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된 세 장면 展

 

권기수 · 권순영 · 유재연

 

권기수 作_My favorites- Layered Landscape-Yellow and Green, 2023_

Acrylic on Canvas on Board_130.3x162.1cm

 

 

미음 프로젝트 스페이스

 

2023. 9. 5(화) ▶ 2023. 10. 21(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20길 14 | T.02-3676-3333

 

www.miumprojectspace.com

 

 

권순영 作_먼 곳으로부터(From Far), 2023_Ink on Paper_24.3x33cm

 

 

그림은 시대의 거울이다. 오늘 회화는 우리네 삶을 어떻게 반사시켜내고 있는가.

2023 미술주간을 맞이하여 미음 프로젝트스페이스는 권기수, 권순영, 유재연 세 명 작가의 <반사된 세 장면 / Reflection of the Three> 기획전을 개최한다.

기호화된 인격체 ‘동구리’가 거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권기수 회화는 먹으로 그리는 대나무, 곧 전통 묵죽墨竹을 현재로 되비쳐내는 반사 Reflection다. 고래의 묵죽이라는 의복을 벗어버린 권기수의 대나무는 형형색색 작가가 직접 배합한 물감을 서슴없이 사용하되 전통의 구성과 사유를 모던하게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일찍이 없던 시도이자 성과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그의 신작은 대나무 작업을 잇는 파초 연작이다. 권기수 2차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파초가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잎이 새로 피어나는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터이다.

 

 

유재연 作_Ruby Letter, 2022_Oil on cut-out wood_70x75cm

 

 

권순영 회화는 한국 회화에 부재했던 익명의 슬픔과 고통을 ‘나의 황홀경’으로 표현해내는 내면의 반사다. 그는 자기 안에 오래도록 고여 있거나 꿈틀거리는 감정들을 드러내고자 바깥 사물들을 차용할 따름이다. 여느 회화와 달리 그에게 사물은 목적이 아니다. 응고할 수 없는 불안과 번민이 떠돌면서 형태를 만들어낸 뒤 곧 꺼져 내릴 것처럼 화폭에 자리하고 있다. 근대 이래 포착해온 개인의 감정 덩어리들이 그에게는 살아 있는 실체이자 사물들이다. 권순영의 회화에서 나를 발견해내는 일은 행복한 불행이거나 불행한 행운이다.

유재연의 피스 페인팅 Piece-painting은 물질 사회의 풍요 속 산책자Promenade를 우울한 블루를 통해 유쾌하게 반전시켜내는 반사다. ‘Piece-painting’이란 작가가 자기 작업 형식에 붙인 이름이다. 그의 작업들은 필시 우울하지만 필연코 유쾌하다. 둘은 함께 어우러지기 어려운 모순 관계임에도 이 작가에게 와서 아무 탈 없이 섞여 들고 있다. 유재연은 모순 사이로 길항拮抗하면서 질주해가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이는 작가의 삶 뿐 아니라 오늘날 물질 사회가 품고 있는 풍요와 그늘, 상처와 무심함이 함께 일상에서 작용하고 있기에 비로소 가능한 작업이다.

<반사된 세 장면 Reflection of the Three>은 전통과 내면과 현재를 투사하고 있는 거울이다. <반사된 세 장면 Reflection of the Three>은 질문하고 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어떤 거울인가. 또 ‘나’는 어떤 거울을 보고 있는가.

전시는 9월 5일(화)부터 10월 21일(토)까지 평창동 미음 프로젝트스페이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권순영 作_The Giant Moon 4_2023

 

 

권기수 作_Still Life-pink_2023

 

 

유재연 作_Monsoon is on the way_2021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30905-반사된 세 장면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