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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희 초대展
작가적 관점에서.. 존재물음
chaos-파편_162x131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2025. 6. 11(수) ▶ 2025. 6. 26(목) 서울특별시 종로구 운니동19 | T.02-730-3533
chaos-홍몽_163x112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장은선 갤러리 전시에 임하며....
어느 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문득 ‘자신을, 인간을, 존재를 탐구한 적이 있는가’라고 느끼더라도 질문하지 않는다면 결코 그 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니체는 “우리 자신에게 우리는 인식하는 자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런 근원적인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존재물음’이 작업의 주된 개념이다. 해체적(解體的) 형상(形象)으로 작품화 하였으며, 작품의 주요 특징으로서 ‘해체’가 지향하는 ‘되기’의 형상성을 추구하였다.
최선을 다해왔지만 생각과는 달리 고정된 벽속에 있는 자아를 확인하였다. 이로부터 탈주하고 싶은 갈망으로 부정적인 의식의 해체를 시도하였고 탈영토화(脫領土化 de-territorialization)의 과정을 거쳐 재영토화(再領土化 re-territorialization)를 구축하려고 하였다. 궁극적으로는 작품을 통해 삶을 긍정하는 무하유(無何有)의 자유로운 생성을 지향하게 되었다. 작품화 과정에서 자유로운 의식의 해체를 통해 심리적 정화와 생성을 추구하고 있다.
chaos-기억_163x112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나의 작품은 작은 파편들의 비통일적, 비재현적 군집으로 인해 얼핏 해체적 형상으로 보이나, 부정적 의미의 해체와는 차별화된다. 즉 내 작품의 형상은 동양의 철학적 관점에서 ‘무하유’ 즉 어떤 것으로도 되지 않음으로 해서 특정한 정체성으로 제한되고 고정되는 것을 거부하는 형상이다. 들뢰즈적인 의미로 작품의 형상은 ‘되기’의 형상, 즉 무엇임의 경계를 확정짓는 영토화의 규정에서 벗어나 다른 배치 관계에 의해 끊임없이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과정을 거치는 ‘되기’의 형상이다. 이 둘은 하나의 맥락으로 읽혀진다. 나 자신의 존재가 어떤 것으로 정체됨이나 한정됨 없이 지속적인 ‘되기’의 과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양에서는 그것을 자연과 ‘도(道)’에 따른다고 하고, 최근의 존재론에서는 ‘되기’의 개념을 의미한다. 이들의 존재론은 부정의 해체가 아니라, 오히려 어느 것으로도 될 수 있는 변화와 생성을 긍정한다.
chaos-관계성_162x112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내가 작품을 하는 이유가 진리의 근원을 찾아가는 것이고 존재를 알아가는 것이다. 질문하지 않는다면 타자(他者)의 의지에 이끌려 평생을 바치며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어느 순간 허망함으로 가득 차거나 그조차도 모른 채 지나가게 된다고 보았다. 자화상으로부터 시작된 인간존재에 대한 질문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진행되고 있고 작품으로 나타나고 있다. 존재에 대한 의문과 답은 그 끝에 다다를 수가 없다. 최근의 작품은 대부분 ‘존재와 존재자의 물음’에 관한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 명증(明證)되지 않으며 차연(差延) 상태이고 진행 중이다. '나'라는 것, 자아라고 하는 것은 대소타자(大小他者)에 의해 형성이 되고, 주체라는 것도 타자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 변화 중이며, 작품도 늘 변화의 과정에 있다.
의식의 해체로 규정 속에 머물고 있던 나는 변화를 의미하는 ‘탈영토화’를 시도하였다. 변화와 새로움과 거듭남을 의미하는 탈영토화는 자아의 본래적 본성을 찾는 과정이다. 나는 사회적 구조에 의한 억압된 비본래적인 삶이 아닌 자유로운 본래적 자아를 찾아가고자 하며, 작품에서는 고착된 규정 속의 대상을 해체함으로써 자유로운 무규정의 해방(解放)을 나타내고자 하며, 작품으로 탈영토화된 의미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chaos-다층구조_53x45.5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탈영토화 이후에 내가 지향하는 것은 삶을 긍정하는 것이다. 억압과 고통과 불안의 삶을 벗어나는 것은 이를 관조하며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아가 ‘생성’으로 거듭나고 ‘되기’를 끝없이 추구하는 것이다. 이상향인 ‘무하유’는 미지의 시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것이고 사유의 변화 속에 있다. 철학적 사유와 작품 제작 과정은 카타르시스를 동반하며 최종적으로는 생성의 무하유를 추구하게 된다. 억압과 자유, 고통과 행복, 불안과 평안의 갈림길은 마음속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의 주제인 존재사유와 혼돈 그리고 해체와 탈영토화를 작품화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심리적으로 정화되는 부분에 주목(注目)을 하였다. 인간은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지만 각자의 방법을 통해 해소(解消)한다. 내가 택한 방법은 예술이며, 작업은 삶에의 긍정성(肯定性)이 표출된 것이며 유희적 정화의식이다. 즉흥성을 가진 유희적 행위는 비재현성의 특징을 가진 해체된 형상성을 지니게 되고 잠재된 무의식과 만나면서 나만의 조형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는 고착된 현실세계를 해체하여 무하유의 생성을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chaos-환영의 현존_53x45.5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바탕은 존재의 잠재성(潛在性)을 의미하며 형상은 잠재성으로부터 생성되는 존재자를 의미하였다. 콜라주(collage)는 내게 있어서는 변화되는 자아를 의미하며 고정된 의식을 지우는 행위이다. 다양한 ‘혼합재료를 사용’하여 해체와 재조합에 적절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였다. ‘중앙집중형 구도’를 형식으로 취했는데 이를 통해 주변의 재현적 서사요소를 배제하여 형상에 영향을 주는 매개(媒介)를 제거함으로써 강한 인상의 효과를 의도하였다. ‘이미지 해체’는 일상성(日常性)에 빠진 자아의 해체이며 정체된 자의식의 탈영토화를 의미 하였다. 의도성과 즉흥성 혼재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은 의도된 구성과 아울러 우연한 조형성의 흥취와 감각적 특징이 있다.
