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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ICNESS: PHOTO - THE PHOTOGRAPHIC 展
양승원, 정영호

RANEE SEOUL
2025. 11. 25(화) ▶ 2025. 12. 19(금)
서울특별시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224 1층
www.instagram.com/raneeseoul

양승원 作_Suspended boundaries #52_2025
양승원, 정영호 사진, 사진적, 그리고 사진성
사진은 전위적 갱신을 표상하는 최신의 매체로 한때 분명한 정초를 이뤘다. 그것은 사실주의적 재현의 경로를 통해 매체의 전통성에 국한하던 기존 예술을 범주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이미 자신의 유효성을 증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기술의 요소를 동력 삼아 자기 갱신을 거듭해 온 사회라는 체계,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공중(public)의 구조적 재편은 사진이 ‘보편화’라는 현실을 불가피하게 직면토록 하였으며, 반면 그러한 역설적 국면은 동시에 사진을 독자의 미적 매체로서 그 위상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결국 사진의 광범위한 사회적 유통 현상은 예술에 관한 전문적인 문해의 권위를 상대화함으로써, 예술이 제 작동 원리를 새롭게 직조하는 변화의 실현에 일조한 셈이다. 이렇듯 사진은 자체로 실천성을 내재한 대중 미디어로서 어떤 관계항을 조율해 낸 장치라는 점에서, 동시대 지각의 형태와 시각 문화의 전개 방식을 구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할 수 있을 테다.
전시 《PHOTOGRAPHICNESS: PHOTO / THE PHOTOGRAPHIC》은 이상의 지형에서 역사적 형상으로서의 이른바 ‘사진(photo)’, 또한 동시대 예술 형식으로서의 소위 ‘사진적(the photographic)’인 것에 관해 사유의 전환을 모색하는 시도다. 이를 위해 본 기획은 양승원과 정영호, 두 명의 작가는 순수 예술의 범주에서 사진 관념(또는 관념 사진)을 심화하는 창작의 주체이자 일종의 전형으로 호출하는데, 이는 두 작가의 작업이 곧 사진의 맥락과 동시대 예술의 의미를, 혹은 동시대 예술에서 사진의 위상을 재편하려는 공통의 미적 의제를 공유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이때, 사진의 차원은 사진과 예술 간 매체의 속성을 구별하거나 통합하는 것으로, 나아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물질적 속성을 변별하거나 아우르는 것으로 따로, 또 같이 스스로를 총체화한다. 유사 이미지의 생성을 통해 사실과 가공의 경계에서 관습화된 인지 체계에 균열을 내어 사진의 다원적 변주를 창출하는 양승원, 그리고 디지털–네트워크 조건에서의 스크린적 광학 경험과 신체 기반의 실관적 감각 경험 사이의 간극에서 작금의 매체 환경을 사진과 함께 상기하는 정영호의 작업으로부터, 전시는 각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아카이브 색인(index) 이미지로서 일련의 ‘사진(적) 형상’, 더불어 그 가운데 특정한 기준으로 선별하고 이를 물질로써 인화한 ‘사진(적) 형태’, 동시대 예술의 실천인 ‘사진(적) 형식’으로서의 개념 정련을 제안한다.
《PHOTOGRAPHICNESS: PHOTO / THE PHOTOGRAPHIC》는 그렇게 사진과 사진적의 표제를 상호 가로지르거나 때로는 빗겨내면서, 사진의 매체와 매체로서의 사진, 그 다단하고 복잡한 오늘날 ‘사진성(photographicness)’을 둘러싼 논의의 계기를 지금, 여기에 마련코자 한다. 이처럼 전시는 일상 기록의 매개나 재현의 도구로 사진을 이해하는 층위로부터, 하나의 예술적 형식이자 단일한 미학적 양식으로서의 사진을 향한다. 제시된 사진과 사진적이라는 중첩의 지평은 단순한 대립적 구도로 단절하는 유별이 아닌, 해당 개념의 확장을 향한 상호 교란과 긴장을 유발함으로써 당대 감각과 인식 구성의 조건을 조망하려는 기획의 일환이라 하겠다.

양승원 作_Suspended boundaries #31_2025

정영호 作_Decountexualized 'SHAME' from Uk 2017 protest_2018

정영호 作_Abortion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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