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훈 展

 

깊게 얕은 Deeply Superficial

 

 

 

DIVE. SEOUL

 

2025. 3. 15(토) ▶ 2025. 4. 5(토)

서울특별시 광진구 천호대로 625, 지하 1층

 

https://www.instagram.com/dive.seoul.art

 

 

 

 

“삶이여, 있는 그대로 영원하라.”
지가 베르토프(Dziga Vertov)가 했던 한 선언은 삶을 있는 그대로 담고자 했던 다큐멘터리 작가들에게는 오래된 꿈이었다. 실제 삶을 얼마나 동일하게 구현하는가. 그것이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하지만 베르토프는 기계의 시선을 빌려 비로소 삶은 다큐멘터리 이미지 속에서 창조된다고 보았다. 진실된 것, 진짜처럼 보이는 것. 만져지는 듯한 현실에 가까울 것.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현실의 소리와 촉감과 움직임을 포착한다고 이야기해 왔다. 그리고 그것이 일종의 불문율과 같은 미덕이었다.
조각이 배치된 이 전시는 아이러니하게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한다. 1966년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 〈은빛 구름(Silver Clouds)〉이 설치된 화이트 큐브 갤러리 사진이다.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이 작업은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배치 방식으로 설치되었겠지만, 그 당시 사진이라는 사실에서 바로 그 은박 풍선에 가장 눈길이 두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당시 설치된 은박 풍선들은 실제로 이제 없어진 것이 되었음에도 말이다. 얼핏 보았을 때, 워홀 작품은 조각을 다루고 있는 작가에게 무게적으로나 배치적으로나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겨진 사진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서 이 진실성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면 결국은 사진의 은 입자에 다다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이트 큐브에 설치된 은빛의 작업은 카메라 플래시 빛과 함께 필름에 닿고 형태를 담는다. 그리고 이것을 인화지에 다시 빛으로 투사하면서 은 입자가 반응하여 ‘사진’이 남는다. 이 얇은 사진에서 진실을 견인하는 것은 결국 은 입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워홀의 작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전시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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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315-김민훈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