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정 展

 

영원한 경이

 

 

 

OCI미술관

 

2026. 4. 17(금) ▶ 2026. 5. 30(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4 | T.02-734-0440~1

 

www.ocimuseum.org

 

 

 

 

물과 함께 부유하던 안료 입자들이 서서히 화면 위에 안착한다. 물이 증발한 자리에서 선명해진 물감의 흔적은 층을 이루며 포개지고, 얇게 스민 결은 서로를 스치며 미묘한 차이를 남긴다. 눌린 자국은 사라진 순간의 자리를 드러내고, 으스러진 존재는 그대로 박제된다.

조유정은 색의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탐구한다. 안료가 품어온 시간은 켜켜이 쌓이고, 그 축적이 빚어낸 색채들은 격자의 구조 속에 질서 있게 배열된다. 수납장 속에는 작가 미상의 오래된 그림, 직접 키운 장미, 원물질 그대로의 광석이 나란히 놓이고, 색이 지닌 역사와 가치는 위계 없이 공존한다. 그렇게 쌓인 색들은 모두를 위한 하나의 거대한 컬러 차트이자 색의 아카이브로 남는다.

순간이되 영원하고, 사라지되 남는다. 증발과 중첩이 만들어낸 색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물질이 품은 찰나의 경이로움과 마주하게 된다. 그 감각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영원의 영역으로 스며든다.

 

백소현(OCI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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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417-조유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