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석 초대展

 

흔적과 아름다움의 순환

 

흔적 - 옛 것을 찾아_167x132cm

 

 

 

2024. 3. 13(수) ▶ 2024. 3. 29(금)

서울특별시 종로구 운니동19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흔적 - 옛 것을 찾아_132x163m

 

 

서형석의 흔적 - 옛것을 찾아

 

먼데서 메구(농악놀이) 소리가 들려온다. 발을 재촉한다. 오늘도 큰아버님의 상모돌리기와 꽹과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면서 내 달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큰아버님은 남도의 유명한 상쇠여서 때가 되면 이곳저곳으로 불려 다니셨다. 정작 우리 마을에서 메구 치는 것을 쉽게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농악에서의 상쇠는 절대적이다. 상쇠에 따라 제대로 된 굿이 되느냐 아니면 도깨비 굿이 되는냐가 달려 있다. 경지를 넘어선 꽹과리 명인 소리는 들어보면 단박에 안다. 쇠를 다루는 소리가 타악기의 맛을 넘어 현의 울림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상쇠의 옷차림과 상모는 확 눈에 들어온다. 특히 상모는 탑의 상륜부처럼 긴 구슬 위에 부드러운 학의 깃털과 속 털로 엮어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상쇠는 꽹과리를 치면서, 몸과 목, 머리의 움직임으로 상모를 돌리고 세운다. 마법사의 마술처럼 머리 위에서 흰 학 한 마리가 춤추듯 섰다가 흔들리고 돌아가는 모습은 기예에 가깝다.

 

 

흔적 - 옛 것을 찾아_163x132cm

 

 

서형석의 ‘흔적-옛것을 찾아서’ 라는 작품은 우리의 전통적인 놀이 문화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에는 동굴 벽화에서 형상과 의미를 찾았다면 요즘은 농악놀이의 울림과 모습에서 상징과 그 뜻을 찾고 있다. 마을 공동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농악은 무속적인 토템 사상과 연결된다. 당산, 샘, 길, 부엌, 문, 마당굿 등 한 집안과 마을 공동체 액운을 쫓아내고 평안을 기원하는 농악 중에 당산 굿은 그 중 가장 엄하고 격식있는 굿이다. 당제를 지내는 사람은 마을에서 가장 손이 없는 분을 골라 아침, 저녁 마음과 몸을 정결히 하고 제를 지내게 한다. 잘못 지내면 그해는 마을 젊은이들의 변고가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으로 오랫동안 전해 내려 왔던 전통 놀이 문화는 산업사회의 발달과 함께 도시 집중적인 삶의 변화로 거의 사라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서형석의 ‘흔적 옛것을 찾아서’ 의 작품의 매우 귀하고 의미있는 것이다. 특히 천연 염색을 통해 직접 색감을 낸 한지와 포인트로 붙인 볏짚의 꼴라주, 그리고 다양한 형을 만들고 그 위에 한지를 붙여 떠낸는 부조형의 화면은 전통의 멋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맛을 느끼게 한다.

 

서형석은 한국의 오방색을 한지로 직접 구현하여 농악놀이의 몸짓과 리듬에 우리의 감성과 시간의 의미를 새김질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유한적 존재로 언제가는 대지화 한다는 진리를 화폭에 담고 있으며, 화면에 하나씩 들어나는 형에서 생물과 무생물 그리고 공동체에서 이어서 오는 옛것에 대한 상징과 의미 체계를 하나로 묶는데 정진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반복과 카오스적이 측면이 엿보이나 이는 서형석의 핵심적인 메시지 즉 시간의 문제로 되돌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서로 자리매김하리라 여겨진다. 농악에서 타악의 두드림이 현의 울림처럼 들려오는 화폭으로 변화되길 희망 한다.

