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영 초대展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이 스치는 시간

 

 

 

TTE ART GALLERY

 

2026. 9. 15(화) ▶ 2026. 9. 29(화)

서울 종로구 경교장길 35 상가동 31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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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자주 떠올린다. 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일 때도 있고, 무수한 이미지들 사이를 지나치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인물일 때도 있다. 분명히 보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얼굴이나 표정이 남지 않는 순간들이다. 내 회화는 그 기억되지 않는 상태를 붙잡으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화면에 등장하는 '지나가는 사람들(Passants)'은 특정 인물의 초상이 아니다. 이들은 이름이나 서사를 갖지 않은 채, 색채와 붓질 속에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인물은 명확히 재현되지 않고 인상만 남는다. 내게 색채는 감정의 표현이라기보다, 시간이 지나며 뭉개지고 중첩되는 기억의 잔상에 가깝다.

묽게 희석한 물감이 화면에 스미고 번지는 동안, 어떤 부분은 두껍게 쌓인 물감으로만 남는다. 흐려지는 층과 끝내 지워지지 않는 덩어리 - 화면 위에서 일어나는 이 일은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인물과 배경의 경계는 흐려지고, 재현은 점차 해체된다. 이 해체는 인물을 지우기 위함이 아니라, 기억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선택이다.

내 작업은 회화가 무엇을 재현하지 못하는지, 무엇을 붙잡지 못하는지에 주목한다. 익명의 인물은 끝내 특정되지 않고, 기억은 선명해지지 않으며, 화면은 완결된 의미에 도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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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915-장지영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