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 展

 

L'attente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인사아트센터 6층)

 

2023. 1. 25(수) ▶ 2023. 2. 6(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6층 | T.02-720-4354

 

www.jma.go.kr

 

 

 

 

전시 제목의 불어 단어 “L’attente”는 기다림, 기대감, 가능성의 의미를 포괄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관객에게 기대하는 감상을 잘 드러냅니다. 30년 이상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구축해온 손석 작가는 자신의 회화에 입체적 요소를 접목시켜 독특한 환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작가의 삶과 예술에 대한 정신적, 물리적 탐구는 상호보완의 관계에 놓이며. 이는 작품에서 그 만의 예술언어로 번안되어 시각과 촉각의 경계,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와해합니다. 우리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화면 위에 각기 다른 조형요소들은 동시에 서로를 간섭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그가 만든 화면은 일종의 벽과 같은 블록 형태의 요철들이 레이어를 이루는 형식으로, 각각의 채색된 레이어들은 회화 표면에 볼록하고 오목한 굴곡을 형성합니다. 이는 관객의 위치에 따라 회화 이미지의 입체적인 착시와 환영을 연출합니다.

우리는 그 착시 안에서 ‘말’뿐만 아니라 ‘코끼리’나 ‘얼굴’, ‘도자기’까지 그 구체적인 형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의 창작부터 완성 이후까지 일관적으로 화면 위에 드러나는 대상들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관객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즉, 손석은 그저 작품의 구체적인 대상들에게 우리의 감성과 사유를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현상학, 기호학과 같은 철학을 탐구해온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습관적으로 무의식 속으로 밀어넣은, 망각(L’Oubli)한 것들을 끄집어내려고 합니다. 우리는 작품을 중심으로 이동하며, 우리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의 이미지를 감상합니다. 이러한 미적체험의 과정에서 손석의 작품은 일종의 지표 혹은 지시체(Index)로써, 우리에게 일상생활에서 간과한 인식들을 재발견하도록 유도하며 새로운 지평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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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125-손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