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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Zhilong 展

gallery is
2025. 10. 8(수) ▶ 2025. 10. 14(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www.galleryis.com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인 ‘곤경(困境)’은 현대 사회 구조와 정신적 상황 속에서 개인이 직면하는 다중적인 억압과 모순을 탐구하는 데 있다. 여기서 곤경은 단순히 물질적 차원의 어려움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사회적 규율, 정신적 트라우마, 존재론적 불안을 통해 드러나는 불가피한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드러낸다. 이 주제는 고통, 소외, 억압, 고독, 무력감 등 복합적인 심리적·신체적 상태의 교차를 통해 표출되며, 현대적 생존 조건에 대한총체적 서술을 형성한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회화를 통해 시각화하고자 하였다. 작품 속 인물들은 종종 폐쇄적이고 압축되거나 격리된 공간에 배치되며, 신체는 비틀리고 경직되거나 지쳐 있으며, 표정은 무감각하거나 무력하다. 이는 규율, 억압, 그리고 존재적 곤경 속에서 개인이 겪는 수동성과 취약성을 상징한다. 또한 화면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병약한 아이, 지친 여성, 뒤틀린 인체, 동물의 사체, 약물, 까마귀 등의 기호들은 단순한 현실의 은유가 아니라 생명의 취약성과 정신적 한계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로 기능하며, 존재적 곤경,구조적 억압,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은유적 표현을 구축한다.
표현 방식에 있어 나는 냉혹한 색채, 세밀한 필치, 그리고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구도를 활용하여 고통스럽고 무거운 시각적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를 통해 관람자가 작품을 마주할 때 단순히 시각적 압박감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차원에서 공명하게 하여,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우면서도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곤경’을 다시금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따라서 ‘곤경’은 단순한 주제 선택을 넘어 존재와 사회 구조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제기한다. 이는 나의 개인적 삶의 경험과 예술적 사유의 외화이자, 정신적 억압과 생존의 곤경에 대한 응답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가 작품의 감상과 성찰의 과정을 거치며 인간과 사회, 존재와 환경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긴장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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