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백조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 展

 

김예닮, 남현지, 박소현이, 박수연, 석지아, 이경민

 

 

 

신한갤러리 역삼

 

2026. 7. 31(금) ▶ 2026. 9. 9(수)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251 신한은행 강남별관 신관 B1

 

 

김예닮 作_베이지 색 상자_판넬에 유화_13x18cm_2026

 

 

신한갤러리는 2026년 7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2026 Shinhan Young Artist Festa’ 그룹 공모전에 선정된 작가 김예닮, 남현지, 박소현이, 박수연, 석지아, 이경민, 기획자 안유선의 《나는 그저 백조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I am just saying my swan-song)》를 개최한다.

백조의 노래와 함께 태어나는 세계가 있다. 이 세계는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울지 않는 백조가 죽기 직전 노래를 부른다는 오래된 믿음이 떠도는 현재에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고,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본 적 없는 어떤 것이 사라졌음을 느끼는 순간 출현한다.

《나는 그저 백조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는 상실과 부재, 불확실성을 작업의 근원과 경유지에 배치했을 때 드러나는 세계를 살핀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김예닮, 남현지, 박소현이, 박수연, 석지아, 이경민의 작업은 자신이 존재하기 이전 혹은 이후에 발생한 상실을 통과하며 마주한 감각과 흔적을 각자의 방식으로 형상화한다.

김예닮은 하나의 사물을 그 자체로 인식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해 연이은 소거를 거치는 정물화를 그린다. 눈앞에 놓인 정물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실제보다 작게 그리거나 묘사를 덜어내며 그려진 것이 무엇인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실제 사물을 인식하고 그것을 그려내며, 다시 그려진 사물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뒤따르는 해석으로부터 벗어나 사물이 그곳에 있음을 감각하고자 한다.

석지아의 회화는 물감을 두텁게 쌓아 만든 층 위에 올라간 겔 미디엄 덩어리를 떼어내고 다시 붙이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때 회화는 작가의 행위를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닌, 곧 다가올 행위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몸으로 작동한다. 겔 미디엄 덩어리가 원래의 자리에서 떨어져야만 탄생할 수 있는 작업은 필연적인 부재를 수반하며, 그 부재 속에서 작가의 신체를 둘러싼 경험과 회화의 형태가 만나 예기치 못한 관계를 형성한다.

 

 

남현지 作_Placeholder(떨궈진 몸 자리)_인쇄 폼보드에 니들 드로잉, 폴리에틸렌 종이,

조명, led 컨트롤러, 나무, 경첩, 핀_200x320x140cm, 가변설치_2026

 

 

박수연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 언어로 닿을 수 없는 감정과 기억을 표현한다. 무용하기에 적합한 신체를 만들어갔던 과거와 재개발을 앞둔 오래된 골목을 연결하고, 나와 타자 사이의 접촉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을 두 편의 댄스 필름에 담아낸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몸을 경유해 외부와 타자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상실을 보여준다.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쉽게 인식되지 않는 권력과 그로 인해 규정되는 정체성을 다뤄온 남현지는 개인이 안식처라고 믿어온 관계와 공간을 다시 바라본다. 실제와 허구의 서사로 가족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답보 상태를 담아낸 영상과 닮은 몸을 공유하는 여성들의 형상을 겹쳐낸 설치는 임시적 거주지로 비유된다. 이들은 안식처가 지닌 보호의 감각과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을 동시에 드러낸다.

 

박소현이는 평면과 영상을 중심으로 부재하는 존재와 개인적 서사와 상상, 역사적 사건이 뒤섞인 기억을 현재로 불러온다. 여러 겹의 시간을 지닌 작업들은 서로에게, 또 작가의 몸에 내재된 기억과 이미지에도 흔적을 남긴다. 이 흔적은 불가능한 재현을 시도하는 또 다른 작업의 시작점이 된다.

드로잉을 겹쳐 우연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위에 즉흥적인 선을 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는 이경민의 작업은 실재하는 것과 그 이면 사이에 자리한 간극을 다룬다. 끝없이 형태를 바꾸고 흩어지면서도 실존을 유지하는 구름을 그리는 행위에서 시작되는 작업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잠시 붙들며 불확실함을 작업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전시의 제목 ‘나는 그저 백조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I am just saying my swan-song)’는 엘렌 식수(Hélène Cixous)가 자신의 책 『글쓰기 사다리의 세 칸』(Three Steps on the Ladder of Writing, 1993)에서 인용한 카프카의 문장을 빌려온 것이다. 식수는 죽음을 앞둔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을 뜻하는 ‘백조의 노래’가 사용된 문장에서 부정과 절망을 감지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느낌인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죽음을 예술 행위와 연결 짓는다. 식수에 따르면 글쓰기는 쓰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을 쓰는 일이고, 그리기는 그릴 수 없는 것을 그리려 하는 일이기에, 예술은 직접 죽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죽음처럼 불가능한 것을 향한 도약이 된다. 이때 전시는 최후의 순간에 울려 퍼질 백조의 노래 뒤에 이어지는 ‘부르고 있을 뿐이다’라는 문장에 주목한다. 상실을 통해서만 자신의 모습을 내어 보이는 세계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문장은 죽음처럼 영원히 알 수 없는 것을 다루는 여섯 작가의 작업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것이 앞으로도 이어질 행위임을 암시한다.

 

 

박소현이 作_보내지 않은 편지_종이에 오일 파스텔, 유화, 가변설치_2024-2026

 

 

박수연 作_정가, 판소리, 접촉 그리고 서사_퍼포먼스_40분_2026

 

 

석지아 作_고이는 자리_판넬에 아크릴릭, 페인트, 겔 미디엄_162.2x130.3cm_2026

 

 

이경민 作_Stroke the Edge of the Cloud 2_캔버스에 아크릴릭, 한지_ 91x116.8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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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731-나는 그저 백조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