단어를 조합하고, 다른 의미를 발견한다. 이 다성성이 《소리·울림》의 핵심이다.

 

자음의 닿소리와 모음의 홀소리가 개별적 ‘소리’라면, 이들이 어우러져 형성하는 감정의 공명은 ‘울림’이다. 울림은 단일한 의미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며, 작가와 관람자, 문자와 감정 사이를 오가는 에너지다. 작가는 관람자들이 자음과 모음을 스스로 조합하며 따뜻하고 긍정적인 언어를 상상하고, 서로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기를 기대한다. 전시장 가득 울려 퍼지는 문자의 웅성거림은 관람객의 주체적인 발견을 거쳐 비로소 언어 이상의 거대한 공명이 되어 완성된다. 이는 회화가 감상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를 촉발하는 장치가 되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과 맞닿아 있다.

 

 

어머니의 사계-겨울,봄,여름,가을_90x180cm, 4set_Mixed Media_1996

 

 

시간을 중첩하는 레이어

1cm 간격의 판넬을 캔버스 위에 중첩 시킨 레이어. 정면에서 보면 한 가지 색과 이미지가 선명히 보이지만, 시선의 각도를 바꾸면 전혀 다른 색과 형상이 나타난다. 이 작업의 제작 과정은 지독히 노동집약적이다. 수공으로 하드 보드지를 1cm씩 간격으로 자르고, 한지를 붙이고, 한 장 한 장 세워서 접착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은 측면에서 보면 단색화가 되고, 정면에서 보면 문자가 나타나는 레이어를 통해 고정된 이미지 이상의 회화를 제시한다.

 

작가는 이 레이어를 "1443년 한글 창제부터 지금까지 쌓인 시간의 층위"로 설명한다. 한글 창제 이후 겹겹이 쌓여온 시간의 층위는 화면 위에서 중첩과 반복의 구조로 드러난다. 이는 단지 형식적 실험이 아니라, 문자에 축적된 역사와 기억을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천지인’의 원리, 곧 하늘‧땅‧사람의 질서는 자모의 구조 안에 은근히 스며들어 있으며, 이는 김동석이 지속적으로 사유해 온 동양적 세계관과도 연결된다. 김동석의 화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간 단면이며, 관람객은 이 다층적인 레이어 사이를 유영하며 고정된 텍스트가 아닌 끊임없이 변모하는 유동적 기호로서의 한글을 경험하게 된다.

 

삶을 껴안는 예술의 온도

김동석의 《소리·울림》전은 30년이라는 화업의 고개를 넘어 다시 가장 순결한 시원으로 돌아온 작가적 용기의 산물이다. 그는 예술이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갱신해야 한다는 아방가르드적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그 변화의 뿌리를 늘 ‘인간’과 ‘삶의 따뜻한 위로’에 두어 왔다. 작업실 앞마당에서 빗자루 붓으로 거침없이 획을 긋는 그의 모습은, 세속적인 명성이나 고답적인 미학 담론에 갇히지 않고 예술을 삶의 한복판으로 위치시키려는 실천적 예술가의 초상과 다름없다. 환갑이라는 나이를 물리적 숫자가 아닌, 더욱 깊어진 통찰과 유연한 사고를 가능케 하는 정신적 자산으로 승화시킨 그의 신작들은, 현대 미술이 놓치기 쉬운 따뜻한 휴머니즘의 회복을 보여준다. 한지와 먹, 그리고 한글이라는 가장 익숙한 재료를 통해 그가 빚어낸 오묘하고도 깊은 울림은, 차가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각자의 따뜻한 언어를 발견하게 하는 예술적인 울림이다.

 

 

간절한기도_130.3x162cm_Mixed Media on Canvas_1996

 

 

 

 

 
 

김동석 | KIM DONG SEOK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

 

개인전 | 33회 | 서울, 순천, 부산, 원주, 구미, 북경, LA

 

아트페어 | 47회 | 서울, 부산, 대구, 청주, 광주, 상하이, 북경, 홍콩, LA, 뉴욕, 덴마크, 싱가포르

 

기획초대전 및 단체전 | 650여 회 참가

 

교육경력 및 주요경력 | 삼육의명대학 | 삼육대학교 | 추계예술대학교 | 백석예술대학교 | 전남대학교 |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 북부교육청 미술영재교육 | 강동교육청 미술영재교육 | (사)한국미술협회 사무국장 | (사)한국미술협회 송파지부장 | 송파미술가협회 회장 | (사)한국예총 송파구지회 회장 역임

 

주요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 한성백제미술대상전 상임추진위원장 | 대한민국평화미술대전 | 행주미술대전 | 심사임당미술대전 | 대한민국문화미술대전 | 섬진강미술대전 | 충남미술대전 | 순천미술대전 | 여수바다사생미술제 | 호국미술대전 | 공무원미술대전 | 안견미술대전 심사위원 등 전국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다수

 

주요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 한국불교미술박물관 | 묵산미술박물관 | 양평군립미술관 | 김환기미술관 | 전남도립미술관 | 서울아산병원 | SK 텔레콤 본사 | 프랑스 대통령궁 | 중국 엔따이 문경대학교 | 국립순천대학교 | 추계예술대학교 | 송파구청 | 안산문화예술의전당 | 아침편지문화재단 | 국민일보 | 국방문화연구센터 | 로얄스퀘어호텔 | 서울동부지방검찰청 | ㈜신풍제지 | ㈜오알켐 | ㈜김천 포도CC | KBS | NETFLIX | OBS 등 출연 및 작품협찬 | ㈜교학도서(고등학교 미술교과서 작품수록, 2026) | 출판사 솔과학(현대심리학개론 대학교 교재 작품수록, 2019) 외 개인소장 다수

 

현재 | 전업작가 | 국제저작권자협회 회원(©ADAGP) | (사)한국예총 송파구지회 | (사)한국미술협회 | 송파미술가협회 | 누리무리 회원

 

E-mail | budding45@hanmail.net

Blog | https://blog.naver.com/ds7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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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1007-김동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