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희 展

Yoonhee Ryoony Suh

 

MEMORY GAP_SIMIRU

 

Memory Gap_SIMIRU_Single Channel Video_2023

 

 

카그갤러리

 

2023. 8. 31(목) ▶ 2023. 10. 1(일)

Opening 2023. 9. 4(월) 3PM

Docent 매주 수요일 2PM | 주말 예약제, 공휴일 휴무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16. B2F 더트리니티플레이스 | T.02-6949-4884

 

https://caaggallery.com

 

 

Memory Gap_endless flow I_164x143cm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22

 

 

초월의 시간과 기억의 간격: 서윤희 작가의 예술세계

 

서윤희(徐侖熙, 1968-) 작가의 회화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열린 비밀(the open secret)'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혹은 ‘열린 비의(open mystery)'라고 부를 수도 있다. 이 말은 원래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가 사용했던 말이다(offenes Geheimnis). 괴테는 “우리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기뻐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별빛을 욕망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서윤희 작가는 밤하늘의 별로 상징되는 총체적 자연의 모든 시간을 화폭에 담는다. 자연 속에 인간의 욕망이 투여될 수 없다. 투여되어서는 안 된다. 자연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과 다를 뿐만 아니라 존재의 목적도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낳고 낳을 뿐이다. 이를 “천지생물지심(天地生物之心)”이라 한다. 서윤희 작가는 자연의 위대한 마음을 화폭에 담는다. 그리고 이 마음으로부터 유리되어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시간을 대비시킨다.

 

서윤희 작가가 해안을 돌며 바다와 이야기하고(면천을 바다에 적시고), 식물과 대화하며 식물의 존재의미를 생각하며(염료를 일정만큼 채취하고), 대지의 여신을 불러 이야기하여(흙을 얻어) 햇빛과 공기와 불과 물의 꿈을 화폭에 드러낸다. 완성한 한지나 면천의 표면에는 자연의 영원한 목적과 웅대한 의미가 녹아있다. 무려 천 년을 간다는 한지에 억겁의 시간이 녹아있다. 억겁의 시간뿐만 아니다. 우리의 인지능력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수한 인연의 생멸과정이 함축되어 있다. 더욱이 지난하고 절실한 과정을 통해 얻은 위대한 자연의 이미지에 미약한 인간의 삶이 대비되어 묘사된다. 서윤희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다. 대지의 여신의 얼굴을 그린 아주 정밀한 초상화인 동시에 억겁의 시간과 인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위대한 추상회화이기도 하다.

 

 

Memory Gap_magic pipe_250x119cm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21

 

 

인간은 자의식(self-consciousness)으로 세계와 자기를 본다. 자의식은 타인과 자기를 비교하는 의식이다. 사물의 가치와 쓰임새를 재는 의식이다. 외부를 바라보는 의식이다. 따라서 진정한 자아를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세계를 있는 그대로(as-it-is) 보지 못한다. 내가 진정으로 나를 볼 수 있으려면 자의식이 사라져야 한다. 자의식은 여러 경로나 사건의 계기로 작아지거나 달래지거나 사라질 수 있다. 이를 선사(禪師)들은 무아(無我)라고 부르고 장자(莊子)는 “오상아(吾喪我).”라고 불렀다. 무아를 서구신학으로 번역하면 엑스타시(ecstasy)가 된다. 엑스터시와 같은 말인 법열(法悅)의 시간은 나의 안목이 나의 내부로 향하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어 세상과 하나가 되는 통합(union) 속에서 솟아나게 된다. 이 특별한 시간 속에서 나의 눈은 도치된다. 이를 도치된 눈(reversed eyes)이라 부른다. 도치된 눈은 신의 눈과도 같다.

 

서윤희는 자연의 모든 요소, 대지와 물과 바람과 햇빛을 하나의 화면에 응축하여 신이 바라보는 세계를 상징한다. 신(God)과 세계(world), 초월(transcendence)과 내재(immanence)의 상호연관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인간의 시간과 사건을 대조적으로 묘사한다. 아주 작게 묘사된 인간의 아주 작은 시간과 사건은 전체 화면과 극적으로 대비된다. 이 대비 속에서 우리는 왜소하며 미미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즉, 우리는 여기서 절대적 부정(absolute negation)이 의미하는 바를 시적으로(poetically) 알게 된다. 서윤희 작가는 이렇듯 절실하고 돈독한 작업 「기억의간격」을 2006년부터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 현재 우리를 놀랍게 해줄 새로운 프로젝트를 향해 웅대한 발걸음의 여정을 내딛고 있다. 이번 전시 MEMORY GAP_SIMIRU는 카그갤러리에서 기획되었다.

