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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초대展
마음이 자라는 순간

마음이 자라나는 순간_90.9x60.6cm_종이에 먹, 채색_2026
스페이스 엄
2026. 8. 14(금) ▶ 2026. 9. 2(수)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309길 62
www.spaceum.co.kr

마음이 자라나는 순간_116.8x72.7cm_종이에 먹, 채색_2025
기억은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저마다 다른 모습과 의미로 남는다.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잊히기도 하고, 현재의 경험이나 다른 기억을 통해 불현듯 떠올라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다른 기억과 엉켜 변형되기도 하는 가변적인 존재라 생각한다. 작품을 하는 동안 이러한 기억을 계속 상기하며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환기시켰고, 현재 상황의 순간을 기록하고 종이에 옮겨 기억을 잇는다. 이러한 ‘기억의 반복’은 습관처럼 머리와 가슴속에 가득 채워져 작업 활동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의미 있는 기억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발현하여 재창조된 공간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즉, 작품에서 보이는 풍경은 기억 속 추억이나 어떤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며, 작품 속에서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고 치유하여 발전할 수 있는 성향으로 나를 가꾸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화면 가득 확대된 풍경은 서로 교차하고 겹치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조형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실루엣의 표현은 역광을 받은 나무의 형상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것은 특정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효과에서 기인한 것으로, 흐린 날 하늘을 향해 나무를 올려다보거나, 맑은 날 그늘에서 밝은 곳을 향해 나무를 바라볼 때 대상이 검게 보이는 것에서 착안하였다. 실루엣은 색채와 명암이라는 물질성에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대상과의 직접적인 정신적 교감을 이루게 하여 자연스럽게 평면화되고 단순화되는 조형성을 가지고 있어 적절한 수단이라 생각하며, 실루엣 형상의 드러나지 않는 속성은 마스킹 기법으로 특유의 외곽선은 강인하게 각인된 기억의 표상으로, 뚜렷하지 않은 형상은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표상으로 표현됨에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작품 속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은유적인 공간으로서 감정의 폭을 넓혀 무한한 공간감과 자유로운 해방감을 주는 역할로, 실루엣 형상과 여백의 관계는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여 감상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의도가 담겨 있다.
소중한 기억의 ‘재생’으로 인하여 지나온 경험을 상기하며 어느 날 문득 스며드는 감정을 느끼고, 숙고하는 태도로 나무에 나의 시선을 두고 마음을 정리하고 추스르며 누구보다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이 감정을 끝까지 유지하며 이어나가는 것이고, 의식적 터치와 무의식적 터치가 쌓이면서 교차하는 어느 지점, 화면 안의 구성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는 어느 지점에서 액션을 멈춘다. 지극히 개인인 ‘나’라는 사람이 느낀 감정을 그려낸 작품을 관람객이 보고 작가의 생각과 표현 의도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작업에 임했다. 오롯이 나의 만족감에 맞추어 그려진 그림은 관람객의 내면에 전달되는 순간 비로소 작품에 진정한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으로 탄생한 작품은 본인의 과거 기록이자 고백이며, 사실의 재현이다.

마음이 자라나는 순간_120x30cm_종이에 먹, 채색_2025

Perfect Days 54_22x27.5cm_종이에 먹, 채색_2026

Tape Cutting 설치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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