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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다르 리야디, 홍세진 展
Found in Translation

The Untitled Void
2026. 9. 9(수) ▶ 2026. 10. 17(토)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 656-1146
www.instagram.com/the.untitled.void

세계는 감각되는 순간부터 이미 하나의 해석이 된다. 인간은 보고, 듣고, 만지고, 기억하는 과정을 통해 외부 세계를 인식하지만, 이러한 감각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투명한 매개라기보다 각자의 신체적 조건과 경험을 통과하며 세계를 재구성하는 과정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것은 객관적으로 주어진 하나의 모습이라기보다, 감각과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해석되고 구성되는 세계라 할 수 있다.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는 웨다르 리야디와 홍세진의 ‘Found in Translation’을 통해 이러한 감각과 현실의 관계를 살펴본다. 두 작가의 작업에는 현실이 이미지로 옮겨지는 일종의 ‘번역’의 과정이 존재한다. 웨다르가 손으로 빚은 물질을 촬영하고 디지털 과정을 거쳐 새로운 이미지로 전환한다면, 홍세진은 자신이 감각한 현실의 이미지들을 분해하고 중첩하며 새로운 시각적 질서로 재구성한다.
웨다르의 작업은 ‘만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손으로 직접 빚은 점토에 남은 지문과 얼룩, 마모의 흔적은 신체와 물질이 접촉한 시간을 기록하며 인간의 존재와 시간성을 드러낸다. 특히 생명의 기원이자 다시 돌아갈 곳으로서의 흙은 존재의 유한성과 소멸을 환기한다. 이러한 오브제들은 촬영과 디지털 조작, 인공적인 빛을 거치며 현실의 사물에서 극적으로 연출된 이미지로 변화한다. 그의 작업은 정물화의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물질과 이미지 사이의 경계를 새롭게 탐색한다.
홍세진은 청각과 시각이 교차하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 어린 시절부터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사용해온 작가에게 세계를 감각하는 일은 외부의 정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조정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일상에서 촬영한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중첩하여 건축물과 자연물, 추상적 형태가 뒤섞인 낯선 풍경을 만든다.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에서 수집된 현실의 파편들은 화면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익숙하면서도 특정한 장소로 환원되지 않는 또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웨다르에게 촉각과 물질이 이미지의 출발점이라면, 홍세진에게는 청각을 포함한 복합적인 감각 경험이 이미지의 구조를 만든다. 서로 다른 감각에서 출발한 두 작가의 작업은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현실이 어떻게 감각되고 기억되며 다시 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이 만들어낸 낯선 풍경 사이에서 전시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세계 그 자체인지, 혹은 각자의 신체와 감각, 경험을 통해 번역된 하나의 세계인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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