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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그림들 展
이미나, 장건율

이미나 作
골든핸즈프렌즈
2026. 6. 18(목) ▶ 2026. 6. 27(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길 99 ghf 한옥
www.ghf.kr

이미나 作
이미나 3월 6일 금요일
3월 첫 사생날,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나간 수원천에선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나는 잠바와 목도리, 장갑으로 온몸을 싸맨 채 그림을 그렸다. 책상이 아닌 곳에서 그리려니 움직임이 어색하고 불편했다. 팔레트는 금세 혼탁해졌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원천의 풍경도 비슷한 것 같았다. 나는 자리를 여기 저기 옮기며 그림을 그렸다. 다리 밑에서 흐르는 물을 그릴 때는 너무 춥고 그림도 엉망이어서 이런 그림은 굳이 남기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싶었다. 잠시 서있으니 금세 다리가 아파와 물가의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재료를 뭘 그리도 많이 가져갔는지 옮기는 과정 도 번거로웠다. 벤치에 앉아 그리던 중 흐려진 하늘에서 우박이 쏟아지자 웃음이 나왔다. 코를 훌쩍이며 돌아와 살펴본 그림들은 진흙같은 무채색이었다. 그리는 과정도 그려진 그림도 그리 녹록치 않았다. 우박 맞은 새의 깃털처럼 축축하고 풀이 죽었다.

장건율 作
장건율 3월 6일 금요일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오늘 창원천에 나가서 그림을 그렸다. 6월 이미나 작가님과의 2인전 전시 기획의 일부로, 매 주 금요일 같은 시간에 나가서 각자의 하천에서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오후 한 시 반, 종이와 펜을 들고 그림그릴 만한게 뭐가 있을까 찾으며 하천의 반대방향으로 걸어 올라갔다. 처음엔 까치아파트 맞은편의 목련 나무를 그리려 했는데 오늘 날이 조금 추워, 그늘을 피해 햇살있는 쪽으로 건너갔더니 물에 비친 나무의 모습이 재밌어 그걸 그리게 됐다. 처음부터 이 나무를 그리려 한건 아닌데. 일렁이는 물결을, 매 순간 변하는 나무의 모양을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럴순 없었고, 당장 보이는 일렁이는 모양을 종이 위에 베끼기 바빴다. 반사된 풀,나무, 건물, 하늘, 구름은 물을 일렁이게 하는 바람에 의해 모양이 시시각각 변했고, 처음엔 어찌할바를 몰랐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듯 같은 물결을 두 번 볼 수 없다. 바람은, 나무의 모양을 흩뿌리다가, 어루만지기도 했다. 내가 방금 봤던 물에 비친 나무의 일렁임은, 고개를 다시 드는 순간 사라지고 없다. 나무는 흙 위에 가만히 잘 있는데도 물에 비친 나무는 없다. 나는 그 사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같아서 계속 쫓기는 마음이 든다.

장건율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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