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덕 초대展

 

만화경(Kaleidoscope)_130.3x162.0cm_oil on canvas_2021

 

 

M 갤러리

 

2022. 10. 18(화) ▶ 2022. 10. 31(월)

Opening 2022. 10. 18(화) pm 5

서울특별시 마포구 모래내로 7길 12 MEK빌딩 | T.070-7119-2503

 

www.instagram.com/m_gallerycafe

 

 

만화경(Kaleidoscope)_112.1x145.5cm_oil on canvas_2021

 

 

독자적 양식과 전형성(典型性)

 

미술가를 설명하는 말은 많이 있다. 그 가운데 신중덕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언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것’이다. 이는 감각기관의 물리적 작용 그리고 기술과 기법을 통한 시각화의 세계를 지칭한다. 이뿐만 아니라, 신중덕 작가는 우주와 차원, 존재와 현상 등 세계의 본질을 사유하는 동기와 배경으로서의 이미지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미술가는 신비와 종교, 문학과 철학, 과학과 기 등 제 영역과 관계하며 인식의 확장을 꾀하고 그 역사와 함께 거듭 이미지를 개발해왔다.

삼차원 존재인 인간이 두 발로 서서 문명을 이룩하는 길고 숭고한 역사의 장에서 가장 오랫동안 대면해온 것은 땅(현실의 상)이고 허공(초월의식)이다. 미술에 있어 평면-회화(繪畵)는 인간이 대면한 시공간의 축적된 이미지가 응축되어 발현하는 창조의 공간이다. 그러므로 회화는 삼차원의 인간-작가가 이차원의 평면 공간에 형상-이미지를 체현하는 오래된 욕망의 장이다. 수많은 양식과 학파들이 명멸하는 가운데서도 그림-그리기의 바탕인 평면 회화는 이렇듯 장구한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만화경(Kaleidoscope)_60.6x72.7cm_oil on canvas_2022

 

 

신중덕 작가는 바로 이러한 회화의 장구한 역사성과 형식을 긍정한다. 그래서 그는 평면의 회화라는 조건과 숙명을 단 한 번도 벗어나지 않고 30여 년을 회화-그림에 집중하고 있다. 마치, 삼차원의 인간 조건에서 보이지 않는 다차원의 세계를 볼 수 있게 하듯이, 그의 회화는 세계와 인간 삶의 구조를 파악하고 이해하며 그 초월의 차원과 구조를 표상하고자 한다. 작가는 세계의 본질 탐구라는 주제, 이를테면 제목에서 들어나는 ‘영광송, 생명률, 생명의 숨’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차원 평면인 회화라는 조건에서 이미지를 구조화하는 작업을 일관성 있게 천착하는 것이다. 이로써 본인의 미학과 조형을 완성코자 의식-공간을 이차원의 공간에 이미지로 현현(顯現)한다.

 

 

만화경(Kaleidoscope)_145.5x112.1cm_oil on canvas_2019

 

 

신중덕 작가가 본격적으로 자기 세계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후반부터이다. 국내 미술계 주류는 여전히 추상미술이 지배적이었고 그 또한 추상 양식에 기초하여 자신의 회화 언어를 완성해 간다. 80년대 말경의 작업이 물성과 회화의 자율조건을 탐구하는 미술의 형식 논리 차원이라면, 90년대는 회화의 물성 실험에 더하여 작가의 주제 의식이 명료해지는 시기로 보인다. 특히 91년 이후부터는 기하학적 화면분할 위에 세계-사물을 추상하여 구조화하는 연금술사적 태도로 작업을 이어간다. 2000년대까지 해마다 열정적으로 이어지는 개인 전시 발표작들은 인류가 우주를 대면해온 길고 긴 시공간을 한 작가가 대신하여 펼쳐 보이는 파노라마처럼, 영광송(doxology)으로 하나가 되고 이를 지속해서 전개한다. 그리고 2010년 전후부터 그의 작품세계는 다시 한 번 대폭발하여, 역설적으로 충만한 질서가 자리하며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사물-현실-삶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한순간도 실재화할 수 없는 시간성이라고 할 때, 이 시간은 동시에 공간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 공간의 작용이 시간과 사건을 다시 창조하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의 세계이고 진리의 세계이다. 작가는 이러한 절대성-보이지 않는 절대공간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거기에는 단일한 사물의 형태가 홀로 출현하는 형상과 회화형식의 중심이 사라지고 있다. 형상은 생각처럼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사라지듯이 대체적인 이미지들이 상징처럼 등장하고 다만, 회화라는 역사의 장에 시공간이 합쳐져 자유롭게 리듬을 타고 있다. 드디어 작가로서 창조와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미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한 위대한 작가의 세계가 종합적으로 완성되며 독자적 양식과 전형성(典型性)을 구축하고 있다. 위대한 회화작품이 품고 있는 전일성(全一性)을 목도하는 것은 숭고한 황홀함이다. 이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안목 있는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이다.

 

윤후영

 

 

만화경(Kaleidoscope)_162.0x260.6cm_oil on canvas_2022

 

 

만화경(Kaleidoscope)_60.6x72.7cm_oil on canvas_2021

 

 

만화경(Kaleidoscope)_72.7x60.6cm_oil on canvas_2021

 

 

만화경(Kaleidoscope)_72.7x60.6cm_oil on canvas_2021

 

 

 

 

 
 

신중덕 | 慎重悳 | SHIN, JUNG-DEOK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서양화 전공 | 미국 버몬트스튜디오 레지던시 (2000/2001 프리맨풀펠로우쉽)

 

개인전 | 국내외 36회

 

주요단체 · 기획전 | 2022 아트광주22 (김대중컨벤션센타, 광주) | 2021 Dijon ArtFair (디종, 프랑스) | Luxembroug ArtFair(룩셈부르크) | 2019 KIAF(코엑스, 서울) | 국내외 500여회

 

1990~2014 한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

 

현재 | 갤러리 PJ (메츠, 프랑스) 소속작가

 

Homepage | http://www.shinjd.org | https://blog.naver.com/shinjdorg

E-mail | j-d-shin@daum.net | shinjd@h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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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1018-신중덕 초대展