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宣祐) 초대展

 

눈물겨운1_50F_캔버스에 아크릴

 

 

교토 왕예제 미술관

 

2023. 7. 1(토) ▶ 2023. 7. 14(금)

Opening 2023. 7. 2(일)  pm 3:00

"E KOMO MAI" Building101, Minami Kamiai-cho 32-1, Nishinokyo, Nakagyo-ku,

kyoto, JAPAN 604-8483 Kyoto wangyeje-Museum

주관 | 오사카 갤러리

 

 

눈물겨운 2_50F_캔버스에 아크릴

 

 

선우(宣祐)의 그림은 그녀의 눈빛을 닮았다

 

그녀의 눈에는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에 가까운 기운이 느껴질 만큼 깊고 커다란 눈동자가 정 가운데에 정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마주하는 대상을 정직하게 직선으로 응시한다. 마치 애초에 눈꺼풀이라는 것은 없었다는 듯 깜박이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사람의 눈에는 그 사람의 심장이 올라와 있다.” 박용하 시의 한 구절이다. 발군의 문장이다. 그런데 그녀의 눈에는 심장을 넘어,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한 세계가 떡 하니 들어있다. 그 눈길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고 있으면, 젊은 피가 붉게 펌프질하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져 보는 이의 가슴마저 뛰게 한다.

  

나는 헌신적인 사람이 좋다. 단 한 명의 애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느 한 세계를 대상으로 온전히 자신을 바치는 사람. 그리고 그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 그런 누군가의 헌신을 목격한다는 것은 내게도 커다란 행운이자 기쁨이다. 더구나 그들은 혼자 즐기고 누리는데 그치지 않고 진리에 가까운 그 세계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자신을 활짝 열어, 내어 주고 있으니 우리 같은 수혜자들로서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선뜻 다가오는 작품이라는 말은 아니다. 고운 색조와 형상에 익숙한 이들에게 선우의 그림은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을 느낄만한 외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의 기조를 조금 더 견뎌내고, 작품의 내적 격랑에 귀 기울이면, 보는 이에게로 '훅' 번져오는 어떤 느낌이 있다.

 

선우는 이 그림을 약관의 나이를 전후한 무렵, 한중일 국제학술대회 동양포럼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그리게 되었다.

 

 

늑대 - 아Q에게 보낸 루쉰의 경고_50F_캔버스에 아크릴

 

 

늑대 / 라크리모사

 

이 작품은 루쉰(魯迅)의 소설, 『아Q정전』에 근간을 두고 있다. 혁명당원을 자처했으나 도둑으로 몰려 총살된 아Q. 그리고 혁명 앞에서도 끄떡없는 지배력을 가지고 마을에 군림하는 지주(地主) ‘짜오 어른’을 대조해 그려냄으로써 신해혁명의 좌절을 나타낸 소설.

이 텍스트는 선우에게로 와서 절망하여 울고 있는 군중을 그린 다소 큰 작품과, 한 마리의 늑대를 그린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작품이 하나의 짝을 이루어 이미지화되었다. 작품의 크기와 상관없이 배경처럼 보이는 전자 앞에 후자가 전면으로 나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소설 속에서 아Q는 총살당하기 전, “사년 전에 산기슭에서 굶주린 늑대 한 마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고 회상한다. 루쉰의 묘사에 따르면 ‘흉악하면서도 겁을 내는’, ‘도깨비불처럼 빛나면서 멀리서부터 그의 살가죽을 꿰뚫는’, ‘둔하면서도 예리한 그 눈’은 하나로 합쳐지는 듯하다가 어느새 주인공 아Q의 영혼을 물어뜯는다. 이 늑대의 눈빛은 아Q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루쉰이 중국 민중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선우는 해석했다.

 

아Q의 비극에서 불러일으키는 짙은 연민과 갈등. 그에 대한 루쉰의 안타까운 심정을 그녀는, ‘눈물겨운’이라는 뜻의 라틴어 라크리모사(Lacrimosa)라는 제목을 달았다.

 

박선혜 (미술교육학 박사)

 

 

새벽_50F_캔버스에 아크릴

 

 

내민 손_60F_캔버스에 아크릴

 

 

황금빛 안녕_20Fx2ea_캔버스에 아크릴

 

 

 

 

 
 

선우(宣祐)

 

2017 | 금보성 아트센터 초대전 | 청주공예비엔날레 아트 페어 참가 | SNS 76 그룹전, 아리수 갤러리 | 명동 갤러리 그룹전 | 동양포럼 : 조명희, 나츠메 소세키, 루쉰 주제화 | 2018 | 금보성 아트센터 레지던시 | 제2회 마하마야 페스티벌 마하마야 그림 (성평등불교연대) | 2019 | International Young Artist Group, New York | 제3회 마하마야 페스티벌 마하마야 그림(성평등불교연대) | 2020 | Art Karlsuruhe, Germany | 금보성 아트센터 초대전 | 청주 예술의 전당, 노소동행 2인전(8월 예정) | 2021 | 코리아 아트 페어 | 2022 | 오사카 갤러리 국제미술축제 단체전 | 동경국제기프트 쇼 | 앙당팡당 코리아 | 앙당팡당 코리아 아트페어 | 무아프 아트페어(목우회)

 

Email | levinas95@hanmail.net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30701-선우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