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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씨의 수집생활 展
권선영, 여준환, 지영

충무로 갤러리
2025. 10. 22(수) ▶ 2025. 11. 8(토)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7길 28 한영빌딩 B1 | T.02-2261-5055
www.chungmurogallery.com

권선영 作_The Garden_150x150cm_Acrylic and Paper on Canvas_2025
이번 충무로갤러리에서 준비한 ‘유쾌한씨의 수집생활’은 물건이 주는 소소한 심리적 욕구에서 출발한다. 무심히 손에 쥔 사소한 물건 하나가 때로는 삶의 위로가 되고, 누군가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세 명의 작가는 이러한 ‘수집’의 행위를 단순한 취향의 아닌, 자신과 타인, 기억과 현실을 잇는 감정적 도구로 바라본다. 전시는 물건을 통해 형성되는 관계와 기억,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적인 유쾌함을 보여준다.
권선영 작가는 수집한 이미지 속 일상의 오브제를 아름다운 형태로 조합하는 콜라주 아티스트다. 일상 속 우연히 발견한 사물들을 오려 붙이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공들인 시간만큼 견고해지는 인간관계를 이야기 한다. 종이의 단면이 겹쳐지고 어우러지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타인과의 만남에 낯선 긴장을 완화하고 또 다른 의미로 재탄생하는 삶의 구조와 닮아 있다. 작가의 작품 속에는 현실의 파편이 남긴 감정의 흔적들을 유쾌하게 만나 볼 수 있다.
여준환 작가는 보이지만 주목받지 못한 사물들을 수집해 회화 속에 새롭게 배치한다. 어린시절 기억에 내재되어 있는 장난감, 사탕, 인조보석 같은 일상의 오브제들은 개인적 욕망의 산물이자 사회적 소비의 상징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장난감을 신화적 서사와 결합하여 장난감화된 신화와 신화화된 장난감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완벽한 세계의 허상과 그 이면의 공허함을 드러낸다. 반짝이는 표면 아래 숨은 현실의 모순을 포착하며, 현대인의 욕망과 환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위트있게 표현한다.
지영 작가는 어린 시절을 함께한 장난감을 매개로 상처받은 현실을 위로한다. 작품 속 세계는 언제나 안전하며, 그곳에서는 결핍과 불안이 해소된다. 작가는 기억의 잔재를 화려한 색으로 재탄생시켜,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함과 따뜻한 시간을 다시 불러낸다. 작가의 작업은 추억이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현재를 지탱하는 심리적 안식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쾌한씨의 수집생활’은 세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수집을 이야기하는 자리이자, 삶을 버티게 하는 작고 유쾌한 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관계, 욕망, 추억이라는 서로 다른 사유의 수집은 결국 인간의 내면을 향한 공통된 시선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가진 사소한 물건들이 실은 마음의 조각이며, 그 조각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구성하고 있음을 일깨운다. 유쾌한씨의 수집 속에서, 본인 스스로의 유쾌한 기억들이 꺼내지기를 바란다.

여준환 作_Charmix-2415_54x45.5cm_Oil on canvas_2024

지영 作_Lonely hearts 5_30x30cm_알루미늄에 착색, 혼합재료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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