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제8회 김미희 展
숨비소리 - 흔(痕)과 적(積)
숨비소리 - 빛_146x112cm_장지 분채 석채_2024
인사아트센터 2F 충북갤러리
2026. 2. 11(수) ▶ 2026. 2. 23(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 T.02-736-1020
숨비소리 - 원_86x56cm_장지 분채 석채_2025
김미희의 흔(痕)과 적(積)
이번 전시는 화가로서 지내온 40여 년의 시간과 거기에 흔적(痕迹)으로 남겨진 자신의 소회(所懷)를 말하는 작은 정리입니다. 작품에서 말하는 흔(痕)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삶의 현장이면서 예술가에 대한 치유의 영역입니다. 흔(痕)은 상처임과 동시에 치유를 위한 통증입니다. 통증은 아픔이면서 치유되어 가는 과정의 증거라고 합니다. 전시의 흔(痕)과 적(積)은 흔적(痕迹)의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입니다. 전시에서 말하는 적(積)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온 작품활동과 활동의 결과로 수반되는 예술작품의 집합체를 말합니다. 상처와 치유의 흔(痕)이 켜켜이 쌓인 예술활동의 산물로의 적(積)이 융합되어 앞으로 지향되어 예술가로서 걸어가야 할 시간과 공간에 대한 환영의 영역입니다.
화가로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980년대는 우리 사회의 격변이면서 정신활동이 제한되거나 통제받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의 작품들은 교육자로서 현실에 입안된 화가로의 이중생활(?)을 해야만 했던 과거의 행적이 오롯이 드러납니다.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세계에 대한 개척 정신에 입각한 개인의 해석과 독특한 형식미를 추구하고자 했던 때임을 잘 알게 합니다. 작품에 있어서도 군집 인물이나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는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이미지(형식적인 부분에서는 전통 수묵채색의 경향으로 따르면서도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진보적 성향을 지닌)의 이중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군집인물화의 형태이지만 묘사 뒤에 숨겨져 있는 사회에 대한 적응과 진보적 정신적 도덕적 의미를 숨겨놓은 알레고리(allegory)적 형태로 묘사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재료와 형식에 대한 탐구는 얇은 한지에 광물성 원료를 정제한 수간 물감을 아교와 섞어 여러 번 칠하여 색을 완성해 나가는 전통채색 기법인 수간채색을 사용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전통 수묵화에 대한 연구와 전통을 계승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 함께합니다. 형식과 재료를 중시하는 전통 회화기법을 현대화하려는 일련의 노력입니다. 이는 교육자로서의 활동과 예술가로서의 정신활동이 일치하지 않음에 대한 스스로의 반의적 상태로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과 정신의 세계가 각기 다른 자체를 인정하면서 예술작품에 대한 특별한 세계를 구축하고자 했던 가상의 영역입니다.
숨비소리 - 상생_86x56cm_장지 분채 석채_2023
숨비소리 - 염원_86x56cm_장지 분채 석채_2023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사회적 인간으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대적 경향과 교육자로서의 전통적 가치를 지닌 수묵채색은 1980년대의 군집 인물과 여성의 이미지가 90년대 후반과 2000년경에 이르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재료적인 부분에서는 수간채색에서 장지에 분채로,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아이를 안고 있거나 꽃을 안고 있는 독립적 여성의 이미지로 전환됩니다. 예술가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된 시기를 가지면서 희노애락에 대한 개인의 역할과 예술활동에 대한 독립적 견해가 드러나는 작품들입니다. 어찌 보면 김미희 자신의 의미에서 예술은 현실과 다른 역설적이거나 이율 배반의 역할이 맞다고 생각하게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예술작품은 예술가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방식으로서 예술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각양의 방식입니다.
예술은 예술가의 본연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다만 예술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일 걸린다고 합니다. 2000년대 중 후반에 즈음해서는 달항아리와 사과 이미지가 많이 등장합니다. 사과의 모양새와 달항아리의 모양새가 비슷한 것도 여기에 연유합니다. 이러한 사과의 이미지는 달항아리와 같은 개념의 것으로 자리합니다. 달항아리 또한 작품의 이미지로 등장하면서 화가 본인의 생명과 본인을 에워싼 세상의 숨결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합니다. 달항아리로 분한 사과는 지식과 풍요를 상징합니다. 성경 속에서 사과는 금단의 것으로, 과학에서는 진실에 대한 탐구의 것, 우리나라에서는 액을 막고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지듯이 항아리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달 항아리는 관찰자로서 세상의 일부로서 세상을 이해하는 교두보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달항아리에는 꽃이 함께합니다. 항아리의 무늬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항아리와 대등하나 개체로서 자신을 상징하거나 온화한 세상의 염원을 바라는 구원이기도 합니다.
