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준 展

 

푸른추상 Blue Abstraction

 

 

 

강남꼬뮨

 

2026. 7. 16(목) ▶ 2026. 8. 9(일)

서울시 동작구 사당로28길 63 1층 102호 | T.0507-1385-6529

 

www.instagram.com/commune.gangnam

 

 

 

 

테이핑으로 구축된 직선은 화면의 영역을 구분하고 색과 형태의 위치를 정하며, 시선이 이동하는 경로까지 선행적으로 조율해왔다. 넓게 휘어지는 붓의 궤적과 스프레이의 확산, 투명하게 포개지는 색의 층이 전면으로 들어오면서 선이 차지하던 우선적인 위치는 점차 달라진다. 직선은 전체를 지탱하는 골격으로 남기보다 빠르게 꺾이는 자국과 분사된 입자, 불투명한 면과 열린 여백 사이에서 가려지거나 끊겼다가 다시 나타나는 하나의 요소가 되며, 경계를 확정하기보다 이미 형성된 흐름을 가로막거나 다른 방향으로 전환한다. 선을 먼저 설정하고 그 안에 나머지 요소를 배치하던 순서가 느슨해지자 색과 자국은 정해진 구획에 머무르지 않은 채 서로를 덮고 밀어내며 위치를 바꾸고, 화면을 조직하는 중심 또한 고정된 구조에서 여러 요소가 접촉하고 분리되는 과정으로 옮겨간다.

교차와 단절, 가림과 투과가 반복되는 화면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의 빛과 그림자, 구조와 이동의 잔상이 하나의 해석 가능성으로 떠오른다. 유리와 금속의 표면을 스치며 방향을 바꾸는 빛, 건물과 구조물에 의해 잘리거나 포개지는 그림자, 도로와 창틀, 외벽과 간판이 시야를 순간적으로 나누는 방식은 구체적인 형상으로 재현되지 않은 채 색과 선 사이의 관계로 환기된다. 짙게 응축된 면은 건축적인 무게를 떠올리게 하고, 밝고 투명한 층은 표면을 스쳐 지나가는 반사광처럼 부유하며, 빠르게 뻗다가 갑자기 끊기는 궤적은 이동 중 포착된 방향과 거리의 잔상을 남긴다. 도시는 여기에서 특정한 장소나 풍경으로 묘사되기보다 시선이 분절되고 다시 연결되며, 빛과 어둠의 위치가 순간마다 달라지는 시각적 조건으로 읽힌다.

 

송미경 (꼬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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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716-은희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