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나 展

 

Forest

 

 

 

갤러리 은

 

2025. 7. 9(수) ▶ 2025. 7. 14(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5-1

 

https://galleryeun.com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는 시작되었습니다.
호수의 잔잔한 물결, 강물의 흐름, 숲의 숨결,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 그리고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선 나무의 침묵 속에서 나는 잊고 지냈던 감정의 조각들을 마주하였습니다.

자연의 색들은 나의 감정을 품고, 캔버스 위에 감정의 풍경으로 피어났습니다.
그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내면 깊숙한 곳의 기억과 상상을 담아낸 정서의 숲이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긴 시간을 살아가는 척추나무의 존재는 인간의 삶처럼 단단하지만, 안으로는 수없이 흔들리는 감정을 간직한 채 자라납니다.
때로는 부서지고, 꺾이고, 다시 싹을 틔우며 이어지는 나무의 삶은 상실과 회복, 침묵 과 견딤의 시간을 품은 또 하나의 생애처럼 다가왔습니다.

작품 속의 인간 형상과 자연은 서로를 감싸며 존재합니다.
나무처럼 곁에 머물고, 숲처럼 함께 흔들리며, 서로의 삶에 닿아 있습니다.

이 관계는 곧 인간의 ‘가족’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뿌리처럼 연결된 이 관계는 보호와 사랑, 갈등과 외면, 애착과 상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감정의 구조입니다.
나는 이 관계들을 하나의 숲처럼, 유기적인 생명의 네트워크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이 숲은 단지 평화로운 풍경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고요한 상처의 흔적과, 다시 피어나는 삶의 가능성이 공존합니다. 감정의 고요와 격랑, 고통과 재생이 교차하는 이 숲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나고, 내면의 시간과 화해하려 했습니다.

이번 전시가 당신의 마음 속 숲에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그곳에 조용히 뿌리내릴 작은 씨앗 하나가 심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씨앗이 언젠가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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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709-김소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