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Danny Lee) 초대展

 

부유하는 감각

Floating Scenery

 

Mapping inner Shapes-Breath, 2026_162.2x130.3cm_Oil on Canvas

 

 

갤러리 더플럭스 더플로우

 

2026. 8. 25(화) ▶ 2026. 8. 30(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윤보선길 28, 2층 | T.02-3663-7537

 

www.42art.com

 

 

Mapping inner Shapes-Land, 2026_162.2x130.3cm_Oil on Canvas

 

 

존재의 비은폐, 또는 부유하는 진리의 실체화로서 회화적 풍경에 대하여

 

이대형 작가는 자신에게 있어 회화란 “심상을 따라서 표현하는 과정이며 이미지가 세상에 나오게 하는 상상의 과정” 이라고 말한다. 이 짧은 고백은 서구 미술사의 기념비적인 한 선언, 즉 돌덩이 속에 이미 들어 있는 형상을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드러낼 뿐이라던 미켈란젤로의 조각관을 강렬하게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두 세계 사이에는 본질적인 미학적 단절이 존재한다. 미켈란젤로가 물질의 내부에 은폐되어 있던 ‘고정된 형상(Forma)’을 구출해 내려 했다면, 이대형이 호명하는 ‘이미지’는 캔버스라는 물리적 표면 위에 고착된 대상이 아니다. 작가의 표현대로 이미지가 단지 주체의 의도에 의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오게” 되는 것이라면, 여기서 이미지는 수동적인 객체가 아니라 스스로 꿈틀거리는 능동적인 주체이자 생동하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격상된다. 여기서 작가는 대상을 사물화하여 특정 영역에서 끄집어내는 정복자가 아니라, 이미지가 스스로 숨 쉬며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목격자이자 조력자의 위치에 선다. “작업을 한다는 의미는 꼭 무엇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작가의 언급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획득한다. 대다수의 회화가 캔버스라는 제한된 영토 위에 무언가를 채워 넣고 소유하려는 ‘재현(Representation)’의 미학에 가두어져 있다면, 이대형의 붓질은 본래 있어야 할 곳, 즉 세계의 표면 위로 이미지가 스스로를 개현(開顯)하도록 세상을 향해 길을 내는 일에 가깝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는 서구식 추상표현주의나 주체의 맹목적인 무의식적 분출과는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그것은 오히려 대상의 외형적 사사로움을 넘어 온 우주의 본질적인 생명력을 화면에 응축해 내고자 했던 동양 전통 미학의 ‘기운생동(氣韻生動)’적 사유와 깊이 공명한다.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심상(心象)을 캔버스라는 매개를 통해 세상으로 해방시키는 그의 작업 행위는, 존재가 은폐로부터 벗어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하이데거적 ‘진리의 발생’을 위한 하나의 장(場)을 여는 사건이 된다. 작가가 열어젖힌 이 회화적 장 안에서, 심상은 단순한 내면의 잔상이 아니라 자연 본연의 질서가 스스로를 번역해 내는 생명의 원천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Mapping inner Shapes - Odor, 2026_72.7x90.9cm_Oil on Canvas, Mixed

 

 

