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점수 展

 

無名 - 향(向)

 

 

 

nook gallery

 

2026. 7. 3(금) ▶ 2026. 7. 25(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4길 8-3 | T.02-732-7241

 

www.blog.naver.com/nookgallery

 

 

無名-向 2026_나무에 채색_23x47x8cm

無名-向 2017_나무에 채색_35x55x3cm

 

 

無名 - 향(向)
선험(先驗)이 던지고 후험(後驗)이 이끄는 것

 

조정란 Director, nook gallery

 

나점수의 작업은 경험 이전의 감각에서 시작된다.

말이 되기 전 몸이 먼저 알아차린 것들, 의식이 닿기 전에 이미 내부에 흔적처럼 새겨진 것들. 작가는 그것들이 일어나는 순간을 붙잡기보다, 오히려 그 움직임을 이끌어 간다.

그의 작업은 어떤 근원적 자리로 향한다. 그것은 설명되기 이전의 감각이자 선험(先驗)의 자리다. 아직 형태가 없고 이름도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 침묵의 영역으로 작가는 스스로를 밀어 넣으며, 낯선 소리가 생으로 깨어나는 순간을 기다린다.

기계수묵(水墨)은 이러한 과정의 물질적 기록이다. 겹겹이 쌓인 수묵의 번짐 없는 검은 결은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그것은 회화적 제스처인 동시에 사유의 축적이다. 여기서 검음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감각의 밀도이다. 갈라진 틈 사이로 드러난 수직의 묵선(墨線)은 생의 순간을 향해 움직이는 하나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無名-向 2017_나무에 채색_35x55x3cm

 

 

작가는 나무 파편과 식물의 흔적, 물질의 조각들을 단순한 재료로 대하지 않는다. 한때 나무였던 것들은 파편이 되고, 파편은 다시 회화적 요소가 되어 심리적 층위로 이동한다. 식물적 사유는 물질적 사유로 확장되고, 물질은 다시 생명과 감각의 문제로 이어진다. 여기서 ‘사회’는 담론적 구조가 아니라, 존재들이 서로 곁을 내어주며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 그 자체에 가깝다. 그의 작업에는 사회학적 선언보다 내면으로 침잠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흐른다. 바깥을 분석하기보다 안쪽으로 내려가며, 때로는 아무 설명 없이 그 상태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은 심리적이며 감각적인 층위에서 관객에게 다가온다.

그에게 조각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감각을 조율하고 의식을 깨우는 행위가 된다. 작가에게 자연은 재현의 대상이 아니다. 자연은 번역되어 작가의 내부로 들어오고, 다시 새로운 언어가 되어 표면에 드러난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거나 규정하지 않더라도, 사적인 사유의 깊은 층위에서 자연은 이미 다른 형식으로 변환된다.

無名.
이름 없음은 비어 있음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이름이 생겨나기 전의 가장 충만한 상태다.
그리고 ‘향(向)’은 그 무명의 중심을 향해,
끝내 붙잡을 수 없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고요한 몸짓이다.

 

 

無名-向 2026_나무에 채색_61x49x8cm

 

 

無名-向 2026_철에 채색_52x52x107cm(뒤)_나무,철,탄화목(채색)_41x49x56cm(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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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703-나점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