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현 展

 

석양에 내려앉은 눈

 

 

 

이상범가옥

 

2025. 12. 16(화) ▶ 2026. 3. 31(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대로 31-7

 

 

한림모설 寒林暮雪, Snow at Dusk in a Cold Forest, 2024-2025_

종이에 먹· 잉크·크레용·인주(印朱)_194x130cm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종로구 누하동 이상범가옥에서 《손동현 : 석양에 내려앉은 눈》전을 5월 9일부터 9월 20일까지 국가유산청 사업 이후 12월 16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상범가옥은 한국화의 대가 청전 이상범(1897-1972)의 자택이자 화실로 2005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이상범의 제자인 배렴, 박노수와 같은 후대 한국화가가 교육 받은 ‘청전화숙’이기도 하다. 국가유산청과 서울특별시, 종로구가 주최하는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이상범가옥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두 번째 전시이다. 사업 주관처로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전통의 현대적 변용’이라는 큰 주제 아래 2000년대부터 전통 한국화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 소재를 풀어내며 주목받아온 손동현 작가의 전시를 선보인다.

청전 이상범은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 후 여러 차례 특선하였으며, 해방 이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고문과 홍익대학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한 한국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청전은 청년이던 1923년 동료 작가이던 변관식, 노수현, 이용우와 함께 동연사(同硏社)를 조직하며 전통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했으며, 관념산수의 틀에서 벗어나 ‘신구화도(新舊畵道)’ 연구를 기반으로 실재하는 경치를 단일시점으로 원근법을 적용하고 철저한 사생으로 근경을 확대한 작품을 선보였다. 청전은 기암절벽과 계곡 대신 산골의 농가, 초가집과 기와집, 개울과 목제 다리를 화면에 그려 넣었고, 가축을 몰거나 밭을 가는 농부, 지게를 진 초부, 양동이를 진 노인, 낚시질하는 노인 등 인물을 화면 중심부에 배치하였다. 이는 당시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자 우리 주변의 진실한 삶의 모습이었다. 이처럼 청전은 ‘청전화풍’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현실의 풍경을 자신만의 준법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독창적인 이상적 이미지로 구현했다.

손동현(1980- )은 20여 년간 한국화와 대중예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용하는 작품을 선보여 온 작가이다. 작가는 2006년 ‘Pop-Icon’을 한문으로 음차한 ‘파압아익혼(波狎芽益混)’이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고 슈퍼맨, 슈렉, 스타워즈 다스 베이더 같은 대중예술 아이콘을 한국화 기법으로 그려낸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 초상화 제작의 전제를 뛰어넘으면서도 그 재현 방식으로 가상의 인물을 재현했다. 그의 작업 세계는 동북아시아 회화의 전통적 기법과 매체의 특성을 담아낸 작업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화의 정형화된 형식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주제의식이다.

 

 

사계산수 四季山水, Landscape of the Four Seasons, 2024-2025_

종이에 먹·잉크·크레용·인주(印朱)_182x360cm_8곡병, 화면 각 폭 130x45cm

 

 

이번 전시에서 손동현은 청전의 산수화 중 설경에 감응하며 이를 차용한 신작 <한림모설>(2024-2025)을 비롯하여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에 대해 “청전 특유의 완만한 산세와 서체추상에 가까운 필법 등에 영향을 받았지만, 그 영향은 개별 작업의 형식에 따라 다르게 적용했다. <한림모설>은 청전 작업 중 설경만을 모아 구도를 만들었지만, 완만한 산세가 모이고 쌓여 청전스럽지 않은 대관산수를 구성한 작업”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외에 8곡병 <사계산수>(2024-2025)은 작가가 청전을 비롯한 여러 한국화가가 즐겨 사용했던 전통적 ‘사계산수’ 구성을 비선형적 방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5월 9일 오후 3시 30분에 이상범가옥에서 진행된다. 또한 5월 한 달 동안 여섯 명의 전문 연구자가 릴레이 강연을 진행한다. 5월 13일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실장 안현정, 5월 14일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실장 장준구, 5월 16일 서울대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서유리, 5월 20일 겸재정선미술관장 송희경, 5월 21일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김상철, 5월 23일 한겨레 미술·문화재 전문기자 노형석이 발표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정현 학예사는 “이번 이상범가옥에서 개최될 손동현 작가의 전시는 이상범가옥을 방문할 관광객들이 직접적으로 ‘전통의 계승과 발전’에 대해 사고하며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상범가옥이 더욱 알려지고 많은 분이 방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시 기획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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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1216-손동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