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숙 초대展

 

도예전

 

드림킹_45x27x53cm_조합토, 1245도소성

 

 

 

2025. 1. 8(수) ▶ 2025. 1. 23(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운니동 19 | T.02-730-3533

 

https://www.galleryjang.com/

 

 

바다여행_34x20x38cm_조합토, 1245도소성

 

 

배상숙 도조전

도예와 조각의 장점을 조합한 실용적인 도조 작품

 

손끝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감정 전달이라는 점에서 가장 용이한 방법의 하나이다. 신체적인 기능이 반응하게 만드는, 즉 손끝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본능적인 감정반응을 유도하게 마련이다. 특정의 형상을 만드는 경우 그 형태에 관한 건 이지적인 영역이고, 그 나머지는 감정의 영역이다. 다시 말해 형상에 대한 표현 행위 일체는 감정에 의해 지배된다. 특히 흙으로 형상을 빚는 건 소조나 도조는 아주 예민한 감정 표현을 가능케 한다. 작업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모든 감정의 움직임은 손끝이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이끈다. 그러기에 도구를 사용하는 그림이나 조각 또는 공예보다 한층 섬세하고 감각적인 감정표출이 가능하다. 이는 흙이라는 재료에 감정이 밀착된다는 걸 말한다.

배상숙은 도조 작업은 좀 색다르다. 무엇보다도 작업 난이도 높은 투각기법을 활용한다. 투각기법은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에서 쓰이던 기법이어서 새롭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현대적인 작업에서 투각기법을 활용하게 된 건 실용성에 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현대 도예 또는 현대 도조는 작품성, 즉 예술적인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둠으로써 실용성이란 측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물론 실용성이 전혀 없는, 순전히 예술적인 가치만을 추구한다고 해서 문제시할 건 없다. 높은 예술적인 가치는 때로 장식적인 가치가 될 수 있기에 이 또한 실용적인 가치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는 까닭이다.

 

 

My pet_36x17x37cm_조합토, 1245도소성

 

 

암튼 투각기법을 조형적인 특징으로 내세우는 건 작가적인 정체성에 근거를 둔다. 다시 말해 개별적인 형식을 추구하는 예술의 특성상 독특한 표현기법을 중심적인 가치로 내세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표현기법 그 자체만으로도 개별적인 형식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경우 이번 전시에 출품하는 작품 대다수가 투각기법을 적용, 작품을 보면 단박에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특색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투각기법 자체는 전통적인 기법이어서 독자적인 형식을 보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투각이라는 조형적인 특징 또는 기법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투각기법을 기조로 하는 그의 작업은 형태상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작품을 온전히 투각기법만으로 작업한다. 둘째는 기하학적인 구조의 형태에 부분적으로 투각기법을 적용한다. 셋째는 호랑이, 말, 강아지, 고양이, 사슴, 닭과 같은 동물 형상이다. 넷째는 장식적인 그림이나 투각을 가미한 인물상이다. 이외에도 세부적으로 보면 좀 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를 하나의 관점으로 통합했을 때 부드럽고 우아한 곡선 및 곡면 그리고 볼륨이 조형적인 공통점이다.

 

 

휴식_20x20x54cm_조합토, 1245도소성

 

 

작품 전체를 투각기법만을 적용한 작업은 대체로 원형의 형태로 만들어진다. 계란형이 있는가 하면 길쭉한 모양, 공 또는 도너츠나 납작한 빵 모양 그리고 파도처럼 곡면을 가진 모양이 있다. 이들 작업에서 볼 수 있는 조형적인 특징의 하나는 이중 또는 삼중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공 모양의 둥근 투각이 이중 삼중을 겹치고 있다. 조형적인 난이도가 높은 중첩의 모양은 전통적인 투각기법에서 진일보한 현대적인 해석이다. 이중 삼중의 투각이 지어내는 입체감은 기존의 형태 중심의 조형 개념을 뛰어넘는다.

투각을 이중 삼중으로 만든 건 입체감을 강화하고 기술적인 완성도를 개별적인 형식에 접근시키려는 의도이다. 여기에다 실내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실용성을 고려했다. 실제로 전구에 불이 들어오면 얼개 구조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실내등이 된다. 구멍을 통해 비치는 불빛은 얼개 구조로 인해 매우 아름다운 조형물로서의 가치를 높여준다. 마치 불규칙한 그물망을 연상케 하는 얼개 구조가 이중 삼중으로 겹치면서 매혹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지어낸다. 한마디로 투각기법을 실용성에 접근시켰을 때 얼마나 아름다운 조형물이 되는가를 실감케 된다.

 

 

나의 우주_25x25x46cm_조합토, 1245도소성

 

 

기하학적인 구조물, 즉 평면에 가까운 직육면체나 넓적한 직육면체를 구부려놓은 듯싶은 구조물 중간 양쪽에 구체 모양으로 볼록하게 솟은 투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작품이 있다. 이들 작품은 견고한 구조도 그러하거니와 두터운 유약 및 발색이 무척 아름답다. 밍크 컬러 그리고 새크라멘토 그린 유약이 도자기에서 그처럼 아름다운 발색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이들 작품은 현대 도조에 쓰이는 유약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안정감이 느껴지는 견고한 구조물에 깃들인 투각 이미지는 매우 세련된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그런가 하면 평면 구조에 직접 투각과 채색을 곁들임으로써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작품도 있다. 유채색으로 표현한 꽃이나 기하학적인 이미지 그리고 투각 이미지를 보태 짐짓 화려한 장식성이 강조된다.

