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통 展

Penetrating

 

박현진 · 허현숙

 

 

 

스페이스 엄

 

2023. 6. 30(금) ▶ 2023. 7. 19(수)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309길 62 (방배동) | T.02-540-1212

 

www.spaceum.co.kr

 

 

박현진 허현숙 作_환영합니다 2, 공동작품_55x45x19cm_혼합재료_2023

 

 

관통 _ 그 다중적 의미를 말하다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박현진 허현숙 2인전 <관통>은 동양화와 입체조형의 두 장르가 만난 전시이다. 단순히 다른 장르의 작품들을 주제에 맞춰 나열한 옴니버스도 아니고, 크로스오버와 퓨전이 넘쳐나는 현시대에 ‘우리도 해볼까?’ 라며 별 의미없이 평면-입체의 믹스앤매치 mix & match 를 추가한 것도 아니다.

협업 작업에서 시각화 visualizing 적인 도전이 컸으나 두 사람은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함”에 초점을 맞췄다. 두 장르의 결합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 - 작가적, 미술학적 양쪽 측면에서 큰 시도이자 과제였다.

“둘이 꼴라보하면 재밌겠네. 동네 그림 앞에 양 서있고. ㅋㅋ”

시작은 농담에서 비롯했다. 웃자고 툭 던진 한마디를 진지하게 덤벼 2년을 기획하게 됐다. 협업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눌수록 생각해야 할 범위와 고민의 깊이가 만만하지 않았다. 스토리의 묘사와 재현 뿐만 아니라 조형의 완성도, 평면과 입체 간의 조화와 균형, 동양화와 입체조형을 결합해야 하는 당위성까지 분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유치한 시도로 전락하고 너무 파고들면 두 작가의 장점인 유머와 서정성을 잃을 수 있어 작가 간의 평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했다.

 

 

박현진 허현숙 作_환영합니다, 공동작품_28.5x70.5x9cm_혼합재료_2023 (부분사진)

 

 

명확히 다른 장르 - 그러나 두 작가를 엮어주는 두가지 공통점은 작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가 “선 line”이라는 것과 스토리면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과 추억을 소환한다는 것이다.

 

허현숙 작가는 장지에 흑연(연필)을 도구로, 도시재개발로 사라진 어려서 뛰어놀던 옛 동네와 사라질 예정인 건축물을 그려왔다. 선은 그려지는 대상, 엄밀히 말해 작가가 직접 보고 탐색한 모든 건물과 그 동네 일대를 묘사하는데 메인으로 활용되며, 흐려지거나 원근을 위해 임의로 없애는 것이 아닌 관찰한 그 모든 것을 묘사하는 데 더 치중하여 선을 사용한다. 도시의 빽빽하고 틈없이 들어찬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선으로 여백 없이 빼곡하게 형상화한다.

 

박현진 작가는 철판과 나무 같은 단단한 재료에 구멍을 뚫어 철사를 통과시키거나 네온관을 올려 조형을 완성한다. 철사, 노끈, 네온관까지 그의 작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선이었다. 특히 유리관을 통해 나온 다양한 형태의 네온 라인들은 어린 시절의 상상과 동화童話에 대한 기억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네온 특유의 유니크한 컬러는 시각적 언어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관찰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1차원적인 선이 2차원인 면을 관통하며 3차원인 공간, 입체가 만들어진다.

<관통>은 이번 협업에서 극명하게 다른 작업방법과 재료를 가진 두 장르가 하나의 작품으로 합칠 수 있게 된 공통분모인 동시,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해 조형적 언어의 설득력을 극대화시킨 주요 행위가 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두 작가가 이야기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들여 모두의 이야기로 발전시킨 동시, 미래의 관객들에게 과거인 현재를 보여줄 준비를 갖추게 됐다. 예상치 못하게 선으로 완성한 3차원인 공간에서 시간을 관통한 4차원을 이룬 셈이다.

 

 

박현진 作_타이밍(0403)_38x55x20cm_electric line, neon lamp, acrylic, canvas, acrylic paint, steel_2023

 

 

허현숙 作_만능동산(萬能東山)_100x180cm_장지에 흑연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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