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영 展

 

미완의 유토피아_빈티지 시크

 

 

 

갤러리 도스

 

2023. 6. 28(수) ▶ 2023. 7. 4(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 737-4678

 

https://gallerydos.com

 

 

Vintage Chic_C’s closetembroidery_satin stitch, denim, rayon thread,

cotton thread, wool thread, peal_72.7x60.6cm_2023

 

 

‘빈티지(vintage)’란 원래 ‘와인의 원료인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을 만든 해’를 의미하며, 이는 와인의 품질을 예측하고 마시기에 적절한 시기 등을 판단하는 데 참고가 된다. ‘빈티지’는 이제 그 뜻이 확장되어 현대인들이 기계화된 물질문명에서 벗어나 과거의 넉넉함을 그리워하는 향수를 내포하는 콘셉트가 되었다.

현대 문명의 물질적 풍요와는 대조적으로, 현대인은 허무함과 소외감에 시달리면서 오래된 듯한 형태와 색상을 선호하고 과시적인 빈곤과 이유를 찾는 태도 속에서 인간성을 지키는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한다. 빈티지는 시간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생활양식이자 표현양식이다.

패션은 빈티지 스타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의 옷에는 그 시대의 정치, 문화, 경제, 예술이 담겨 있고 사람들은 옷을 입으면서 시대정신을 공유한다. 동시에 인간은 사회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되고 싶다는 욕망도 옷을 통해 표현한다. 빈티지 패션은 틀에 박힌 옷이 아닌 낡은 털실로 짠 니트, 조각들을 이어 붙인 패치워크(patch work), 구제 청바지 등으로 표현된다.

 

 

Vintage Chic_Coming across embroidery_denim, rayon thread_2023

 

 

나는 매일 옷장을 열어 보고 입을 옷이 없다고 고민한다. 옷장 안에 켜켜이 쌓인 옷들은 내 욕망의 흔적이다. 옷장 안에는 청바지가 가장 많다. 아주 오래된 청바지부터 신상까지,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내셔널 브랜드, 홈쇼핑 브랜드, 심지어 박사과정 중에 만들어 입었던 청바지들도 있다. 그 중에는 유행이 지나서 한동안 못 입었는데 이제는 입어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옷장 속 내 욕망을 꺼내 놓으려 한다.

내 작품들의 한옥 이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응축된 경험들을 상징한다. 이 이미지들이 빛의 작용으로 반복해서 나타나고 중첩되면서 유사성과 차별성을 만들어 낸다. 이제 기억의 공간은 상상의 공간으로 확대된다.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내 유토피아는 영원히 미완의 상태로 남는다.

한옥 지붕 문양에 의해 상징되는 나의 ‘생각 조각’들을 전통자수와 기계자수로 제작하고, 패치워크 및 비딩 작업하였다. 투박하지만 손맛을 강조하고 희소성, 개성, 소박함 같은 가치를 부각시키는 아날로그적 표현으로 내 욕망의 빈티지를 드러냈다.

나의 빈티지 시크는 미적 범주의 차원에서 소외된 주변적인 것들 그리고 옛날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려는 시도이다. 기계적 일상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은 일탈을 꿈꾼다.

 

 

Vintage Chic_J’s closet embroidery_satin stitch, denim, rayon thread,

cotton thread, wool thread_72.7x60.6cm_2023

 

 

Vintage Chic_W’s closet embroidery_satin stitch, denim, rayon thread,

cotton thread, wool thread, metal thread_65x53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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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628-이상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