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백時伯 안종중 展

 

서지만추(鋤池晩秋)

 

 

 

복합문화관 2층 열린전시실

 

2025. 9. 2(화) ▶ 2025. 9. 21(일)

Opening 2025. 9. 2(화) pm 2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우석로 70 | T.033-260-1555

 

https://chuncheon.museum.go.kr/kor/index.do

 

 

서지만추(鋤池晩秋)_140x200cm_화선지에 수묵담채_2020

 

 

서지만추(鋤池晩秋)

 

금년(2025년) 나의 작품 주제는 ‘서지만추(鋤池晩秋)’이다. 서지(鋤池)는 강원도 화천군 서오지리에 있는 물가를 말하며 그곳에 조성된 연꽃단지를 이르는 말이다.

문인화를 공부하는 이들은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중심으로 학습을 한다. 나 역시 같은 방법으로 공부했지만 특히 연꽃을 좋아하는 까닭에 많은 시간을 연(蓮) 중심으로 공부했다.

2000년 초에는 전라도 무안까지 다니면서....., 경기도 양수리를 다니면서, 강릉 선교장의 연꽃을 보면서...

때마침 화천군 서오지리에 연꽃단지가 조성되면서 틈틈이 시간을 만들고 또한 한가한 때마다 방문하기를 십수년이 되다보니 내가 연꽃이 아닌 연꽃이 되었다.

서오지리는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었고 또 말 없는 가르침으로 나를 항상 주시했다.

연못가에 앉아 연꽃을 보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라 한낮이 짧기만 했고 꽃피는 6월이 되면 곳곳에서 피어오를 모습에 흥분된 마음을 어찌할바 몰라 엉거주춤 안절부절 정신없이 서성일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과 하늘거리는 분홍빛 연꽃의 청초로움이 초여름 햇볕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과 청개구리며 송사리떼의 합창이 오후의 한때를 만끽하고 있음에 어느 교향곡보다도 아름답고 섬세하다. 하물며 뜨거운 여름 날씨에 잠깐씩 불어오는 향긋한 바람과 하늘빛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더 한층 몽롱하게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늦은 가을날 꺽어진 가지, 앙상히 버티는 빈 연밥, 물에 잠긴 늘어진 연잎 등, 하는 자연은 늘 그러함 속에 나를 비추고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참으로 인생은 유한하면서 무한하다.

이 아름다움을 어찌하여 좀 더 일찍 깨닫지 못하고 70이 넘은 지금에 와서 알아가고 있는지 씁쓸하고 외로워진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좀 더 일찍 나의 두 눈에 넣어 놓았더라면 손끝의 변화도, 생각의 변화도, 그림의 표현 방식도 지금처럼 무디지는 않았으리라.

아! 이 아름다운 세정(世情)을 어찌 해야 하나?

아! 이 아름다운 늦가을의 하늘을 어찌 보나?

아! 이 때를 맞추어 부는 가을 바람의 향기를 어찌 만나나?

오늘도 몽롱해지는 나의 맑은 정신.

아름다운 시가(詩歌)에 녹차 한잔 머금고 싶다.

 

鋤池秋日 서지추일

寒夕紅霞染藕池 한석홍하염우지  (서늘한 저녁 붉은 노을 연못 물들이고)

泳遊群雁夢中追 영유군안몽중추  (헤엄치는 물오리떼 지난 여름 추억하네)

山村燈火微微照 산촌등화미미조  (산촌마을 저녁불빛 아스라이 비추는데)

江上老翁歸路遲 강상노옹귀로지  (강기슭 늙은 어부 돌아갈길 더디네)

 

작가노트

 

 

서지석하(鋤池夕霞)_140x560cm_화선지에 수묵담채_2024

 

 

만추(晩秋)_35x140cm x3_화선지에 수묵담채_2020

 

 

연지추안(蓮池秋雁)

 

나이가 들면 육체적인 힘은 줄지만, 정신적으로는 세상을 관조하며 많은 여유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여유를 얻으면 젊을 때는 흉내도 내기 어려운 노필(老筆)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시백 선생도 고희를 넘으면서 누가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무심필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번 작품의 주요 소재는 시백 선생이 일 년이면 몇 번씩 찾아가는 서오지리 연꽃 단지의 연꽃과 오리 등이다. 연꽃은 6월부터 9월까지 피는데, 6-7월에는 잎과 꽃이 싱싱한 게 좋지만, 8-9월엔 열매가 맺고 잎이 갈색으로 물드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을과 한겨울엔 메마른 연잎 사이로 매달린 열매와 줄기가 만드는 여러 도형은 무슨 오묘한 뜻이라도 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시백 선생은 그곳에서 수많은 영감을 얻어 그림도 그리고 시도 짓는다.