작가가 마주한 자연,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심상 이미지의 정체는 작가의 삶의 궤적과 궤를 같이하며 더욱 선명해진다. 작가는 과거 “한국의 자연은 나에게 있어 조화롭고 안정적인 질서였다”라며 그것이 자신의 시각적 언어의 토대였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직면한 캘리포니아 서부의 거대한 자연은 기존의 관념적 ‘자연스러움’을 일거에 뒤흔드는 낯선 충격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이 익숙하지 않은 자연의 변모 앞에서 혼란에 함몰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또 다른 영감과 자연스러움의 시작으로 고백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작가에게 자연이란 박제된 풍경이나 고정된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주체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세계를 인식하게 만드는 생동하는 실체였음을 증명한다. “보고, 느끼고, 스치는 모든 것들이 내면에 축적되면서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되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심상 이미지는 고립된 자아의 맹목적 분출이 아니라 외계의 거대한 생명력이 주체의 신체적 감각을 통과하며 여과된 인식의 결정체인 것이다. 자연의 본질적 속성은 끊임없는 변화 그 자체에 있다. 지리적 이동이라는 환경적 변수는 변화에 대한 작가의 감각을 극대화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 변화의 역동성은 일견 익숙함과 생경함 사이에서 시각적 부유를 낳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통찰은 그 변화하는 현상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 결코 변하지 않는 자연 본연의 원초적 에너지에 닿아 있다. 변하는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생명의 원리를 감각하는 것, 이 거대한 자연의 흐름 가운데 본질적 영역을 심상으로 포착해 내는 것이야말로 이대형 작업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의 주제인 는 단순히 공중에 떠 있는 시각적 파편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의 본질을 고정된 ‘존재(Being)’가 아니라 흘러가고 생성되는 ‘시공간의 흐름’ 그 자체로 파악하는 주체의 시선이자, 대상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의 흐름을 화면에 정착시키려는 기운생동의 회화적 번안이다. 작가는 자연을 감각하며 마음속에 심상을 생성하는 단계에서부터, 그 심상이 다시 캔버스라는 장(場) 위에 물감의 물질성을 입고 해방되는 전 과정을 하나의 거대한 예술적 경험으로 수용한다.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려 하지 않고 생명의 순수한 에너지를 캔버스 위에 펼쳐놓는 작가의 행위는, 흘러가는 자연의 본질을 인간의 인식 장 안으로 잠시 붙잡아 두는 현대적 의미의 ‘차경(借景)’이자, 은폐되어 있던 세계의 본연을 드러내는 필연적인 과정인 것이다.

 

 

Mapping inner Shapes - Rock, 2026_72.7x90.9cm_Oil on Canvas, Mixed

 

 

하이데거는 그의 저서 『예술작품의 근원』에서 “예술은 진리가 발생되는 하나의 방식이다”라고 선언했다. 여기서 그가 말한 진리의 ‘발생’이란, 고착된 명제의 증명이 아니라 존재가 은폐의 장막을 벗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탈은폐(Aletheia)의 사건을 의미한다. 즉, 예술 작품은 단순히 사물의 외형을 모사하는 죽은 캔버스가 아니라, 세계와 존재가 비로소 살아 숨 쉬며 드러날 수 있도록 ‘장의 개현(開顯)’을 완수하는 주체적 통로이다. 이와 같은 하이데거적 존재론은 이대형 작가의 작업 세계에서 가장 감각적이고도 동양적인 방식으로 실현된다. 작가에게 회화란 내면의 자의적인 무의식을 배설하는 장소가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온 몸으로 감각해 낸 세계의 본질적 기운을 심상 속에서 정제한 뒤 세상 밖으로 마중해 내는 숭고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평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대형의 작업은 일회적으로 결빙된 완료형의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회화는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과 주체의 감각적 인식이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직조되고 상호작용하는 ‘지속되는 역동성의 장’이다. “작업을 한다는 의미는 꼭 무엇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라던 작가의 전언과 “심상을 따라서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고백은 이번 전시의 주제인 <Floating Scenery>가 가리키는 궁극의 지점을 드러낸다. 작가가 제시하는 부유하는 풍경은 결코 사각의 프레임 안에 가두어질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것은 자연 본연의 질서 속에 부유하고 있었고, 작가의 깊은 심상 가운데 머물렀으며, 이제 캔버스라는 물리적 매개를 통과해 관객의 주체적인 상상 공간 속으로 끝없이 확장되며 떠도는 흐름을 지속한다. 결국 이대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진리가 예술을 통해 어떻게 발생하고 현전화 되는가를 회화 행위를 통한 진리의 실체화, 즉 한 편의 거대한 실체의 현시화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다. 자연과 세계가 작가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심상 이미지를 기운생동하게 그려냈던 것처럼, 작가는 다시 그 살아 숨 쉬는 기운을 캔버스를 빌려 세상을 향해 장을 열고, 창을 열어 소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캔버스를 넘어 감상자의 정신적 영역으로 흘러드는 이 부유하는 풍경들 앞에서, 관객들은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를 소비하는 목격자라기 보다는 세계의 본질과 존재의 진리가 찬란하게 현현하는 생명 사건을 마주하는 가운데 주체적 동반자의 위치로 이행하며 이 사건에 합류하게 된다.

