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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초대展

갤러리 내일
2025. 6. 13(금) ▶ 2025. 6. 25(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 내일신문 B2 | T.02-2287-2399
https://www.gallerynaeil.com

나는 오래된 이야기를 엮는다. 시간이 깃든 삶의 흔적들, 해어진 천 사이를 비집고 나온 실밥같은 애환들에 귀를 기울인다.
곳곳에 살아보겠다고 애쓴 시간의 조각들이 사라질 듯 선명하다. 긁힌 흠집은 단순한 자국이 아니라 한 시대의 기록이자 증거이고 무너진 골목에, 녹슨 철문에 검버섯처럼 번진 개인의 역사가 박혀 있다.
나는 오래된 얼룩에 구멍을 뚫어 시간을 새기고, 허리가 휜 사연을 밟아 새로운 길을 낸다. 바늘귀에 걸린 바램들을 빗금처럼 날이 선 오늘로 되살리고 내일로 이어지게 한다. 시간의 흔적을 엮어내는 일, 그것이 내가 걷고 있는 작업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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