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손 展
Drift Bottle
KT&G 상상마당 홍대갤러리
2024. 6. 14(금) ▶ 2024. 7. 28(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어울마당로 65 | T.02-330-6229
언덕, 2021_Digital pigment print_140x157cm | 눈 내린 언덕, 2022_Digital pigment print_60x75cm
작가노트 중 일부 발췌
나는 어떤 현수막을 자주 마주쳤다. 실종된 딸을 찾는 현수막이었다. 그 현수막은 도시 이곳저곳에 있어 하루에도 그걸 몇 번씩 보곤 했다. 처음 그 현수막을 보았을 무렵, 나는 가족을 떠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집을 떠나, 전화번호를 바꾸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그들은 알 수 없고. 그들이 어디에 있을지, 무엇을 할지. 나는 가끔 예상하는. 그런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삶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작업을 시작했다. 계속해서 마주하는. 딸을 찾아달라는 현수막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태어날 무렵 실종된 사람이었다.내가 살아온 시간만큼 그의 가족은 그를 찾아왔다. 현수막에는 그의 사진이 두 장 붙어있다. 항상 같은 사진이다.이 현수막을 만들기 위해, 그의 가족은 이 사진들을 찾았을 것이다. 그것들을 따라다니며 촬영했다. 처음에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린 풍경들을 촬영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이 현수막이 걸려있는 주변 장소들을 촬영했다. 가능한 사람이 없는 시간에. 이 현수막들을 붙이러 지나갔을 거리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촬영했다. 그러다 어느 주소에 이르렀다. 현수막에 적혀있는 주소.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버스, 그 버스가 지나는 마을에 이르렀다. 그 마을은 황무지가 되어있었다. 나무는 잘려나가고, 땅은 사막 같았다. 그 풍경을 보며, 이 마을을 매달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찾아오겠다.이 현수막에 대한 반응을 이곳에서 마무리하겠다 생각했다. 계절이 바뀌며 새로 풀이 자라나기도 하고 새로운 언덕이 생겼다 사라지기도 하는 그 마을에서.
비행장, 2023_Digital pigment print_80x100cm
영원히 죽을까봐, 2023_Digital pigment print_150x120cm | 출입구, 2023_Digital pigment print_100x80c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