호랑이나 말 등 일련의 동물 형상을 표현하는 작업은 세부를 생략한 간결한 형태이다. 실재하는 동물의 재해석이지만 상상의 동물 형상도 있다. 이들 작업은 유아적이거나 동화 또는 우화적인 요소를 덧붙임으로써 스토리를 내재한다.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하고 정겨운 형태미를 가지고 있어 재미를 유발하는 것도 볼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도조 작업에 색깔을 도입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컬러 티브이가 선도하게 된 현대인의 색채감각은 도예나 도조뿐만 아니라 회화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을 정도이다. 밝고 발랄한 시각적인 인상을 주는 화사한 원색적인 색채이미지는 우리 생활공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그는 이와 같은 색채에 관한 현대인의 감정반응을 작업에 반영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빛의 공간_35x16x37cm_조합토, 1245도소성

 

 

이와 함께 장식적인 그림이나 부분적으로 투각기법을 도입한 인물상은 눈코입이나 손가락과 같은 부분에 관한 묘사를 지양하여, 지극히 간결한 구조이다. 머리를 살짝 굽혀 인사하는 듯한 모양이라든가, 손발을 몸에 일체화시키는 형태가 있다. 몸통에 투각을 넣고 나뭇잎 문양으로 장식하기도 하며, 검정 단색만으로 표면 처리한 작품도 있다. 또한 한복을 입은 여인의 모습이나 아이를 품에 안은 여인상도 보인다. 부분적으로 투각이 들어가 있는데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들 인물상은 마치 나무처럼 곧게 선 형상으로 단정하고 단아할뿐더러 힘이 느껴진다. 이 모두 흙으로 빚어졌다는 점에서 손끝의 감각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나무나 돌을 이용한 조각상과는 다른 온기가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조는 도예와 마찬가지 작업 과정을 거친다. 흙을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약과 같은 재료로 표면을 처리하고, 고온에서 구워내는 방식은 예나 다름없다. 다만 형태적인 면이라든가 실용성에서 도예와는 또 다른 길이 있다. 어쩌면 순수 조형이라는 점에서는 조각에 근사하다고 할 수 있고, 예술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지 않다. 재료와 고온에서 굽는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고온 소성은 사금파리와 같은 견고한 물질로 바꾸어내는, 일종의 연금술과 같은 과학적인 기술의 총합이라는 점에서 도조는 독자적인 표현 영역이다.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도자기와 소조 작업을 절충하고 통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러기에 도자기와 조각이 결합한 형태의 자연적인 순수한 맛과 멋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다 실용성을 가미함으로써 현대인의 생활공간에 적합한 조형미를 실현하고 있다.   

 

신항섭(미술평론가)

 

 

해랑 달_28x28x36cm_조합토, 1245도소성

 

 

도자기와 소조 작업 (점성이 있는 재료를 안에서 밖으로 붙여 형상을 만듬)을 통합하는 도예작가 배상숙 선생님은 감각적이고 견고한 도조 작품을 통해 행복하고 따듯한 기억을 전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행복을 준다. 도자기와 조각의 결합으로 전통적이고 자연적인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니는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실용성을 가미함으로써 현대인의 생활공간에 적합한 조형미를 자아낸다. 안정감이 느껴지는 기하학적이고 견고한 구조물은 세련된 아름다움을 갖춘다. 형식보다는 자유로운 작업을 하는 배상숙 선생님은 경험과 꿈 등의 초현실적인 형상을 입체적으로 빚어내는데 특히 현대적이고 강렬한 색채와 유려한 곡선이 몽환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배상숙 선생님의 도예 작업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작품을 온전히 투각 기법만으로 작업하는 방식이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원형의 형태이며 이중 또는 삼중으로 중첩되어 있어 형태가 자아내는 입체감이 뛰어나 기술적 완성도가 높고, 전통적인 투각 기법의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는 기하학적인 구조의 형태에 부분적으로 투각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고 셋째는 호랑이, 말, 강아지와 같은 동물의 형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때 세부를 생략한 간결한 형태로 재해석하거나 상상의 동물 형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우화적인 요소로 스토리를 내제하며 재미를 유발하고 마지막으로는 장식적인 그림이나 투각을 가미한 인물상이 있다. 또 투각 기법을 이용한 실내등 작품 등은 조형물로서의 가치와 실용성을 모두 추구하기도 한다.

 

희망찬 새해가 밝은 2025년 1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시기에 배상숙 선생님의 따듯한 기억을 담은 도조 작품들을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배상숙 선생님은 군산대학교 세라믹 디자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장은선 갤러리를 포함하여 다수의 개인전과 단원미술대전 초대작가전, 한국 현대조각 초대전 등 많은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한국미술협회, IAA 국제조형 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전북 건축물 미술작품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추억_19x12x44cm_조합토, 1245도소성

 

 

 

 

 
 

배상숙 | Bae sang suk

 

군산대학교 세라믹 디자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 4회(서울, 양평)

 

단원미술대전 초대작가전(단원 전시관) | DAEGU ART FAIR (EXCO) | SEOUR OPEN ART FAIR (COXE) | 한국 현대조각 초대전 (춘천 MBC) | 감성의 흔적 사계 초대전(정읍 시립 미술관) | 전국체전 초대전 (양평 군립 미술관) | 무등 미술대전 초대작가전(광주 비엔날레전시실) | IAA국제조형 협회전(한국공예문화진흥원)

 

현재 |  한국 미술 협회, IAA 국제조형 협회, 단원미술대전 추천작가, 무등 미술대전 추천작가, 전북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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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108-배상숙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