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展

 

눈부신 서가

 

Volume Tower-Cover, 2023_Oil on canvas_130.3x162.2cm

 

 

서울아트나우

 

2026. 6. 9(화) ▶ 2026. 7. 31(금)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24길 41-14 | T.02-572-7987

 

www.seoulartnow.com

 

 

Volume Tower-Cover, 2026_Oil on canvas_72.7x60.6cm

 

 

김성호의 화면은 먼저 색으로 다가온다. 원색의 책등과 선명한 표지들이 층층이 쌓이고, 그 사이로 익숙한 형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술사적 이미지와 대중문화의 캐릭터, 민화와 책거리의 요소들은 한 화면 안에서 나란히 놓인다. 처음에는 하나의 화려한 서가처럼 보이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시간과 문화가 겹쳐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김성호의 작업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열광하며, 무엇을 아름답다고 여기는가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그는 그 질문을 탐구하는 구조로 책을 선택했다. 책은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 가운데 일부를 선택하고 편집해 하나의 체계로 묶어내는 매체이며, 표지는 그 내용을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한다. 취향이 만들어지는 방식과 책이 작동하는 방식이 닮아 있는 이유다.

그의 화면에서 책은 읽기 위한 대상이라기보다 이미지를 담고 배열하는 틀이 된다. 표지와 제목, 책등과 가름끈은 단순한 책의 요소를 넘어 화면을 구성하는 형식이 되고, 그 안으로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스며든다. 고흐와 미키마우스, 책거리와 현대의 미술 서적은 같은 화면 안에서 특별한 설명 없이 공존한다. 원래는 다른 영역에 속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란히 놓이는 순간,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가치와 취향의 기준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면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밀도로 먼저 시선을 붙잡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책등 사이에 숨은 이미지와 잘린 표지, 작은 단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 번에 읽히는 그림이 아니라, 볼수록 새로운 장면이 나타나는 그림이다. 익숙한 것들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같은 장면은 끝내 발견되지 않는다.

《눈부신 서가》는 책에 관한 전시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미지의 세계에 관한 전시다. 화면 속 서가는 지식을 정리하는 장소라기보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것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가깝다. 김성호는 그 장면을 밝고 정교한 회화로 펼쳐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관객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해 왔고, 무엇을 가치 있다고 여겨 왔는지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Volume Tower-Cover, 2023_Oil on canvas_130.3x97cm

 

 

Volume Tower-Cover, 2026_Oil on canvas_70x70cm

 

 

Volume Tower-Cover, 2023_Oil on canvas_145.5x112.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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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609-김성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