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은 展

 

흐려진 시간 속 만져진 기억

 

 

 

Gallery Dos

 

2025. 8. 27(수) ▶ 2025. 9. 2(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F) | T.02-737-4678

 

https://gallerydos.com

 

 

흐려진 시간의 풍경_Oil and graphite on canvas_112x162.2cm_2025

 

 

안개 속에서 보이는 흐릿한 형태로부터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사라져가는 그리움을 남긴다.”

종종 새벽안개 속에 서 있는 기분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피부에 닿는 습기, 멀리 퍼지는 냄새, 무언가 지나간 듯한 흔적- 그 희미한 감각은 지나간 기억이거나, 말로 옮기기 어려운 잔상으로 떠오른다.

그리움과 아쉬운 날들은 형태를 갖추지 않는다. 어떤 시간들은 너무 희미해서 언어로 담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더 보살피게 된다. 나의 회화는 그런 ‘정확히 정의되지 않는’ 순간들을 포착하려는 시도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진이 또렷한 장면을 고정한다면, 나의 그림은 그 주변을 맴도는 안개 같은 시간과 감각을 붙잡으려 한다.

그림은 언어가 생기기 전의 세계처럼, 조용하고 원시적인 감각으로만 시작된다. 단어로 정의되기 이전의 감정, 마음속 어딘가에 머물던 풍경이 색과 형체로 천천히 떠오른다. 그곳은 익숙하지만 같지 않은, 지나간 시간의 일부이기도 하다.

<Imaginary Landscape>는 1인칭 시점에서 출발하지만, 겹겹이 쌓인 감정과 시간의 레이어를 따라 구조를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기억들이 어딘가 맞닿아 형성된 풍경들은, 마치 한 장면의 이미지 안에 여러 시간대가 공존하는 듯한 구조를 갖는다. 나는 그것을 통해 ‘나‘를 이야기하지만, 그’나‘는 언제나 타인의 얼굴과 이름을 품고 있다. 이 풍경은 누구의 것도, 누구만의 것도 아니며, 감정이 공존하고 얽히는 연대하는 장소가 된다.

기억이라는 감정의 구조를 다시 더듬는다. 그것은 단순히 과거의 잔상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우리가 아직 문명에 물들기 전의 정서로 되돌아가는 일이다. 그림이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고요한 방식으로 흐려지는 시간을 찾고 여운을 건네는 일이다. 바람처럼 스쳐 간 마음의 장면들이 언젠가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주고받은 문장들_Oil and graphite on canvas_116.8x91cm_2025

 

 

새벽에 읽은 편지_Oil and graphite on canvas_45.5x53cm_2025

 

 

꿈속의 꿈 (2503)_Oil and graphite on canvas_25x25cm_2025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50827-박재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