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야의 그림예배 展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The Birdcatchers_270x230cm_mixed media on canvas

 

 

 

관훈갤러리 별관

 

2023. 6. 14(수) ▶ 2023. 6. 19(월)

Opening 2023. 6. 15(목) pm 2

Open | am 10:30 - pm 6:30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1 | T.02-733-6469

 

www.instagram.com/kwanhoongallery

 

 

그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여기서부터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 잠언4:23

 

새잡이를 만나다.

 

사람들은 나를 ‘재를 뒤집어쓴 자’라 불렀다. 아무도 내게 가까이 오려 하지 않았기에 나는 바깥채 부엌에서 불을 지피는 일과 집안의 허드렛일을 도우며 살았다. 내가 왜 재를 뒤집어쓰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은 없었다. 설령 묻는다 해도 수십 년 동안 나를 괴롭혀 온 몹쓸 새의 존재와 그것을 잡으려다 이처럼 재투성이가 되었다는 나의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없었다. 어차피 그들에겐 그 존재가 보이지 않으니까.

 

내가 새잡이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어느 날 바람에 날아 들어온 전단지 덕이었다.

그들은 사람인지 새 인지 생김새도 우스꽝스러운 그 새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했다.

그 못된 존재로부터의 해방, 자유, 구원이라는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이 새잡이에 대해 궁금해졌다. 하지만 막상 새잡이를 부르기까지 나는 조금 더 절망해야만 했다.

다른 방법이 없음을 알고 나서야 나는 체념하듯 도움을 청했고 그들은 지체 없이 내게 왔다.

모습만으로는 그들이 새잡이라는 것을 알아챌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까짓 거 파리 잡는 일보다 쉽지’ 하는 표정으로 피식 웃더니,

반짝거리는 은피리를 불며 내가 알 지 못하는 신에게 찬양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넋을 잃고 서 있는 사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토록 오랜 시간 나를 괴롭히며 내게 두려움과 절망의 말을 속삭였던, 그래서 내 영혼을 거의 죽음으로 몰고 갔던 그놈의 못된 새가

새잡이의 찬양에 맞춰 춤을 추며 그것도 아주 순순히 그들의 덫으로 들어간 것이다. 모든 일이 끝났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날이 시작될 것 같은 믿을 수 없는 기쁨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들은 내 옷의 재를 탈탈 털어주며 조금 전 노래하며 엮어 만든 아름다운 화관을 내게 씌워 주었다.

 

‘더 이상 당신은 재를 뒤집어쓴 사람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어머니는 동네에 안 가본 집이 없을 정도로 활달한 성격의 아이였다고 한다.

그때를 회상하시던 어머니의 입가에는 늘 흐뭇한 미소가 피어오르곤 했다.

 

‘뜀박질을 잘했지. 뛰는 게 좋았어.’

 

그 동네에서 뜀박질을 좋아하는 조선의 아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새잡이가 다시 말했다.

 

‘당신의 새 이름은 하나님께 달려오는 자입니다. 그런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나에게 하나님이 누구신지, 내가 왜 이름을 잃게 되었고 나의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주고자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 내 마음이 속에서 뜨거워졌다.

 

 

예수, 나의 치유자_80x74cm_mixed media on canvas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사야 53:5

 

 

노년의 때 행복한 종말_113x275cm_mixed media on canvas

 

 

너희는 늙어가도 나는 한결같다.

너희가 비록 백발이 성성해도 나는 여전히 너희를 업고 다니리라.

너희를 업어 살려내리라. 이사야 46:4

 

 

너는 고양이로소이다, 나는 죄인이로소이다_120x100cm_mixed media on canvas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마태복음5:3

 

 

엄마 어디가_80x120cm_mixed media on canvas

 

 

네가 어디를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네 앞에서 멸하였은즉

세상에서 존귀한 자의 이름 같은 이름을 네게 만들어 주리라. 역대상 17:8

 

 

새 조련사_72x72cm_mixed media on canvas

 

 

입과 혀를 지키는 자는 그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하느니라. 잠언 21:23

 

 

One In Christ_120x90cm_mixed media on canvas

 

 

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요한복음 17:21

 

 

좋은 저녁_140x155cm_mixed media on canvas

 

 

전능한 나 여호와가 말한다.

그 날에는 너희가 모두 자기 이웃을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로 초대할 것이다. 스가랴 3:10

 

 

A time to Love_60x90cm_Lithography on woven fabric

 

 

하나님은 모든 것을 때를 따라 아름답게 만드시고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전도서 3:11

 

 

좌절된 꿈, 가려지지도 채워지지도 않는 수치를 업고

옛 자아의 고향, 이름 잃은 자들의 땅,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누군가 소리친다.

 

낯익은 음성이 낯설은 나의 이름을 부른다.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생명을 주는 자여! 너는 오히려 죽음에서 돌이키라!’

 

예수님, 나의 주님이셨다.

 

주님의 그 부르짖음에 내 눈과 귀가 열리고 잃어버린 나의 이름은 그렇게 다시, 나에게로 왔다.

 

죽음에서 돌이켜 생명의 땅으로, 새 이름, 새 소명, 새 땅 그분이 기다리시는 예루살렘!

그 소망의 항구로 향하는 우리는 지금, 행복하다.

기쁨과 환희로 가득한 구름을 벗 삼아 꿈꾸듯 걷는 우리의 노래를 자장가 삼아 등에 업은 우리 엄마 새근새근 잘도 잔다.

 

사랑과 용서, 치유가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 그림으로 드리는 예배의 자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프롤로그

나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예배이다. 나의 작업실은 작은 예배당. 그곳에서 다섯 마리 개와 고양이 꼬미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지난 십여 년 원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그리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오래 고뇌했다. 좌절의 끝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신령과 진정으로 붓을 들고 예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순종에 대한 상급처럼 어느 날 보니 ‘보기에 좋았더라’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사이 방주의 문이 열리고 이렇게 나는 뭍으로 나왔다. 그렇게 준비한 작품들이라 세월을 따라 그림이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을 전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따라, 불안과 두려움의 삶을 살아온 어머니의 얼굴이 젓 뗀 아이같이 편안해 보인다. 어머니의 남은 시간 ‘하나님께 달려오는 자’로 사시기를 기도드리며 이 전시를 가능하게 해 주신 사랑하는 하나님과 어머니께 감사를 올린다.

 

2023.5.5 프리야

 

 

 

 

 
 

프리야 이강

 

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 졸업

 

개인전 | 2015년 갤러리 서종 | 2009년 노원예술문화회관 초대전 | 2009년 갤러리 스페이스 선 초대전 | 2008년 갤러리 아트링크 초대전 | 2006년 갤러리 아트링크 초대전 | 2006년 인사 갤러리 | 2002년 갤러리 대안공간 풀 | 2001년 Great Neck Art Center 초대전,미국 | 2001년 Westside Heritage Museum, 미국 | 1997년 이십일세기 갤러리

 

출판 | 색깔 훔치는 마녀(비룡소) 외 다수

 

E-mail | kricat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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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614-프리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