 

2024.2 글 강화산

 

 

흔적 - 옛 것을 찾아_91x75cm

 

 

서형석 ‘흔적-옛 것을 찾아’

 

자연은 인간의 대상물이 아니라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우주적 질서이며, 모든 생성의 모태이자 사멸의 회귀점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연에서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며, 인간의 미의식과 예술 활동 또한 자연에서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확실히 우리에게 있어서 자연과의 조화라는 테마는 모든 철학과 예술의 기본 정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본인의 작품은 옛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만나는 우리들의 일상, 즉 삶의 흔적들을 주제로 하였다. 인간의 삶 속에는 무수한 많은 일들이 있다. 이러한 일들이 지속되는 동안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끊임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질곡 있는 삶과 그 삶을 이겨내는 역경들이 겹겹이 계단을 이루어 하나의 깊이감과 공간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흔적 - 옛 것을 찾아_116x90cm

 

 

본인이 현대에 옛 흔적이라는 작품 내용으로 인해 표현재료로 한지를 택한 것이 다소 보수적이라 생각할수도 있으나, 본인이 작품에 담고 싶은 내용이 자연적 정서가 담긴 이미지와 흘러간 세월속에 남아 있는 기억들, 그리고 회상들을 이미지화하여 표현하고자 함에 있어서, 전통 재료인 한지의 강인함과 소박한 특성이 본인의 작업 성향에 효과적인 조형적 표현이 가능하기에 택하게 되었다.

 

본인은 이 작업을 통해 한국인의 정신문화 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 풍습 구석구석 함께 숨 쉬어 온 한지만의 독특한 느낌을 가지고 자연 염료의 자연스러운 색감과 조화를 이루어 우리의 정서적 느낌을 본인의 삶을 통해 보여지는 현실과 더불어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러한 한지와의 만남을 통해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경험들을 구체화 하고 다양한 마티에르 등으로 삶의 궤적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더 나아가 자연과 합일되 인간의 순환성을 드러 내고자 한다.

 

서형석 작가노트

 

 

흔적 - 옛 것을 찾아_167x132cm

 

 

서형석선생은 홍익대학교 동 대학원 출신으로, 독특하게 한지에 비구상작업을 한다.

작품에 고요하면서도 깊이 있는 철학을 담아내는데 옛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놀이 문화인 농악을 통해 과거의 흔적과 현대의 소외된 가치에 주목하며, 우리들의 일상, 자연과의 조화, 삶의 흔적,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경험을 추상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 안에서 보여지는 삶의 여정 속 질곡 있는 삶과 그 삶을 이겨내는 역경들이 겹겹이 쌓인 계단을 이루어 하나의 깊이감과 공간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서형석의 회화는 자연적 정서와 흘러간 세월, 회상을 한지의 강인함과 소박한 특성을 이용해 감성적으로 표현. 자연소재인 한지와 볏짚을 활용하며, 천연 염색을 통해 직접 색감을 낸 오방색의 한지와 포인트로 볏짚의 콜라주, 한지를 붙이는 등 다양한 마티에르로 구성된 부조형의 화면을 통해 작품 안에서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롭게 녹여낸다. 한지를 통해 내면에 잠재된 다양한 경험들을 구체화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인간의 순환성과 시간의 흐름을 투영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전통과 현대, 그리고 과거의 흔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고자 한다.

 

3월의 햇빛이 작품 속 춤추는 놀이를 다양한 색상으로 투영하는데. 봄의 시작과 함께 장은선 갤러리에서 작품 30 여점을 선보인다. 서형석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 대학원을 졸업. 포천 반월 아트센터 등 포천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많은 전시를 했으며, 서경갤러리, 가나아트센터, 예술의 전당, 코엑스 서울 아트쇼, 마루 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있다.

 

 

흔적 - 옛 것을 찾아_116x90cm

 

 

흔적 - 옛 것을 찾아_55x39cm

 

 

 

 

 
 

서형석 | Seo Hyeong-seok

 

홍익대학교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24 10회 장은선 갤러리 초대전 | 2023 9회 갤러리 뮤(포천) | 2022 8회 마루 아트센터(서울) | 2019 7회 갤러리 미예뜰(포천) | 2016 6회 포천 반월 아트센터 | 2012 5회 물꼬방 미술관(포천) | 2007 석사학위 논문 청구전(홍익대 현대미술관) | 2005 4회 모로 갤러리(서울) | 2003 3회 예술의 전당(의정부) | 2001 2회 가나 아트센터(서울) | 1999 1회 서경 갤러리 (서울)

 

단체전 | 2024 움찬 나래 하이 파이브 부스전(마루 아트센터) | 2023 서울 아트쇼(코엑스) | 2023 움찬나래 100호전 | 2022 포천 어울림전 외 다수

 

현재 | 움찬 나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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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313-서형석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