 

이진명, 미술비평‧미학‧동양학

 

 

Memory Gap_SIMIRU_Single Channel Video_2023

 

 

Memory Gap_Take time off and relax VIII_80x73cm_Mixed media on paper_2023

 

 

 

 
 

서윤희 | Yoonhee Ryoony Suh

 

1990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 1993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 2013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한국화과 박사학위수여  | 2013-2016 이화여자대학교 초빙교수

 

개인전 | 2022 《기억의 간격-달과 달빛과 물에비친 달빛처럼》, 올미아트스페이스, 서울 | 2019 《Memory Gap》, 힐리언스 선마을 효천갤러리, 홍천 | 2018 《Memory Gap #F》,서윤희오픈스튜디오, 서울 | 2017 《기억의 간격: 畵苑》, OCI미술관, 서울 | 2016 《기억의 간격》, 가비갤러리, 서울 | 2015 《기억의 간격-벌랏마을》, 쉐마미술관, 청주 | 《기억의 간격》, 모즈갤러리, 서울 | 2014 《Memory Gap-11,051km》, 스페이스776, 뉴욕, 미국 | 《Memory Gap》, BCS갤러리, 뉴욕, 미국 | 《기억의 간격》, CASO, 오사카, 일본 | 2012 《기억의 간격》, 크라운제과본사사옥갤러리 갤러리쿠오리아, 서울 | 《기억의 간격》, 유중아트센터, 서울 | 2009 《기억의 간격》, 갤러리현대, 서울 | 2008 《SUH YOON HEE》, 갤러리아미 & 카나코, 오사카, 일본 | 《A Journey to Remember》, 표갤러리, 서울 | 《상생》, 신한아트앤컴퍼니, 서울 | 2007 브레인팩토리, 서울 | 《MANIF13!07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2006 《기억의 간격》,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단체전 | 2022 《별 빛, 교차된 흔적들》, 의정부미술도서관, 의정부 | 《사유하는 빛》, 안상철미술관, 양주 | 《키아프》, 코엑스, 서울 | 2021 《예술시선 교류전, 한-서 교류전》, 주스페인한국문화원, 서울 | 《부산호텔아트페어》, 그랜드조선호텔, 부산 | 《키아프》, 코엑스, 서울 | 2020 《수묵시동: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2020 특별기획전》, 박석규미술관, 목포 | 2019 《A Midsummer Night's Dream》, 미즈마 & 킵스, 뉴욕, 미국 | 《Asia Hotel Art Fair Seoul》,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 《키아프》, 코엑스, 서울 | 2018 《SARAJEVO Winter Festival》, 사라예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 《키아프》, 코엑스, 서울 | 《자비 그리고 평화: 2018 대한민국 불교미술 대전 기획전》, 아라아트센터, 서울 | 2017 《15th 이스탄불 비엔날레 특별전: Taste of Tea: Nine Dragon Heads》, 하이다르파샤역, 이스탄불, 터키 | 《#ARTISTERIUM 10》, 트빌리시 미술관, 트빌리시, 조르지아 | 2016 《황창배 無法의 法을 그리다》, 이화아트센터, 서울 | 《현초 이유태 선생 탄생100주년 기념전》, 이화아트센터, 서울 | 《송원삼원불사 특별초대전》, 송광사박물관, 순천 | 2015 《무우수 꽃향기, 제1회 무수 불교미술제》, 인사아트센터, 서울 |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Jump Into the Unknown》, 베니스, 이탈리아 | 《중한회화교류전》, 중국산동예술학원미술관, 지난, 중국 | 2014 《Pattern and pratice》, 헬로우뮤지움, 서울 | 《회화2000》,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 《4th Annual Houston Fine Art Fair》, NRG센터, 휴스턴, 미국 | 《ASIA HOTEL ART FAIR SEOUL 2014》, 롯데호텔, 서울 | 《잔상의 기억전》, 가일미술관, 가평 | 《7th Annual Art Hamptons》, 뉴욕, 미국 | 《Vague Image of the Past》, 에드나칼스텐갤러리, 위스콘신대학교, 미국 | 《인사》, 갤러리구, 서울 | 2013 《Echo 2013》, 아틀리에35, 화성 | 《단상》, LIG아트 스페이스, 서울 | 《회화 2000》, 그림손갤러리, 서울 | 2012 《Testing Testing 1.2.3: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 2011 《양평환경미술제: 인간, 환경 그리고 역사가 만나다》,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pp 프로젝트》, 국회의사당, 서울 | 2010 《Grand Weaver》, 가나아트부산, 부산 | 《Grand Weaver》, 가나아트갤러리, 서울 | 《논 플루스 울트라》,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 《Look & Pick》, 헬로우뮤지엄어린이미술관, 서울 | 2009 《버라이어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망막의 진실》, 인터알리아아트컴퍼니, 서울 | 《Artists of Song Eun-1: 송은유성연 10주기 추모전》, 송은갤러리, 서울 | 2008 《2008 이화의 젊은 작가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이화미술관, 서울 | 《제27회 채연전》, 이화아트센터, 서울 | 《심층에서 표면으로》, 박수근미술관, 양구 | 2007 《제7회 송은미술대상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 《Visual Sound》, 카이스갤러리, 서울 | 《제29회 중앙미술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제26회 채연전》, 갤러리라메르, 서울 | 《Another Home》, 카이스갤러리, 홍콩 | 《한국화 1953~2007》,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2006 《SIAC Art Fair》, 코엑스, 서울 | 《SeMA 2006》,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도큐먼트 창동, 2006창동4기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 창동미술스튜디오, 서울 | 《Funny Sculpture! Funny PaintingⅤ!》, 갤러리세줄, 서울 | 《Foresight》, 오페라갤러리, 서울 | 2005 《지성과 감성》,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 《한국 현대 미술 파리》, 갤러리에띠엔느드코쟌, 파리, 프랑스

 

수상 및 레지던시 | 2007 제 7회 송은미술대상전 우수상 | 제29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 2006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4기작가

 

작품소장 | 서울시립미술관 | 송은문화재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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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831-서윤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