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호 오픈스튜디오

 

 

 

서울자브종

 

2026. 7월 매주 토요일&일요일 오후 2시~5시

서울특별시 종로구 구기동 149-3, 1층

 

www.seouljavjons.com

 

 

 

 

그림 ‘명암(明暗)’에 대하여

나는 ‘보기 위해’ 그림을 만든다. 예술창작은 보고 아는 것에 관한 것이다. 각별한 만남과 앎이라는 실제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마음의 눈에 보이는 ‘그리운’ 것을, 보고싶은 것을 내 앞에 살아 존재하는 신체로 ‘그려서’ 만들어 ‘보고’ 확인하고 아는 일이다.

그림은 마음을 가진 사물, 사건, 생명체, 장소, 공간이다. 그것은 현재시간, 영속시간, 인식이다.

나는 그려서 형태를 만드는 회화예술의 전통을 유지한다. 나는 물감 안에서, 그리고 물감으로 ‘그림’이라는 물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예술로서의 그림은 신체구조를 가진 ‘보는, 보이는’ 새로운 실재(實在)이며, 그 것은 희구, 약속, 문제, 기억, 망각의 혼합체인 나의 미의식(美意識)에 생생하게 조응(照應)한다. 그처럼 나의 시야를 열어 주는 조응의 구체적 현상(現象)을 만들어서 ‘보는’ 것이 내 회화작업의 핵심이다. 그림을 만드는 행위, 시간, 공간 속에서 나는 그림의 모든 역사,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그림의 안과 그림 밖의 모든 빛과 밝음과 그림자와 그늘과 어두움과 암흑을 본다.

'명암'은 '명(明)'과 '암(暗)'이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이중단어(二重單語)로, 그 안에는 수 많은 의미들 - 현상과 비현상, 대조와 보완, 보다-보이다-숨기다, 수용, 거부(拒否), 방기(放棄), 긍정, 부정, 가시(可視), 불가시(不可視), 앎 (知, 智, 有明), 모름 (無知, 無智, 無明), 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소문, 이야기, 실화, 전설들- 이 담겨 있다.

명암 그림의 내부는 비존재(무無) 와 존재(유有), 이들 두 대조체가 같은 시간과 공간 안에 공존(共存) 함을 보이고 있다. 그 둘의 상관관계적 대치와 결합, 끝없는 순환교차는 흥미롭고 신선하게 발생하는 뚜렷한 구체현상 (具體現象)이다.

그 형태는 비구상(非具象)과 구상(具象) 사이, 혹은 어떤 식의 특정 명칭도 넘어서는 낯선 어딘가에 자리한다. 따라서 이 그림을 마주하는 이는 그것을 자신이 ‘본다’는 뚜렷한 사실에서 무엇보다도 누구보다도 먼저 ‘자기’에게 가치있는 의미를 자신이 찾아야, 만들어야, 확인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종류이건 자신과 이 그림과의 ‘만남’ 의 중요성을 알고자 한다면.

이 세상에서 우리의 마음은 크고 작고 사소하고 중대한 무수한 사물들과 가치들과 행동들 과 생각들과 욕망들과 관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개인의 생생한 현실을 형성하는 데에 너무나 필요한, 피할 수 없는 것들이 아닌가. 어쩌면 이러한 인식의 모습이 ‘명암(明暗)’의 그림 에서 천천히 드러나거나 내밀하게 숨겨져 있는 것일지...

 

박세호
2025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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