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경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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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 8(수) ▶ 2025. 10. 14(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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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경 템페라 작품전
- 마음의 창 -


이끌림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 그 영감에 이끌려 붓을 들게 되는 순간. 저는 그것을 ‘안내받는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이끌림과 영감,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안내에 따라 그려지는 과정은 언제나 저를 매료시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한 ‘이끌림’을 따라, 꽃과 자연을 제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제 그림 속 꽃과 자연은 결국 ‘제 마음속 풍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시작
오랫동안 멈추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선 큰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의 그림을 우리 집에 걸고 싶어.” 그 한마디가 제 마음속 깊은 곳을 흔들었고, 다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불씨를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공백기를 지나 다시 붓을 드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기에, 어쩌면 우연이 아니라 운명처럼 오랫동안 그려왔던 템페라기법의 정수인 ‘이콘(icon)’ 작업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이콘화의 전문가 권민영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의 수업을 들으며 작은 그림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첫 작품은 성모 마리아의 작은 이콘이었습니다. 그 작품을 시작으로 점점 더 다양한 크기에 도전하게 되었고, 조금씩 창작의 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저는 그 모든 과정을 ‘보이지 않는 이끌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과의 대화
그림을 그리는 동안 저는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붓질 하나하나가 힐링이었으며, 작품과의 대화 속에서 저는 다시 제 자신을 만났습니다.

완성된 그림 앞에서 저절로 미소 지어지는 순간, 그것은 분명 ‘나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저의 그림은 ‘바라봄(watching)’의 상징입니다. 특별한 의미를 미리 정해두기보다, 순간순간 올라오는 감정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맡기며 그렸습니다.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그렇게 흘러왔습니다.

 

 

 

 

마음의 창
‘마음의 창’은 물리적인 창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창’입니다. 이는 단순히 육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뜻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관조(觀照)’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눈으로 형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사물의 본질과 영성을 바라보는 행위입니다. 마음의 창, 즉 ‘와칭(watching)’은 ‘깨어 있는 시선’이고, 저는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 깨어 있음의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림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이유 모를 기쁨,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그건 ‘깨어 있음 속에서 그림과 마주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꽃의 형상을 빌려온 이유
저는 꽃을 그릴 때, 단순히 예쁜 외형을 묘사하려 하지 않습니다. 꽃의 이름이나 외형보다는 그 속에 담긴 ‘영성’을 담고자 합니다. 성모 마리아 상을 보며 외모 자체가 아니라 그 존재의 본질과 영성을 느끼듯, 저 또한 꽃의 모습을 ‘차용’할 뿐, 실제로 그린 것은 꽃이 아닙니다.

꽃은 제 마음을 담기 위한 매개이며, 그 형상 뒤에 있는 본질 바로 ‘나의 마음’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마무리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저에게 설렘과 행복을 주는 축복이었습니다. 작고 많은 작품이 아니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저는 깊은 치유와 기쁨을 경험했습니다.

저의 작품 앞에 선 관람객들이, 제가 느꼈던 그 빛나는 순간과 깨어 있음, 그리고 마음의 울림을 함께 느껴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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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1008-서해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