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허앵 展

 

Dear morning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25. 8. 30(토) ▶ 2025. 9. 21(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2층 | T.02-797-7893

 

www.willingndealing.org

 

 

 

 

Dear morning

모두가 잠이 든 밤이 되면 나는 슬쩍 내일 아침을 생각한다. 무엇을 아침으로 먹을지, 몇 시쯤 집에서 나가야 할지 등. 조용히 오르내리는 아이의 배를 한번 들여다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집안의 모든 불을 끈다.

미래에 대해서 상상하는 것은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나는 폐허와 같은 풍경만 생각해왔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여러 이유들로 부서지고 망가진 어두운 세계를. 거대한 위기 앞에서 무력한 개인으로 침몰하는 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거의 이십 하고도 몇 년 만에 드디어, 나는 이런 어두침침한 미래를 생각하는 것에 흥미를 잃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 보단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끊임없는 것들과 변하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또 조금씩 변화하고, 그 자리에 있는 듯하면서 머무르지 않는 어떤 순간들을 겪으면서 스르륵 하고.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5050830-김허앵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