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수 展

 

눈부시게 푸르고 시린 낮

 

눈부시게 푸르고 시린 낮_91x116.8cm_린넨에 석채, 은박_2025

 

 

아트레온갤러리

 

2025. 7. 24(목) ▶ 2025. 8. 6(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로 129 B1 | T.02-364-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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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너머의 사건 - 망각_90.9x72.7cm_린넨에 석채_2025

 

 

인간이 가진 다른 동물과의 두드러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보이는 것 너머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이외의 세계는 보지 못하는 대신, 이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것은 때로는 축복으로, 때로는 저주로서 우리 삶에 작용한다.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해석하려 노력하고, 추측하고 또 동시에 오해와 타자화를 한다. 양날의 검과 같이, 특혜는 곧 한계를 동반한다.

나는 종종 인류 그 자체를 우주 속에서 객관화 해본다. 현대의 우리는 많은 순간 풍요와 안락 속에 잠겨 있다. 그러나 또 많은 순간, 여전히 우리는 사고와 같은 재난을 맞닥뜨린다. 내가 아니었다면 동시대에 살고 있는 그 누군가가 마주하는 일이다.

지금 내 눈에 담기는 눈부신 하루는 누구에게는 시리고 아픈 낮이다. 지난 날의 경험들로 나는 그것을 감각할 수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여린 풀들과, 지저귀는 새들, 산책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 존재할 전쟁과 범죄, 재난과 사고에 대해 상상한다. 오해와 몰이해로 타자화한 것들이 어느 순간 나비가 되려는 번데기처럼 내 안에 피어나는 상상을 한다.

나의 그림은 그러한 생경하고 이중적인 감각을 담아내기 위한 시도다. 밝고 푸른 색채 아래에는 고요히 통증을 안고 있는 어둡고 차가운 층위들이 있다. 상징으로 재현되는 그림 속 오브제들은 부드러움과 뾰족한 시각 언어로 뒤섞여서 배치된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관찰하고, 의심없이 받아들이곤 했던 것의 이면을 살펴보는 일은 나의 작업 과정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다. 이전 작업들에 이어서 꾸준히 등장하는 파도의 도상이 이 의미를 뒷받침 한다. 진실과 선악을 가르기 힘든 파도와 같은 세계에서 중심을 지키고자 하는 나름의 수행이 되는 것이다.

 

 

창 너머의 사건 - 새_90.9x72.7cm_린넨에 석채_2025

 

 

새의 섬_린넨에 석채, 과슈_50x100cm_2024

 

 

창 너머의 사건 - 불_72.7x60.6cm_린넨에 석채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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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724-한혜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