 

이승훈 (미술비평)

 

 

Mapping inner Shapes - Wind, 2026_60.6x50cm_Oil on Paper, Mixed

 

 

Mapping inner Shapes - Garden, 2026_60.6x50cm_Oil on Paper, Mixed

 

 

Mapping inner Shapes-Desert #1, 2026_97x97cm_Oil on Canvas

 

 

Floating Scenery #3, 2026_130.3x162.2cm_Oil on Canvas

 

 

 

 

 
 

이대형 | Danny Le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졸업 | 1997년 미국으로 이주

 

개인전 | 8회 초대개인전: 사이 아트 겔러리, 서울 2026.08.24~2026.08.30 “Floating Scenery” | 7회 초대개인전: 빛과소금 겔러리, 전라남도 여수 2026.08.01~08 .15 “Floating Scenery” | 6회 초대개인전: 작업실의오후 겔러리,순천 2025.04.24~04.26 “보이는 것과 아는것” | 5회 개인전: 루벤 겔러리, 서울 2025.04 .09~2025.04.22 “보이는 것과 아는것” | 4회 개인전: Shatto Gallery, LA, California, USA 2025.02.05~2025.02.09 “보이는 것과 아는것” | 3회 개인전: G&J 겔러리, 서울 2024.10.23~2024.10.29 “보이는 것과 아는것” | 2회 개인전: 도울 겔러리, 서울 1996.12.25~1997.01.07 “인간에 대한 고찰” | 1회 개인전: 나무 겔러리, 서울 1996.05.26~1996.05.29 “나무 사랑”

 

Art Show | PALA Art Show, 삼성동 코엑스, 2026.06.04~2026.06.07 | World ARTFESTA 2026 Coex Seoul Korea: 2026.01.22~2026.01.25 | LA Art Show - Los Angeles, CA | Convention Center, 2026.01.06~2026.01.10 | PALA Art Show, 삼성동 코엑스, 2025.05.22~2025.05.25 | LA Art Show, LA Convention Center LA. USA, 2025.01.16~19  

 

그룹전 | 2026.09.03~09.12 제40회 누리무리 정기전, 기억공장1945 | 2025.5.22~6.6 Unity in Diversity -LA 한국 문화원 아트겔러리 | 2025.07.10~2025.08.01, Escondido Arts Gallery, Permeating In SanDiego | 2025.06.21~2025.6.28 Doarte Gallery. LA USA | 2025.03.04~03.09 AM Gallery 초대 그룹전, 뉴욕 “Iridescent Spectral Color” | 2024.10.09~2024.10.15베니스, 이탈리아, 아카데미아 Ltinerate Galleries One and Two | 2인전 - G&J 겔러리, 서울 2023.08.16~2023.08.21, 동감과 이질 전. 시각적 사고 | 제 36회~39회 누리무리전, 서울, 순천 | 총 100 여차례 그룹, 및 정기전 참가(한국, 일본, 중국, 뉴욕, 엘에이, 이탈리아) 등

 

현재 | 누리무리 회원 | 켈리포니아 한인 미술협회 회원 | 켈리포니아 남부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 전업 작가

 

Homepage | www.daehyunglee.com

Instagram | @Dannylee_art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60825-이대형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