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展

 

고요가 머무는 곳

 

 

 

GANA ART NAMSAN

 

2026. 5. 15(금) ▶ 2026. 8. 17(월)

서울특별시 용산구 소월로 322,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로비층

 

www.ganaart.com

 

 

 

 

가나아트 남산은 한국 현대 수묵화의 거장 소산(小山) 박대성(b. 1945)의 개인전 《고요가 머무는 곳》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겸재 정선으로부터 이어지는 진경산수의 맥을 계승한다는 전통적 수사를 넘어, 종이와 붓, 그리고 먹이라는 동아시아의 가장 고전적인 매체가 동시대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혁신적인 조형 언어를 획득하고 있는지를 조명하는 자리다. 박대성은 수묵화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대미술의 지형도 속에서 전통의 맥을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킨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2-2023년 하버드대학교, 다트머스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등에서 개최된 해외 순회전에서 세계적인 미술 기관들은 그의 작품이 지닌 폭발적인 추상성과, 서구 미니멀리즘과 구조적으로 맞닿아 있는 여백의 미학에 주목한 바 있다. 서양의 유화가 캔버스 위에 물감을 덧칠하며 형태를 보완해 나가는 가역적 구조라면, 박대성의 수묵은 붓이 닿는 즉시 한지에 스며들어 돌이킬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그의 화폭 위에서 먹은 단순한 검은 안료를 넘어, 그 자체로 고유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하나의 우주가 된다.

작가의 예술적 출발은 결핍과 장애라는 실존적 한계를 초월하려는 치열한 사투였다.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 가족과 왼쪽 팔을 잃은 참혹한 상처를 겪었으나, 그는 이 운명을 원망하는 대신 예술적 집념으로 승화시켰다. 정규 미술 교육 대신 전국의 산천을 스승 삼아 홀로 붓을 든 그는, 1994년 뉴욕 소호에서 “내가 가장 잘 다루는 붓과 먹으로 우리 고유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현대미술”이라는 자각에 도달했다. 이후 전통 수묵 기법에 서양화의 조형적 구성을 과감히 융화하며 ‘소산수묵’이라는 독자적 화법을 개척해 냈다. 새의 눈으로 산세를 굽어보거나 물고기의 시선으로 공간을 왜곡해 바라보는 독창적인 다시점 구도는 관람객에게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며, 바위를 깎아내듯 긋는 강렬한 도필(刀筆)은 화면에 폭발적인 장력을 부여한다. 매일 아침 냉수마찰과 임서(臨書)로 하루를 여는 구도자 같은 삶 속에서 빚어진 그의 풍경은, 서구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도 온전한 현대적 수묵화에 이르러 있다.

가장 한국적인 필묵으로 세계적인 공명을 이끌어내는 이번 전시는,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의 속도에 지친 우리에게 잠시 멈춰 호흡을 늦출 수 있는 깊은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박대성이 제안하는 수묵의 여백 안에서, 먹이 뿜어내는 강렬한 생명력과 한국 미학의 장엄한 서사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유루_192x130cm_ink on paper_2024

 

 

독락당_46x69cm_ink on paper_2021

 

 

화우_195x161cm_ink on paper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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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515-박대성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