숨비소리 - 결_146x112cm_장지 분채 석채_2024
최근의 작품에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주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작품세계가 완숙에 이르는 시기로서 앞으로 지향해야 할 예술가적 사유의 근원으로 닿아있습니다. 작품에서의 숨비소리는 생명이며, 삶의 근원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심원을 이이기 합니다. 고단하고 힘겨운 삶의 여정이 아니라 해녀들의 숨소리가 자신의 세계와 닿아 있음을 확인하는 때가 아닌가 합니다. 작품에 대한 세계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이라는 가상의 세계가 융합되는 과정의 표현입니다.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자연경관과 바람은 고통스러움을 감추고, 부조화스러운 것을 숨소리에 숨겨내는 삶의 고단함을 안녕과 안전, 다가올 행복에 대한 염원의 숨입니다. 나룻배에 몸을 실어 바다에 나가는 해녀들의 생활은 더 이상 아름다움이 아니라 화가 스스로가 거기에 속해있는 영혼의 울림이기도 합니다. 현실에 대해 다소 부정적 이미지를 지녔음에도 ‘희망을 꿈꾸는 예술’ 또는 ‘예술이 삶의 근간이 되는’ 작품활동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이미지를 작품에 녹여내는 과정을 완성해 갈 수 있었습니다. 해녀들이 뿜어내는 숨비소리와 생활의 근간으로 선택된 제주의 오름, 정신적 가치를 의미하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등이 산이나 숲의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삶의 의지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희망을 품고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은 숨비소리이면서, 제주의 바람이면서 오름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주의 오름이나 바닷바람, 숨비소리는 예술의 이미지를 위해 차용된 것입니다.
현실의 삶과 정신의 삶이 일치되면 좋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교육자로서의 여성,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여성, 목마른 예술활동에 대한 열망을 희망하는 화가로서의 여성이 각기의 역할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지금의 그녀를 이야기하지만 때로는 그에게 예술에 대한 탐구와 삶의 능력이 함께하거나 공존하지 못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에 드러나는 김미희의 예술세계는 생활과 현실, 예술로서의 이상세계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현실은 그녀의 생활터전이며, 이상세계는 현실과 대립하거나 공존하거나 융합하기도 하는 정신활동의 영역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녀의 작품들은 세상을 관찰하고 정신의 이미지를 현실에 결합시켜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격정을 함께합니다.
- 2026. 2월 박 정 수 (미술평론. 갤러리스트)
숨비소리 - 위로_86x56cm_장지 분채 석채_2026
원 - 4월의 숨결_92x65cm_장지 분채 석채_2014
숨비소리 - 맥_73x53cm_장지 분채 석채_2024
|
||
|
■ 김미희 | 金美姬 | Kim Mi Hee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제8회 김미희 개인전_숨비소리 - 흔(痕)과 적(積)(인사아트센터 충북갤러리) | 제7회 김미희 개인전_ 숨비소리 그리고 풍경(정수화랑, 서울, 2025) | 제6회 김미희 개인전_ 숨비소리 숭고한 삶의 숨결(사이아트 도큐먼트, 서울, 2023) | 제5회 김미희 개인전(씨쏘갤러리, 수원, 2019) | 제4회 김미희 개인전(화봉갤러리, 서울, 2013) | 제3회 김미희 개인전(갤러리 이즈, 서울, 2010) | 제2회 김미희 개인전(타블로갤러리, 서울, 2008) | 제1회 김미희 개인전(타블로갤러리, 서울, 2006)
부스개인전 | 키아프 부스개인전(코엑스, 서울, 2014) 외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등 16회 개최
그룹전 및 기획전 | 100여회 | 굳모닝새아침전(마루아트센터, 서울, 2026) | 서울아트쇼(코엑스, 서울, 2025) | 춘추회 50주년전(세종문화회관, 서울, 2025) | 충북대 50주년기념전(충북대미술관, 청주, 2025) | 한국현대회화 100선전(마루아트센터, 서울, 2025) | 충북예술로 본 세상(명갤러리, 청주, 2025) | 채묵화회전(한국미술관 공예갤러리, 청주, 2024) | 충북미술 아카이브전(청주시립미술관, 청주 , 2020) | 한국화 동질성 천년의 숨결전(예술의 전당, 서울, 2010) | 동방의 빛 초대전(밀라노미술관, 이탈리아, 2009) | 한국미술협회전(예술의 전당, 서울, 2008) | 채묵화회 창립전(아랍미술관, 서울, 1984)
수상 | 대한민국한국화대전 특선(한국화부문, 2008) 외 다수 수상
현재 | 충북대 강사 역임, 채묵화회, 춘추회 등 한국화 채색화의 현대화 작품연구에 주력
E-mail | arsmi@hanmail.net
|
||
|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60211-김미희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