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een Relations 展

 

선유, 허수연, 줄리아 코왈스카

 

 

 

G gallery

 

2026. 1. 7(수) ▶ 2026. 2. 7(토)

서울 강남구 삼성로 748 제이에스하우스 B1

 

www.ggallery.kr

 

 

Sun You _No Title, Wire, beads, silk pins, magnets, acrylic on canvas, artificial flowers,

acrylic on ceramic base, Dimensions variable (approx. 22 x 30 x 46 cm)_2025

 

 

우리는 대개 세상을 빠르게 이해하려 한다. 오해받지 않기 위해 설명을 덧붙이고, 명쾌하게 정리되는 결론을 추구하며, 눈으로 확인되는 것만을 진실로 삼고자 한다. 그러나 감정은 언제나 그보다 복잡하고, 쉽게 포착되지 않는 여러 층위와 흐름을 품고 있다. 《Unseen Relations》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관계’의 결을 더듬는다. 감정이 형성되는 느린 속도를 살피며 작품 앞에서 보는 이의 감각이 미세하게 변하는 순간들을 불러낸다. 선유, 허수연, 줄리아 코왈스카 세 작가가 다루는 비가시적 정서와 관계의 긴장은 관람 행위 속에서 다시 구성된다.

선유의 조각들은 사소한 요소들이 모여 이루어진 관계망을 연상시킨다. 자력과 중력에 의지해 간신히 균형을 이루는 구조들은 어떤 거대한 전제나 확고한 서사를 제시하지 않고, 오히려 작은 사물 하나하나를 천천히 바라보게 한다. 철사와 철사를 잇는 것은 자그마한 자석 하나일 뿐이며, 오려진 천 조각은 가는 바늘 끝에 걸려 겨우 매달린다. 비즈가 꿰어진 선들은 가볍게 꼬인 채 스스로의 무게에 더해 인조 속눈썹의 것 또한 감당한다. 이 섬세한 장면들 속에서 사물 간의 의존과 연결이 드러나는 순간, 관계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변하는 과정임을 인지하게 된다. 선유는 이러한 유동적 관계를 조형 언어로 번역하며, 보는 이의 시선을 보다 예민한 층위로 이끈다.

허수연의 작업은 사회적 기대와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긴장을 추적한다. 당연한 사회적 기준으로 제시되는 ‘좋은 삶’이라는 명제는 개인의 끊임없는 노력을 요구하지만, 이를 쫓을수록 밀려오는 불일치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작가는 바로 그 불확실하고 불편한 순간을 붙잡는다. 반투명한 천과 한지 위의 번지고 흔들리는 형상들은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만들어내며, 거듭된 기대와 실망의 과정을 보여준다. 허락되지 않는 명확한 결론을 찾으며 겹쳐진 붓질은 단단한 형상을 구축하기보다, 감정이 머무는 자리들을 스쳐 지나가듯 흔적만 남긴다. 작품을 마주한 이들은 그 유예의 시간 속을 머물며 일어나는 내면의 미세한 움직임을 지각하게 된다.

줄리아 코왈스카의 화면 속 신체는 부드럽고 매혹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을 남긴다. 끝이 갈라지고 길게 뻗은 혀, 흐릿함을 뚫고 꽂히는 눈빛은 익숙한 아름다움의 구조를 뒤흔들며, 보는 이가 기준 삼아온 시선의 규칙을 다시 점검하게 만든다. 화면 속 존재들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으로 머무르지 않고 스미듯 드러나는 욕망의 기류를 통해 관계적 장면을 형성하는데, 이 관계는 화면 바깥에 선 이를 자연스럽게 포함하지 않는다. 그 내부에서 오가는 의미와 분위기는 관람자에게 온전히 열리지 않은 채, 닿지 않는 거리감을 유지한다. 이 순간 관람자의 위치는 미세하게 흔들린다. 그리고 관찰하는 자와 관찰당하는 자 사이의 경계는 잠시 흐려진다.

세 작가는 각자 다른 매체적 언어를 사용하지만, 보는 이의 감각을 재배치한다는 지점에서 서로 연결된다. 그들이 포착하는 불안, 욕망, 상호의존성과 같은 정서 구조는 완결된 서사보다는 단편적 인상과 미묘한 흔들림을 통해 더 분명히 드러난다. 《Unseen Relations》는 거창한 이야기 대신, 관람 행위 속에서 비로소 발생하는 관계의 순간들에 주목한다. 사물의 작은 움직임, 감정의 희미한 떨림, 시선이 되돌아오는 찰나-그 경험들 안에서 관계는 새롭게 생성되고, 보는 이는 자신이 세계와 맺어온 방식을 조용히 다시 살피게 된다.

 

 

Huh Suyon 作_precarious future, ever-giving flowers, Paint on silk organza_170x130cm_2025

 

 

Julia Kowalska 作_Quietly await_Oil on canvas_116x89cm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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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107-Unseen Relations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