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능 展

 

일상의 계절학: 여름 가을 겨울 봄

 

The Orbit Where Stories Collide, 2026_oil on canvas_diameter 109.8cm

 

 

ATELIER AKI

 

2026. 7. 1(수) ▶ 2026. 8. 8(토)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성수동1가, 갤러리아 포레) 1층

 

www.atelieraki.com

 

 

Summer Between Yesterday and Forever, 2026_oil on canvas_92x245cm

 

 

아뜰리에 아키는 2026년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중국 선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권능의 개인전 《일상의 계절학: 여름 가을 겨울 봄》을 개최한다. 국내 갤러리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개인전은 미술사적 이미지와 동시대 시각문화, 예술가의 삶과 일상의 장면을 한 화면 안에 교차시켜 온 권능의 회화 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신작 및 주요 작품 10여 점으로 구성된 전시는 시대를 달리하는 장면들이 오늘의 감각 안에서 다시 배열되고 의미화되는 과정을 살피며, 그 면면을 통해 권능 고유의 회화적 시선으로 구축된 새로운 ‘시대의 풍경’을 사유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권능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예술과 일상, 현실과 상상이 서로 분리된 세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화면에는 성화와 고전 회화, 미술사의 상징적 인물,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대중문화의 도상, 그리고 동시대의 일상 풍경이 함께 등장한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에서 발현된 시각적 요소들은 단순한 인용이나 장식적 차용을 넘어 권능의 작업 안에서 새롭게 관계 맺으며,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예술로 받아들이고, 어떤 장면 앞에서 멈춰 서며, 무엇을 기억의 대상으로 삼는지를 질문하게 한다. 이러한 작업 태도는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가 『현대 생활의 화가(Le Peintre de la vie moderne)』에서 제시한 ‘현대성(modernit?)’과 맞닿아 있다. 보들레르는 현대 예술가를 영원하고 보편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일시적이고 변화하는 감각을 포착하는 사람으로 보았다. 역사화, 신화, 종교화가 예술의 중심적 주제로 여겨지던 시기에도 그는 거리의 군중, 패션, 카페 문화, 도시의 속도, 익명의 인간들, 소비와 욕망처럼 당대의 삶을 이루는 장면들이 현대 예술의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권능의 회화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동시대의 삶을 이루는 이미지들을 응시한다. 그는 회화를 과거의 형식이나 고정된 시각 언어에 머무는 매체로 다루지 않는다. 반 고흐(Vincent van Gogh), 앤디 워홀(Andy Warhol),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rer) 등 미술사의 주요 인물들을 비롯해, 대중문화 안에서 통용되는 형상들까지 시대와 매체를 넘나드는 요소들을 캔버스 화면 안에 담아낸다. 이러한 이질적인 이미지들은 그의 작업 안에서 서로 충돌하거나 병치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현실이 어떤 시각적 언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가 무엇을 믿고, 소비하고, 기억하는지를 묻는 회화적 장면으로 재구성된다.

 

 

At the Edge of Winter Light, 2026_oil on canvas_83x118cm

 

 

전시 제목 《일상의 계절학: 여름 가을 겨울 봄》은 권능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즉 익숙한 장면을 시간이라는 선형적 질서가 아닌 감각의 배열 속에서 다시 읽어내는 태도를 압축한다. 우리는 보통 봄에서 시작해 여름, 가을, 겨울로 향하는 시간의 질서를 떠올리지만, 삶의 감각은 언제나 그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풍경을 바라보더라도 어느 날 문득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 있으며,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장면이 전혀 다른 감각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권능에게 ‘일상의 계절학’은 바로 이처럼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발생하는 시선의 변화, 그리고 평범한 장면이 낯설고 생생한 이미지로 떠오르는 순간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신작들은 이러한 작가적 시선을 보다 구체적인 회화적 장면으로 전개한다. 〈We Still Believe in Images〉(2026)에서 권능은 회화가 오랫동안 눈앞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믿게 해온 매체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신과 영웅, 죽음과 영원, 이상과 욕망은 회화를 통해 형상을 얻었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현실을 넘어서는 감각을 경험해왔다. 오늘날 시각 정보는 인터넷과 미디어 안에서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지만, 동시에 여전히 감정과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우리를 붙잡는다. 권능은 오래된 성화의 구조와 동시대 시각 언어를 직조한 장면을 통해 시각적 경험이 감정과 기억 속에서 어떻게 믿음의 구조를 형성하는지를 탐색한다. 한편, 〈At the Edge of Winter Light〉(2026)는 서로 다른 시간이 하나의 화면 안에 머무를 수 있다는 권능 고유의 회화적 관점을 보여준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명확한 사건이나 서사를 설명하기보다 같은 계절과 공기, 빛의 가장자리를 공유한다. 작가에게 회화는 시간을 기록하는 장치라기보다, 과거와 현재, 기억과 상상이 동시에 머무는 장소에 가깝다. 이처럼 권능의 작업에서 과거의 형상은 단순한 인용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회화적 요소가 되며, 그 과정에서 일상은 예술과 기억, 숭배와 소비,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하나의 무대로 확장된다.
전시 《일상의 계절학: 여름 가을 겨울 봄》은 이러한 지점에서 권능의 회화가 지닌 동시대적 의미를 조명한다. 이미지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오늘날의 시각문화 속에서, 권능은 대상을 단순히 인용하거나 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지가 우리의 감정과 기억, 믿음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다시 작동하는지를 회화적으로 탐구한다. 그의 회화는 이미 본 것들이 낯설어지는 순간, 그리고 일상의 장면이 예술의 차원으로 옮겨지는 바로 그 지점을 향한다.

 

 

We Still Believe in Images, 2026_oil on canvas_90x138cm

 

 

All Dreams Return to Water, 2026_oil on canvas_110x8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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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701-권능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