작품의 붉고 검은 형상과 백색의 여백, 바탕을 채우는 색들의 향연은 카오스(Chaos)의 상태를 말해준다. 작품은 같은 시기에 제작하였더라도 작품마다 다른 특징이 나타나는 무규정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작품 사이의 서사적 영향이 배제되고 개별적 차이가 발생되도록 하였다. 비서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데, 추상화도 아니고 추상표현주의도 아닌 ‘참된 닮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비재현성의 특징이 있으며 이는 심리적 탐구와 존재물음의 흔적이다. 내면의 복잡한 심리와 사유를 구상적 형태를 빌어 드러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작품은 무하유의 생성을 추구하는 결과물이며,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광의적으로는 존재와 존재자의 의미를 묻는 내용이다.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된 존재물음에 대한 사유는 혼돈을 거쳐 고정된 자아나 주체란 없으며 자아란 늘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림은 ‘존재물음’을 향한 ‘칼날---외침---표현’ 이다.
2025.4.3. 이자희
chaos-공존_163x112cm_장지에 혼합재료_2025
60대 중후반인 이자희 선생님은 비구상 작업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 작가는 분절된 형상과 콜라주, 혼합재료를 활용해 자아의 잠재성과 본래성을 탐색하며 즉흥성과 비재현성이라는 독특한 조형 언어로 인간 내면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강렬한 붉음, 깊은 검정, 백색의 여백과 혼합된 색채는 감정의 극점과 혼돈을 시각화하며, 각 작품은 고유한 생성과 해체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는 들뢰즈의 존재론, 특히 '되기(becoming)'의 개념과 동양 철학의 '무하유(無何有)' 사상과도 긴밀히 연결되며, 자아를 탈영토화하고 다시 재영토화하는 정신적 여정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업은 억압된 자아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한다. 혼돈 속에서 새로운 존재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이는 곧 삶을 긍정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카타르시스로 이어진다. 분절된 형상과 물성,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의 흐름은 자기 해체와 재구성의 반복을 통해 '자유로운 존재'로 나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초여름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6월, 자아의 경계를 허물고 혼돈 속에서 자유로운 존재의 형상을 그려낸 30여점의 작품이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자희 선생님은 홍익대학교 동양화 전공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장은선 갤러리를 포함한 15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포천미협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포천미술협회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chaos-잠재_162x112cm_장지에 혼합재료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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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희 | Lee JaHee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석사, 박사졸업
논문 | 「존재물음에 대한 해체적 형상표현 연구」, 「동양회화에 있어 '상외지상(象外之象)'을 통한 내면표현 연구」, 「한국적 감성의 풍경을 해석하는 조형방식에 대한 연구」
개인전,부스전 | 16회 (서울 포천 독일 중국) | 2025 제 16회 개인전 장은선 갤러리(인사동) | 2024 제 15회 개인전 “존재물음” 그림손 갤러리(인사동) | 2022 제 14회 개인전 (홍익대현대미술제2관) | 2018 제 13회 부스전 (홍익대현대미술제1관) | 2018 제 12회 부스전 “포천미술인상” (포천반월아트홀) | 2016 제 11회 개인전 한 갤러리 (일산) | 2016 제 10회 개인전 선의로 가는길 (서울) | 2016 제 9회 부스전 kbs 갤러리 (서울) | 2015 제 8회 부스전 “슈퍼문 – 질주” (서울 예술의 전당) | 2013 제 7회 개인전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색”(인사동 조형갤러리) | 2011 제 6회 부스전 서울갤러리(인사동) | 2011 제 5회 부스전 연변(중국) | 2010 제 4회 부스전 포천반월아트홀(포천) | 2010 제 3회 부스전 독일(쾨니히슈타인 운(云) 갤러리) | 2010 제 2회 개인전 루벤(인사동) | 2006 제 1회 개인전 인사갤러리(인사동)
단체전 | ‘韓中千年之夢展’ 외 다수 참여
현재 | 포천미술협회고문 | 한국소상회부회장 | 채묵회회장
작품소장 | 국립임업시험장 | 포천시청 | 포천도시공사 | 광암이벽유적지
E-mail | csr3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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