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익 展

 

활(活)-어둔 세상 건너기

 

活-禪歌潭月_123x107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인사아트센터 3층)

 

2023. 10. 11(수) ▶ 2023. 10. 16(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41-1, 3층 | T.02-737-0040

 

 

 

活-별꽃놀이_123x107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김상철(미술비평 : 동덕여대 교수)

 

작가 조광익의 작업은 수묵으로부터 비롯되고 또 귀결된다. 이는 전통 산수를 통한 입문 과정에서 익힌 수묵을 의미하는 동시에 그의 작업 전반을 관류하는 정신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작업은 적잖은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통적인 관념산수에서 실경을 통한 새로운 모색,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이상 공간을 구축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부수고 다시 쌓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자 하는 치열한 것이었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치열하게 새로운 시대정신을 표출하고자 한 작가정신의 발로라 할 것이다. (중략)

최근의 작업들은 또 다른 파격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한지를 무수히 잘라서 덧붙이는 작업은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작게 절단된 한지의 조각들은 무수한 변화의 단서들을 작가의 조형 의지와 재료의 무작위적인 성질이 중첩되고 교차하면서 아련한 형상을 드러낸다. 두터운 깊이로 켜켜이 쌓인 시간과 수공의 흔적들은 단순히 재료의 물성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그간의 성취와 결과물을 온전히 신작들에 투영하여 구축된 완고한 그만의 작품세계이다.

그는 늘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수묵은 이러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최소한의 방편 같은 것이었다. 비록 재료와 형식이 바뀌고 수묵이 다른 재료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그는 늘 수묵의 언저리에서 열심히, 또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담보로 한 진솔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표현하였다.

 

김상철 평문 중

 

 

活-별꽃놀이_123x98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작가노트

 

활(活)-어둔(語遁)에 서서

 

맑음이란 무엇이고 그 마음은 또 어디에 있는가!

 

‘한지 조각’ 작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맑음 찾기다. 마치 달을 그리기 위해 구름을 그리듯 수묵의 바깥세상을 서성인다. ‘바람 품 안기’로부터 찾고자 했던 어둔한 이 작업은, 한지 양면에 수묵 담채 드리워 조각낸 무수한 티끌들을 쌓아 올린 것이다.

 

안거에 든 지 어언 40여 그 걸음, 우공(愚公)의 붓자루 짚고 산을 오른다. 숲에 이르러, 물은 졸졸 숨 다독이며 낮음으로 향하고 나뭇잎은 팔랑인다. 나뭇잎 팔랑거림과 허파를 드나드는 실체는 같다. 나와 숲을 이어주는 한 호흡 바람이다. 만물을 숨 쉬게 하는 바람은 그런 애교스러운 간지럼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활(活)의 확인이다. 내가 미쳐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자 더욱 거세게 나무를 흔들어대며 운다. 나는 그 울음소리에 긴장 어린 시선으로 돌아본다. 휘파람 같기도 한 그 소리는 신비로운 주술 같기도 하고 어쩌면,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알몸 우주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소리에 반응하며 마침내 그를 알아보자 바람은 신이 난 듯 춤을 춘다. 나도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함께 춤을 춘다. 바람은 숲을 휘돌아 구름 이미 유유하다. 어느덧 신명 난 주술에 어둠이 묻어나고 정신이 혼미해진 나뭇잎 사이로 별들을 불러낸다. 어둠은 깊어져 별빛 더욱 빛났다. 비단을 풀어놓은 듯한 밤하늘에 풀벌레들 소리 별빛 묻어 낭랑하다. 이내 그 소리 익어, 소리가 너무 작아 듣지 못하는 고요의 품속으로 잦아든다. 어느샌가 별빛 묻은 고요가 허파를 적시고 나는 별이 깃든 샘물 속에 혼돈(混沌) 담아 마신다.

 

그렇게 별이 내렸다. 문명의 가식도 허세도 없는 별이 나에게로 와서 별빛 무구(無垢)에 물들게 했다. 나는 별빛 바람을 호흡하며 별이 담긴 물을 마신다. 소리에서 고요(禪)를, 별에서 맑음(淸淨心)을, 별이 담긴 물에서 선(善)을 깨운다. 별 하나가 붓끝에 잠든 『별꽃 놀이』다.

 

2023, 山童 조광익

 

 

活-별님 가족_65x65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活-별꽃 산음山音_73x73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活-별꽃놀이_53x53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活-별꽃놀이_53x53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活-별꽃놀이_65x65cm_면 천 패널에 수묵담채 한지 조각_2023

 

 

 

 

 
 

조광익 | Jo Gwang Ik

 

雅山 趙邦元선생 사사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한성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 17회 | 서울, 광주, 순천, 제주, 미국M·D

 

기획/초대 단체전 | 400여 회 | 종로-세상을 깨우다(2023, 동덕교육문화원) | 한국수묵-고요한 아침(2022,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 | 전남 국제 수묵비엔날레(2018, 목포문화예술회관) |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초대전(2018, 광주시립미술관) | “삼라만상”-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2016,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멈추고 보다’(2015,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향수" 한-우즈베키스탄 문화교류전(2014, 우즈베키스탄 예술아카데미관) |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초대전(2012, 북경 금일미술관) | 묵노회전(1985, 남도예술회관) 등

 

공모전 | 한국화 공모전 우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입·특선 6회

 

심사 |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라남도미술대전, 공무원미술대전, 순천미술대전 등

 

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시립미술관 | 광주시립미술관 | 전남도립미술관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 해양수산부 | 한국전력공사|서울동부지방검찰청 등

 

TV출연 | KBS-TV "그곳에가고싶다" 출연-그림이 있는 서해바다(1997년) | WBS “초대석” 출연-미국 워싱톤DC 워싱톤TV방송(2005년) | 여수MBS-TV 문화카페 초대석 출연(2021년)

 

현재 |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 전남도전 초대작가 | 한국미술협회 이사역임 | cbs 문화센터 강사역임 | 부산교육대학교 강사역임

 

E-mail | jokiar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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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1011-조광익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