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 이탈 2인展

 

행복의 나라로

 

 

 

트라이보울 전시장(3F)

 

2026. 7. 17(금) ▶ 2026. 9. 30(수)

인천광역시 연수구 인천타워대로250 | T.032-833-5992

 

www.tribowl.kr

 

 

김범수 作_의미의 교란자 XII_레진_32x32x21(h)cm_2025

 

 

행복의 나라로: 소음(Phoné)에서 목소리(Logos)로

 

박석태 미술비평

 

우리가 꿈꾸는 ‘행복의 나라’는 어디에 있으며, 그것은 누구에 의해 정의되는가. 그것은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시스템이 이식한 부풀려진 환상일까. 전시 《행복의 나라로》는 공고한 사회적 위계와 이데올로기적 거대 담론을 해체하고, 그 균열의 틈새에서 가려진 주체의 실존을 복원하려는 두 작가ㅡ김범수와 이탈ㅡ의 치열한 예술적 방법론을 통해 진정한 해방의 영토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다. 트라이보울은 2026년 두 번째 기획으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인천의 중견작가 2인전을 마련하였다.

김범수는 오브제를 파편적으로 해체·재구성하여 신체적 위계질서를 교란하고 날카로운 ‘몸정치학적 문제의식’을 던진다. 인형의 눈을 삭제하거나 과도하게 부각하는 방식은 대상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눈의 경험을 넘어, 외부 대상이 주체 내부로 침범하는 라캉적 ‘응시(gaze)’로 관람객을 이끈다. 시지각을 충동과 소멸, 즉 ‘시각적 트라우마’의 경험으로 제시하는 작가의 작업은 인간과 동물, 무생물이 뒤엉킨 형상을 통해 바타이유의 ‘수평화하기(horizontalization)’를 구현한다. 정신과 물질의 수직적 위계를 해체하는 이 전복적 영토 위에서 주체는 비로소 체제의 억압으로부터 탈주한다.

이탈은 우리 삶을 유령처럼 지배하는 거대 구조와 이념의 역설을 시각화하며 시스템 뒤편에 소거된 존재들을 향해 손을 내민다. 국가주의적 통제의 기억이 서린 확성기를 역설적인 ‘경청의 매개체’로 반전시킨 〈상수의 방〉, 현대 사회에서 ‘가짜 진실’이 생산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K군 찾기>, 진실을 은폐하는 권력의 모순을 드러내는 <나는 너를 모른다>, 거대한 산업용 에어백을 통해 이념 담론의 속내가 사실은 텅 빈 공기(환상)에 불과함을 폭로한 <진실을 마주하는 방식>, 그리고 현대 사회의 비정한 격자를 상징하는 〈가로 세로〉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권력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된 이름 없는 서사들을 현재로 소환한다.

이처럼 두 작가의 메커니즘은 거대 서사에 밀려 단순한 소음(Phoné)으로 치부되거나 시스템의 소모품(Standing-Reserve)으로 박제되었던 무수한 실존을 온전한 사유의 목소리(Logos)와 주체로 복원해 낸다는 점에서 깊이 공명한다. 한 작가가 내면의 충동을 해방하고 수직적 위계를 수평화함으로써 상징적 질서를 완전히 뒤흔든다면, 다른 한 작가는 시스템이 설계한 투명한 격자 너머를 응시하며 가려진 존재들의 이야기를 엮어낸다.

'행복의 나라'는 이성과 자본이 구획해 놓은 기성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그것은 시스템이 가하는 압박에 밀려나지 않고, 그 비대함 속에 감춰진 모순의 암호를 끝까지 읽어내려는 연대적 여정이다. 두 작가가 제안하는 미학적 저항을 통해, 관람객 저마다 규격화되지 않는 실존의 불투명한 아름다움과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회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범수 作_머리들_레진_15x15x33(h)cm_2025

 

 

이탈 作_상수의 방_특수 제작 삼각대 2대, 나팔형 스피커 4개,

모니터 2대, 사운드 장치, 마이크 장치_가변 설치_2026

 

 

이탈 作_진실을 마주하는 방식_아시바 프레임,

텍스트가 인쇄된 화물용 에어백 16개_15,000x1,500x1,000mm_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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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717-김범수 · 이탈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