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옥 초대展

 

Spacial Transition II

 

Spatial Transition2023-5_73x91cm_acrylic on canvas_2023

 

 

GALLERY J-ONE

 

2023. 6. 1(목) ▶ 2023. 6. 15(목)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60 | T.053-252-0614

 

www.galleryjone.com

 

 

Spatial Transition2023-3_91x116.8cm_acrylic on canvas_2023

 

 

기하학적 조형에서 환영과 유희

Illusion and Play in Geometric Shapes

나의 작업은 주인 없는 혹은 기존 미술사에 이미 존재해 왔던 기하학적 조형언어들이 다양하게 만나는 장소이다. 후기구조주의에서 구체화 된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의 개념을 빌어 말하자면, 내 작품은 기존에 존재해 왔던 조형의 텍스트들을 차용하여 다층적으로 재구조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모더니즘의 기하추상 형식이나 미니멀 아트의 반복성, 그리고 옵아트의 착시현상 등은 내 작업에 차용된 기존의 텍스트들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텍스트들은 나의 작품에서 얽히고, 침투하고, 짜깁기 되는 상호작용을 통해 그 의미형식이 재편성된다. 이것은 기하학적 조형의 본질적 속성인 딱딱함과 경직성이 파편화되어 버린 새로운 편집물이다. 줄무늬라는 텍스트가 미묘한 차이를 두고 다른 각도, 다른 색채, 다른 층위를 통해 반복되는 이 새로운 편집물이 산출하는 환영성은 나의 작업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다시 말해, 텍스트의 재배치를 통해 내가 의도한 것은 텍스트들이 기능하는 방식을 유희적 속성으로 재편성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딱딱하고 차가운 성질의 기하학적 조형언어를 통해 내가 드러내고자 한 것은 표면효과로서의 가상적 환영(illusion)과 감성코드로서의 유희(play)이다. 환영과 유희의 속성은 고체(solid)성으로 인지된 기하학적 조형과는 상반된 개념으로서, 이는 기하학적 조형이 변형과 전복을 통해 유동적 속성으로 재구조화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Spatial Transition2023-4_91x116.8cm_acrylic on canvas_2023

 

 

탈 모던의 해체론적 사유가 예술전반을 지배하는 동시대 미술에서도 기하학적 형태는 여전히 감성이 배제된 이성적 코드로 인지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기하학적 조형은 모든 인간과 문화의 공통된 형태지각에 바탕을 둔 보편적 시각언어일 뿐만 아니라 동시대 문화코드의 하나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기하학적 조형을 반 순수주의(anti-purism)의 속성을 내재한 의미형식으로 재구조화시키고자 했다. 이는 이성적 코드로 고착화된 기하학적 조형의 의미형식을 탈고착화 시킴으로서 “재미를 통해 의미를 공유”하는 새로운 감성 코드로 재맥락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하학적 조형의 의미형식을 새롭게 탐색하는 것이 내가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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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601-정미옥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