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래 초대展

 

PERFECT DAYS

 

 

 

갤러리 밀스튜디오

 

2025. 9. 18(목) ▶ 2025. 10. 1(수)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 빌딩 1층

 

https://blog.naver.com/art97222

 

 

Blue Diary, No.1, 2025_Acrylic on canvas_162.2x112cm

 

 

영화 《Perfect Days》에서 나는 단조로운 일상이 얼마나 감각적이고 깊을 수 있는지를 보았다. 그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그는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며 조용히 웃고, 나는 그 순간을 기억하며 수백 장의 흔적을 지우고, 말리고, 이어붙여 하나의 숲을 만들었다. 매일이 같아 보이지만, 단 하루도 같은 날은 없듯이 이 작품들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 만든 풍경이다.

작은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고, 손에 쥔 천연펄프 원단으로 색을 지워 나갔다.

지우는 손길은 바람 같고, 작은 원단은 물을 머금고 그 속으로 잎이 피어나고 빛이 들었다.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지만, 손의 체온과 방향, 손에 쥔 힘, 그날의 숨결에 따라 단 한 번도 같은 흔적은 태어나지 않았다.

지움은 상실이나 부정이 아니라, 오히려 형태를 낳는 창조의 움직임이었으며 물감이 닿지 않은 자리로 빛이 들어오고, 그 빛은 표면을 얇게 건너 시간의 결을 드러내었다. 의미 없어 보이던 몸짓들이 켜켜이 겹치며, 어느새 한 줌의 빛이 되고, 작은 숲이 되고, 때로는 파도를 품은 바다가 되기도 하며 나를 다시 일어나 걷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다.

우리의 삶에서 완벽함이란 무엇일까.

흠 없는 매끈함이나 깨끗함이 아니라, 구겨지고 상처난 흔적도 어쩌면 많은 날들 속에서 쌓인 감각의 밀도 아닐까.

《Perfect Days》는 미세한 블루의 차이처럼 사소한 반복이 품은 온도이며 날씨처럼 스며들고, 숲처럼 겹치며, 바다처럼 멀어졌다 돌아오는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Perfect days 2, 2024_mixed media_298x281cm

 

 

Perfect days 3, 2024_mixed media_298x281cm

 

 

Perfect days 1, 2025_mixed media_300x38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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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918-배달래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