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바람을 안고 UPWIND 展
가브리엘 크루거 · 김찬송 · 박영민 · 임재영 · 황원해
KICHE
2026. 6. 27(토) ▶ 2026. 8. 1(토) 서울특별시 성북구 창경궁로 43길 27 | T.02-533-3414
가브리엘 크루거 作_Underlayers no. 13 2026_Acrylic paint on board_32x23x3.5cm (approx)
한 편으로 부는 바람이라도 내부의 밀도나 파동, 속도는 시시각각 다르다. 지형지물의 생긴 모양, 바람이 부딪는 방향에 따라 상호작용의 연쇄는 불확실성(혹은 역동성)을 더 키운다. 사각의 화면 위 펼쳐지는 ‘서사’의 양상도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작가의 선 자리, 시선에 따라 늘 바뀐다. 다섯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 《바람을 안고 UPWIND》는 지금 이 순간 회화 표면, 나아가 근저에서 작동하는 변화무쌍한 서사의 결, 파동을 감각한다.
김찬송 作_What the Veil Holds 2026_Oil on canvas_90.9x72.7cm
김찬송은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끝내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신체를 탐구한다. 자신의 몸을 직접 촬영하거나 관찰하는 과정에서 익숙해야 할 신체가 오히려 낯선 대상처럼 인식되는 순간에 주목해 왔다. 최근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등’은 분명 자신의 몸이지만 직접 볼 수 없는 곳이다. 또 스스로에게는 감춰졌으면서 타인에게는 늘 열려 있는 신체의 역설적 단면이다. 그의 회화는 자기 인식과 타인의 시선, 친숙함과 낯섦, 연약함과 단단함 사이에서 몸을 하나의 고정된 실체가 아닌 끊임없이 미끄러지고 갱신되는 감각의 장으로 제안한다. 화면 속 신체는 재현의 초상이 아니라, 끝내 다 알 수 없는 존재로서의 자아를 마주하기 위한 사유의 매개다.
박영민 作_Learning to let go 2026_Watercolor on paper_10.8x10.8cm
박영민은 자신의 경험과 거기 연결된 기억의 단편, 감각, 모호하게 남은 감정들을 작업의 재료로 삼는다. 그의 화면 안에서 형상들은 기묘하게 변형되며 서로 이어진다. 사람, 개, 물고기, 곤충, 호두 등 대상들은 어떤 위계나 고정 시점에 머물지 않고 수평 이동하며 감정을 투영해 인식의 경로를 확장하는 매개다. 특히 그는 ‘보는 것’과 ‘믿는 것’의 상관관계에 주목해 이미지의 반복과 짝짓기, 유사형태의 병치로 하나이면서 동시에 여럿이고, 한 순간이면서 여러 차원이 혼재된 상태를 탐색한다. 그에게 반복은 아직 체화 되지 않은 시간의 단편들을 낱낱이 인식하려는 노력이자 대상을 가슴에 품어 안기 위한 의지의 표현에 가깝다.
임재영 作_morning fruits(b.) 2026_Oil on canvas
임재영은 매일 마주하는 책, 그릇, 과일 등의 주변 사물부터 하늘, 나무와 바다처럼 날씨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그린다. 그는 시간을 두고 같은 대상을 여러 번 드로잉하기를 반복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대상이 지닌 언어적 맥락을 차츰 걷어내고 잠재돼 있던 추상적 형태가 드러나는 지점을 찾아 선과 면, 색과 질감을 거듭 실험한다. 오랫동안 무엇을 바라보는 동안, 혹은 이후 그것의 형상이 내면에 들어와 있는 동안, 작가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선, 면을 발견한다.
황원해 作_Molding 2026_Acrylic on canvas Acrylic, paper collage on paper_50x50cm (each)
황원해의 회화 작업은 대도시의 단단한 물리적 표면 너머로 감각되는 유기적 형태를 포착하고, 그것들을 서로 연결하는 데서 출발한다. 도시의 거리 이곳저곳을 거닐며 수평과 수직의 프레임 사이에서 시공을 가로지르며 유동하는 다양한 기류를 감지한다. 규칙적인 사각의 패턴 사이를 오가는 유기적 형상들은 잊고 있던 도시의 감각을 일깨우는 최소 단위의 지표들이다. 그리고 이 지표들은 사각의 화면을 구성하는 요소가 되고, 이는 다시 역동적인 리듬을 부여하며 멈추지 않고 순환한다.
|
||
|
|
||
|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60627-바람을 안고 UPWIND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