석가모니가 설법 도중 한 송이 꽃을 대중에게 보여주자 가섭만이 빙그레 웃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염화미소(拈花微笑)이다. 그런 가섭을 본 석가모니는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열반묘심(涅槃妙心)·실상무상(實相無相)·미묘법문(微妙法門)이 있으니, 이를 가섭에게 부촉(付囑)하노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석가모니와 가섭이 한 송이의 꽃을 통해 주고받은 것은 불도(佛道)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이를 먹다 보면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혜안이 트인다. 세상 사물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 때때로 남의 눈과 귀를 통해 보고 듣는다. 물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최고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중에서 특히 아름답고 절묘하게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백 선생은 서오지리 연못의 연꽃, 연잎, 줄기, 오리, 개구리, 그리고 비바람을 어떻게 보고 듣고 느꼈으며,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는 수묵담채로 그리되 형상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려 하였다. 재현예술이 아닌 표현예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그린 연못과 연꽃, 그리고 오리 등은 단순히 그림이 아니다. 연못은 그의 집 앞마당이고, 연꽃과 오리는 그의 친한 친구이다. 그리고 화제로 쓴 그의 한시는 인간적인 지정의가 입체적으로 들어 있는 것으로서, 그가 이미 도달해 있거나 지향하는 높은 정신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생의 꽃인 70대에 인생을 달관한 그만의 혜안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며 짓고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남상호 선생의 글 중에서

 

 

정심운필(靜心運筆)_35x140cm x2_화선지에 먹_2023

 

 

6月_135x230cm_광목에 수묵채색_2016

 

 

6月_화선지에 수묵담채_140x70cm x2_2013

 

 

연(蓮)_22x26cm_우유팩에 도필, 혼합재료_2017

 

 

 

 

 
 

안종중(시백) | 安淙重(時伯) | Ann, Chong Jung(Si-Baek)

 

개인전 | 2000 강원일보 창간 55주년 기념 초대전, 춘천문화예술회관 | 2004 서목화랑 개관 기념 초대전, 서목화랑 | 2006 세방아트센터 개관기념 초대 개인전, 세방아트센타 | 2010 아코자갤러리 기획 초대전 <Fine Day>, 아코자 갤러리(원주) | 2011 갤러리 나무물고기 기획 초대전, 갤러리 나무물고기 | 2012 안종중 개인전 <FINE DAY>, 춘천미술관 | 2015 시백 안종중 고희전 <春老三戱>, 춘천미술관 | 2017 시백 안종중 전각전 <작품속의 작품>, 춘천미술관 | 2020 시백 안종중 특별개인전 <서지만추 鋤池晩秋>, 스튜디오 갤러리 공감 | 2022 시백 안종중 전각전 <노운심방수흔 老雲心房手痕>, 춘천미술관 | 2022 시백 우유팩 그림전 <FINE DAY>, 갤러리 상상언더 | 2023 기획 초대전 <시백을 돌아보다>, 디어라운드스튜디오 | 2023 시백 초대전-가을밤 호숫가 물오리 동동, 갤러리 느린시간 | 2025 시백 안종중 개인전 <서지만추 鋤池晩秋>, 국립춘천박물관 외 단체전 다수             

 

저서 | 남상호·안종중, 노자81송과 전각, 경인문화사, 2006 | 안종중, 안종중 전각집-작품속의 작품, 디자인하우스, 2017 | 안종중, 안종중 전각집-老雲心房手痕, 디자인하우스, 2022

 

수상 | 1971 국전 20회 입선 | 1978 국전 27회 입선 | 1980 국전 28회 입선 | 1982 한국미협전 동상 | 2001 강원서예상 | 2010 강원문화상

 

E-mail | darma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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