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희 초대展

 

JIGSAW

 

 

 

갤러리 내일

 

2026. 3. 6(금) ▶ 2026. 3. 18(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 내일신문 B2 | T.02-2287-2399

 

www.gallerynaeil.com

 

 

Hover21_acrylic on canvas_38x45.5cm_2022

 

 

화면은 하나의 장場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과 감각의 층이 엉겨 있는 감응의 지형이다. 온기와 냉기, 투명과 불투명,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은 이 안에서 충돌하거나 병치되지 않는다. 그것들은 마치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내 작업은 고정된 프레임 안에서 발생하는 단일한 제스처라기보다, 서로 얽히고 포개지는 움직임의 반복 속에서 점차 형체를 얻는다. 이 과정은 일관된 논리를 따르기보다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구조를 의심하고 갱신하는 무정형의 사고와 닮아 있다.

나는 이 흐름을 ‘덧입히기’와 ‘가리기’라는 두 개의 행위로 직조해 나간다. 브러시의 경로는 기록이자 삭제이며, 생성이자 침묵이다. 처음의 흔적은 이후의 행위에 의해 부분적으로 은폐되거나 재해석된다. 하나의 형상이 만들어낸 에지(edge)는 또 다른 스트로크의 틈으로 침투하며, 때로는 음영이 빛이 되고, 빛이 어둠의 바깥 윤곽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경계는 고정되지 않고, 층의 순서는 언제나 뒤바뀌며, 형태는 부유한다.

그 안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들이 도사린다. 균형과 비례, 안과 밖, 위와 아래는 더 이상 상식적인 위치를 점유하지 않는다. 평면 위에 드러난 이 비가시적 조직은 공간에 대한 인식 자체를 흔든다. 그것은 마치 시각적 모순을 정제된 구조로 치환한 펜로즈의 환영처럼, 회화라는 2차원의 틀 안에서 불가능한 입체를 시도한다.

내 작업은 전체의 진실을 노출하지 않는다. 드러남은 언제나 일부이며, 남겨진 여백과 겹침은 또 다른 형상을 낳는 토양이 된다. 이 단편적 요소들은 어느 순간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성하며 화면을 채운다. 나는 이 복합적인 긴장과 호흡, 생성과 공존의 상태는 멈춰 있지도, 완전히 고정되지도 않은 상태로, 지속적으로 떠돌며 미끄러지는 형상의 군집이다.

 

 

Hover24_acrylic on canvas_38x45.5cm_2022

 

 

Hover202-2_acrylic on canvas_72.7x60.6cm_2022

 

 

Hover7_acrylic on canvas_38x45.5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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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306-이대희 초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