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pin 展
금나래, 진수영

레이프로젝트서울
2025. 4. 29(화) ▶ 2025. 5. 10(토)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230, 405호
https://www.instagram.com/rayprojects_seoul

Sooyoung Chin 作_사다리 위의 천사 Messenger from heaven 2024_tea on paper_30x30cm
고정된 세계를 넘어서
레이프로젝트서울에서 이번 4월 29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리는 《Unpin》은 고정되어 있던 것을 변화시키고, 재료의 일반적 쓰임에서 벗어나는 작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진수영은 ‘티드로잉’을 이어가며 재료적 탐구와 영적 세계의 시각화에 집중한다. 금나래는 색을 흡수시키는 방식으로 면천과 아크릴의 물성을 실험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두 작가의 작업은 재료를 실험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각각이 담아내고자 하는 가치에서 차이를 볼 수 있다.
진수영은 직접 차를 우려내어 다양한 색감의 컬러 차트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종교적 이미지를 그려낸다. 작가가 유학 시절 우연히 시작하게 된 티드로잉은 영적 세계와 인간의 삶을 연결짓는 매개로 기능한다. 수채화처럼 종이에 스민 작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바래고 휘발되는데, 작가는 이러한 '티드로잉(Teadrawing)'의 변화를 통해 영적 차원과 인간 삶의 유한함을 사유한다. 특히 화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징적 도상은 종교적 함의와 더불어 영적 세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으로 기능하고, 구성상으로는 흩뿌려진 찻물 중심에 위치하여 구심점 역할을 한다. 예컨대 <Yellow light with lily>(2025)에서는 뿌려진 찻물과 비교적 뚜렷한 형태의 사다리, 백합이 분리되는 듯하면서도 서로 다른 찻물이 겹쳐진다. 여기서 사다리는 그것이 향하는 하늘, 즉 영적 세계를 잇는 상징으로 이해된다. 또 <Breath of life>에서는 뿌려진 찻물과 사람의 실루엣, 그리고 백합이 중첩되어 있는데, 이들은 영적 에너지, 즉 “생기”로 칭하는 작은 점들로 둘러싸여 서로 연결된다. 반면 작은 크기의 드로잉 연작에서는 기독교 신앙의 이미지가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사다리 위의 천사>(2024)나 <푸른 불꽃>(2024)에서는 특유의 종교적 상징물을 볼 수 있다. 한편 차는 동양에서 다도 문화로, 또 명상과 스스로를 돌보는 치유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진수영의 티드로잉은 직접적으로 치유를 표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품을 구성하는 찻물과 도상은 어긋나는 듯하면서도 동양적 차 문화와 인간생활에서 종교가 갖는 정신적 의미로 느슨하게 연결된다. 수행과 명상이라는 자기승화로서 자연스레 수용되는 이미지를 통해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영적 물음은 치유를 향한다.
서문 손하늘

Sooyoung Chin 作_Green leaf 2024_tea on paper_103x72.7cm
Breath of life 2025_tea on paper_103x72.7cm

Narae Kuem 作_Between Lines(Flesh Tint). 2024_acrylic on cotton cloth_144x110cm

Narae Kuem 作_Untitled, 2022_acrylic on cotton cloth_162.2x130.3cm

Narae Kuem 作_The Way Home 2025_monotype on canvas_16x2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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