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익 展

 

나른한 오후

 

교류, 직류, 하류_162.2x112.1cm_oil on canvas_2025

 

 

갤러리퍼플

 

2025. 11. 14(금) ▶ 2025. 12. 27(토)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수레로 457-1 | T.031-521-7425

 

www.gallerypurple.co.kr

 

 

강변유람 : 그림자를 바라보다_90.9x65.1cm_oil on canvas_2025

 

 

갤러리퍼플은 오는 11월 14일 (금)부터 12월 27일 (토)까지 서상익 개인전 《나른한 오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 〈나른한 오후〉는 서상익이 오랜 시간 이어온 ‘오후’의 정서를 통해, 변화해 온 자신의 회화적 태도를 되짚는 자리다. 2008년 첫 개인전 〈녹아내리는 오후〉로부터 17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다시 ‘오후’를 말한다. 서상익에게 ‘오후’는 예술가로서의 내면을 비추는 상징적인 시간이다. 막연함과 의심 속에서도 붓을 들던 그때를 지나, 이번 전시는 사유와 성찰로 깊어진 예술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서상익은 내러티브가 강조된 연극적인 공간 구성과 비현실적인 장면을 통해 자신이 마주한 현실과 내면의 고민을 회화적으로 풀어왔다. 그의 화면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언제나 사회의 풍경과 맞닿아 있다. 그는 일상의 장면이나 미술관, 도시의 풍경 속에서 현대인의 태도와 사회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며,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바라본다.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언어인 ‘회화’를 통해 삶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자신이 속한 세계를 성찰한다.

서상익은 특정한 형식이나 주제에 자신을 규정짓지 않는다. 작업마다 회화의 가능성과 표현 방식을 새롭게 탐색하며, "예술이란 무엇인가”, “왜 그려야 하는가"라는 다소 근원적 질문에 스스로 묻고 답한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탐구하고 사유하려는 이러한 태도는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모든 작품에 일관되게 드러난다.

대표작 〈거대한 일상〉은 대형 명품 광고 이미지와 짐을 들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일상적 풍경이 한 화면에 놓여있다. 주인공이 부재하고 원근법이 해체된 화면 속에서, 그는 현실과 이미지,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시킨다. 이를 통해 '리얼리티'의 의미가 어떻게 규정되는지 묻고, 실체와 관념이 뒤섞인 현실을 회화적으로 드러낸다.

<강변 유람> 시리즈는 작가가 파리 센 강을 여행하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약 4년 만에 다시 이어진 이번 작업에서, 그는 이전의 사실적인 묘사에서 벗어나 점·선·면과 같은 조형의 기본 요소로 화면 일부를 재구성하고, 이전 작업에서는 감추어 두었던 붓질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동일한 주제를 다시 다룰 때, 시기와 시선의 변화에 따라 화면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관찰하는 작가의 태도가 돋보인다.

<화가의 성전> 시리즈는 예술의 종교적 속성을 탐구한다. 서상익은 예술을 하나의 신앙 체계로 비유하며, “예술이 종교라면 대가들은 그 신앙의 성인(聖人)”이라고 말한다. 그는 세 버전을 거쳐 약 150점에 달하는 대가들의 초상과 작품을 모사하고 재구성해왔다. 이 연작은 그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자,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려는 실험이다.

이번 전시는 외부의 자극 속에서 흔들리고, 때로는 녹아내리기도 했던 시간을 지나, 작가가 자신의 예술적 태도와 방향을 분명히 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의 정서와 태도의 뿌리가 되어온 ‘나른한 오후’를 다시 마주하며, 그 속에 스며 있던 나른함의 태도를 걷어내고자 한다. 서상익에게 회화는 표현의 수단이자 동시에 ‘그리다’를 찾아가는 ‘목적’이다. 전시 <나른한 오후>는 그러한 흐름 속에서,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오늘의 시간을 담아낸다.

 

 

거대한 일상_259.1x193.9cm_oil on canvas_2025

 

 

묘하고 적막한_35x24.3cm_oil on canvas_2025

 

 

전시된 비극_162.1.9x130.3cm_oil on canvas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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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1114-서상익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